[단독] ‘월·금요일에만 수 백km 주행’…공무차량 운행일지, 왜 이래?

입력 2021.03.30 (19:18) 수정 2021.03.3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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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기업인 한국서부발전의 임원들이 공무 차량을 이용해 근무지역과 수 백㎞ 떨어진 자택에서 출퇴근한 기록과 증언이 나왔습니다.

또 임원들이 운전 담당 직원들에게 빨래를 맡기거나 관사 청소를 시키는 등 업무와 상관 없는 잔 심부름을 시켰다고 직원들이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박연선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국서부발전의 한 임원이 타는 공무차량 운행일지입니다.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44일간의 운행기록를 살펴보면 충남 태안의 본사에서 왕복 500㎞가 넘는 광주광역시와 인근 지역으로 다녀온 날이 11일이나 됩니다.

대부분 주말을 낀 월요일과 금요일입니다.

평일에도 그런 운행기록이 한 차례씩 있지만, 날짜를 보면 설 연휴 앞 뒷날입니다.

임원은 광주광역시에 집이 있습니다.

[A 씨/운전 담당 직원/음성변조 : "○○님을 모셔드린 거죠. 광주 댁까지. 보통은 금요일에 모셔드리고 월요일에 또 모시러 가거든요."]

수도권에 사는 다른 임원들 공무차 3대 역시, 월요일과 금요일에만 주행거리가 250km 넘는 기록이 20여 차례 있습니다.

어디를 왜 다녀왔는지 운행 목적은 제대로 쓰지 않았습니다.

공무차는 업무수행 목적 외에 쓰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관할 지역 바깥에서 출퇴근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B 씨/운전 담당 직원/음성변조 : "원칙상 규정상은 항상 수행이 끝나면 회사에 있는 거죠. 주말에 (서울로) 올라오셨는데 일요일에 월요일 업무 때문에 (태안으로) 내려가시긴 해야되고..."]

임원들에게 갑질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운전 담당 직원들은 임원들이 수시로 빨래를 맡기거나, 관사 청소를 시키기도 했다고 말합니다.

[A 씨/운전 담당 직원/음성변조 : "세탁소에서 옷 찾아와라, 옷 맡겨놔라…. 아파트 관사, 사택 청소를 해라 그런 것도 있고요…."]

서부발전 측은 코로나19 때문에 임시적으로 공무차로 출퇴근을 한 사실이 있지만 대부분 업무차 자택 근처에 간 김에 퇴근을 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재수/한국서부발전 총무부장 : "임원진의 경우 업무 범위가 광범위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최대한 보장해줘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또 갑질 피해 의혹에 대해선 직원들의 주장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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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30 19:18:19
    • 수정2021-03-30 20:01:40
    뉴스7(대전)
[앵커]

공기업인 한국서부발전의 임원들이 공무 차량을 이용해 근무지역과 수 백㎞ 떨어진 자택에서 출퇴근한 기록과 증언이 나왔습니다.

또 임원들이 운전 담당 직원들에게 빨래를 맡기거나 관사 청소를 시키는 등 업무와 상관 없는 잔 심부름을 시켰다고 직원들이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박연선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국서부발전의 한 임원이 타는 공무차량 운행일지입니다.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44일간의 운행기록를 살펴보면 충남 태안의 본사에서 왕복 500㎞가 넘는 광주광역시와 인근 지역으로 다녀온 날이 11일이나 됩니다.

대부분 주말을 낀 월요일과 금요일입니다.

평일에도 그런 운행기록이 한 차례씩 있지만, 날짜를 보면 설 연휴 앞 뒷날입니다.

임원은 광주광역시에 집이 있습니다.

[A 씨/운전 담당 직원/음성변조 : "○○님을 모셔드린 거죠. 광주 댁까지. 보통은 금요일에 모셔드리고 월요일에 또 모시러 가거든요."]

수도권에 사는 다른 임원들 공무차 3대 역시, 월요일과 금요일에만 주행거리가 250km 넘는 기록이 20여 차례 있습니다.

어디를 왜 다녀왔는지 운행 목적은 제대로 쓰지 않았습니다.

공무차는 업무수행 목적 외에 쓰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관할 지역 바깥에서 출퇴근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B 씨/운전 담당 직원/음성변조 : "원칙상 규정상은 항상 수행이 끝나면 회사에 있는 거죠. 주말에 (서울로) 올라오셨는데 일요일에 월요일 업무 때문에 (태안으로) 내려가시긴 해야되고..."]

임원들에게 갑질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운전 담당 직원들은 임원들이 수시로 빨래를 맡기거나, 관사 청소를 시키기도 했다고 말합니다.

[A 씨/운전 담당 직원/음성변조 : "세탁소에서 옷 찾아와라, 옷 맡겨놔라…. 아파트 관사, 사택 청소를 해라 그런 것도 있고요…."]

서부발전 측은 코로나19 때문에 임시적으로 공무차로 출퇴근을 한 사실이 있지만 대부분 업무차 자택 근처에 간 김에 퇴근을 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재수/한국서부발전 총무부장 : "임원진의 경우 업무 범위가 광범위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최대한 보장해줘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또 갑질 피해 의혹에 대해선 직원들의 주장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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