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상상할 수도 없죠!”…필수노동자 지원은 ‘아직’

입력 2021.05.01 (21:16) 수정 2021.05.0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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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1일) SNS를 통해 전한 노동절 메시지에서 '필수 노동자'를 언급했습니다.

필수 노동자의 헌신적 손길이 코로나 위기에서 우리 일상을 든든히 지켜줬다며 감사를 표시했는데, 필수노동자는 말 그대로 사회기능 유지를 위해 핵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들입니다.

보건,의료, 돌봄 종사자, 환경미화원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코로나 시대에 더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감당하고 있는 사람들, 김준범 기자가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왔습니다.

[리포트]

서울 시내버스 기사 강성돈입니다.

742번 버스를 운전하고 있습니다.

요즘 재택근무 하는 분들 많으시죠.

저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버스 운전은 비대면으로 할래야 할 방법이 없잖아요.

최소 4시간은 쉬지 않고 운전을 해야 합니다.

[강성돈/서울 742번 버스 기사 : "(물도 일부러 안 드시는 거죠? 화장실 때문에.) 눈치가 보여서 물도 함부로 못 마시고."]

특히 최근엔 더 힘들어졌습니다.

서울시가 시민들 편의를 위해 버스 운행 길이를 10킬로미터나 확 늘렸거든요.

[송만수/742번 동료 기사 :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시간 거리를 단 한 번도 안 쉬고 간다는 것 자체가 너무 고통스럽고 힘이 듭니다."]

코로나 확산 여전하지만 매일 서울에서만 3백만 명이 버스를 탑니다.

저희 같은 이들을 '필수노동자'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12년차 고객센터 직원 김숙영입니다.

저 역시 재택 근무는 꿈도 못꾸는 '필수노동자'입니다.

온갖 욕설과 막말은 하루에도 몇 번씩 듣는 건 예사입니다.

저는 덤덤한 척 합니다.

[김숙영/○○공단 고객센터 직원 : "(최근에 어떤 심경이신지?)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라서 두통이나 기침, 이런 것이 많거든요. 말을 많이 하니까 항상 코로나 걸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특히 고객센터에서 코로나 집단 감염 사례가 있다보니, 일할 때마다 신경이 바짝 곤두서곤 합니다.

[김숙영/○○공단 고객센터 직원 : "공포가 너무너무 심했죠. 마스크도 제대로 지급 안 된 것도 그렇고. 이런 문제를 해결되는 근본적인 방법은 직접 공단이 운영해서 직접 책임지고 직접 고용해서 상담사를 관리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에도 저희는 계속 일자리를 지킬겁니다.

나아질 날이 언젠가는 오겠죠?

두 분 말씀,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필수노동자'

'일터에 반드시 나가서 일해야 하는 노동자'라는 뜻입니다.

'필수종사자 보호·지원법'

이번 주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도 위험을 무릅쓰고 일을 해야 하는 이들을 보호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필수노동자 보호의 첫발을 뗐다는 의미는 있지만 아직은 선언적인 수준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더욱 커지고 있는 일터의 양극화, 노동절을 맞아 우리가 함께 고민해 봐야할 숙제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촬영기자:김상하 조용호/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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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택근무? 상상할 수도 없죠!”…필수노동자 지원은 ‘아직’
    • 입력 2021-05-01 21:16:55
    • 수정2021-05-03 09: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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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1일) SNS를 통해 전한 노동절 메시지에서 '필수 노동자'를 언급했습니다.

필수 노동자의 헌신적 손길이 코로나 위기에서 우리 일상을 든든히 지켜줬다며 감사를 표시했는데, 필수노동자는 말 그대로 사회기능 유지를 위해 핵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들입니다.

보건,의료, 돌봄 종사자, 환경미화원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코로나 시대에 더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감당하고 있는 사람들, 김준범 기자가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왔습니다.

[리포트]

서울 시내버스 기사 강성돈입니다.

742번 버스를 운전하고 있습니다.

요즘 재택근무 하는 분들 많으시죠.

저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버스 운전은 비대면으로 할래야 할 방법이 없잖아요.

최소 4시간은 쉬지 않고 운전을 해야 합니다.

[강성돈/서울 742번 버스 기사 : "(물도 일부러 안 드시는 거죠? 화장실 때문에.) 눈치가 보여서 물도 함부로 못 마시고."]

특히 최근엔 더 힘들어졌습니다.

서울시가 시민들 편의를 위해 버스 운행 길이를 10킬로미터나 확 늘렸거든요.

[송만수/742번 동료 기사 :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시간 거리를 단 한 번도 안 쉬고 간다는 것 자체가 너무 고통스럽고 힘이 듭니다."]

코로나 확산 여전하지만 매일 서울에서만 3백만 명이 버스를 탑니다.

저희 같은 이들을 '필수노동자'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12년차 고객센터 직원 김숙영입니다.

저 역시 재택 근무는 꿈도 못꾸는 '필수노동자'입니다.

온갖 욕설과 막말은 하루에도 몇 번씩 듣는 건 예사입니다.

저는 덤덤한 척 합니다.

[김숙영/○○공단 고객센터 직원 : "(최근에 어떤 심경이신지?)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라서 두통이나 기침, 이런 것이 많거든요. 말을 많이 하니까 항상 코로나 걸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특히 고객센터에서 코로나 집단 감염 사례가 있다보니, 일할 때마다 신경이 바짝 곤두서곤 합니다.

[김숙영/○○공단 고객센터 직원 : "공포가 너무너무 심했죠. 마스크도 제대로 지급 안 된 것도 그렇고. 이런 문제를 해결되는 근본적인 방법은 직접 공단이 운영해서 직접 책임지고 직접 고용해서 상담사를 관리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에도 저희는 계속 일자리를 지킬겁니다.

나아질 날이 언젠가는 오겠죠?

두 분 말씀,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필수노동자'

'일터에 반드시 나가서 일해야 하는 노동자'라는 뜻입니다.

'필수종사자 보호·지원법'

이번 주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도 위험을 무릅쓰고 일을 해야 하는 이들을 보호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필수노동자 보호의 첫발을 뗐다는 의미는 있지만 아직은 선언적인 수준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더욱 커지고 있는 일터의 양극화, 노동절을 맞아 우리가 함께 고민해 봐야할 숙제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촬영기자:김상하 조용호/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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