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전 세계를 뒤덮은 대형 산불 “악순환의 시작”

입력 2021.08.09 (10:55) 수정 2021.08.0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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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지구촌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고온건조한 날씨가 지속된 탓이 큰데요.

산불은 다시 지구 온난화와 이상기후를 가속화 시킬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어두운 밤, 아테네 북부 에비아섬 주민들이 서둘러 여객선에 오릅니다.

시뻘건 산불이 마을을 짚어 삼키면서 섬 밖으로 피신하고 있는 건데요.

[바실리키아/산불 이재민 : "이건 재앙입니다. 보시다시피, 거대한 화마가 마을을 파괴하고 집과 재산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겁니다."]

검은 연기와 재로 뒤덮인 수도 아테네 하늘은 낮인지 밤인지조차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까맣게 그을린 마을은 모두 잿더미로 변했고, 불탄 동물들의 사체가 거리에 나뒹굽니다.

40도 넘는 폭염이 계속된 그리스는 최근 며칠 새 산불 150여 건이 속출했습니다.

아테네 북부에서 시작된 불길이 강풍을 타고 손 쓸 틈 없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는데요.

올림픽 성화가 채화되는 헤라 신전과 올림피아 경기장 인근 산에도 불이 번지며 위기에 처했습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그리스 총리 : "세계적 상징인 올림피아를 지키기 위해 싸워주신 모든 분께 매우 감사드립니다. 다행히 유적지와 주변이 (산불에) 완벽하게 보호돼 온전하다고 합니다."]

유럽 다른 국가들도 산불로 비상입니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말부터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수백 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빈발하고 있는데요.

발칸반도의 북마케도니아는 산불 피해가 커지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터키도 일주일 넘게 산불이 잡히지 않고 있는데요.

불길이 한때 화력발전소 인근까지 번지며 긴급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사딕 아킨/발전소 직원 : "주민들은 패닉 상태입니다. 일단 경기장에 집합했고, 헌병대의 지휘에 따라 흩어져 배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피신했습니다. 우리는 어제부터 대기 중입니다."]

미국 서부도 지난달부터 계속된 산불이 그치지 않고 삼림과 마을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50년 전 서부개척시대 골드러시의 역사를 간직한 도시 그린빌도 불길 속에 사라졌는데요.

자동차는 불타다 못해 녹아내렸고, 건물은 주춧돌만 겨우 남았습니다.

[도널드 데고/산불 이재민 : "올해는 유독 걱정입니다. 정말 건조하거든요. 쉽게 불이 붙을 수밖에 없습니다."]

유라시아대륙의 동토 시베리아도 산불에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이상 고온과 극심한 가뭄에 따른 산불이 더욱 잦아졌는데요.

러시아 극동의 사하공화국은 최근 150년 사이 가장 건조한 여름을 겪고 있습니다.

[페도로프 알렉산더/멜니코프 영구 동토층 연구소 부소장 : "화재 영향으로 인한 영구동토층의 해빙은 올해가 아니라 내년과 그 후에 나타날 겁니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고온건조한 날씨가 지속 되며 지난달 전 세계 산불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심각했습니다.

산불에 따른 탄소 배출량이 3억 4천여 톤으로, 관측을 시작한 2003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전문가들은 대형 산불이 이상기후와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며, 악순환이 계속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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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09 10:55:38
    • 수정2021-08-09 11:01:54
    지구촌뉴스
[앵커]

최근 지구촌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고온건조한 날씨가 지속된 탓이 큰데요.

산불은 다시 지구 온난화와 이상기후를 가속화 시킬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어두운 밤, 아테네 북부 에비아섬 주민들이 서둘러 여객선에 오릅니다.

시뻘건 산불이 마을을 짚어 삼키면서 섬 밖으로 피신하고 있는 건데요.

[바실리키아/산불 이재민 : "이건 재앙입니다. 보시다시피, 거대한 화마가 마을을 파괴하고 집과 재산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겁니다."]

검은 연기와 재로 뒤덮인 수도 아테네 하늘은 낮인지 밤인지조차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까맣게 그을린 마을은 모두 잿더미로 변했고, 불탄 동물들의 사체가 거리에 나뒹굽니다.

40도 넘는 폭염이 계속된 그리스는 최근 며칠 새 산불 150여 건이 속출했습니다.

아테네 북부에서 시작된 불길이 강풍을 타고 손 쓸 틈 없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는데요.

올림픽 성화가 채화되는 헤라 신전과 올림피아 경기장 인근 산에도 불이 번지며 위기에 처했습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그리스 총리 : "세계적 상징인 올림피아를 지키기 위해 싸워주신 모든 분께 매우 감사드립니다. 다행히 유적지와 주변이 (산불에) 완벽하게 보호돼 온전하다고 합니다."]

유럽 다른 국가들도 산불로 비상입니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말부터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수백 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빈발하고 있는데요.

발칸반도의 북마케도니아는 산불 피해가 커지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터키도 일주일 넘게 산불이 잡히지 않고 있는데요.

불길이 한때 화력발전소 인근까지 번지며 긴급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사딕 아킨/발전소 직원 : "주민들은 패닉 상태입니다. 일단 경기장에 집합했고, 헌병대의 지휘에 따라 흩어져 배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피신했습니다. 우리는 어제부터 대기 중입니다."]

미국 서부도 지난달부터 계속된 산불이 그치지 않고 삼림과 마을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50년 전 서부개척시대 골드러시의 역사를 간직한 도시 그린빌도 불길 속에 사라졌는데요.

자동차는 불타다 못해 녹아내렸고, 건물은 주춧돌만 겨우 남았습니다.

[도널드 데고/산불 이재민 : "올해는 유독 걱정입니다. 정말 건조하거든요. 쉽게 불이 붙을 수밖에 없습니다."]

유라시아대륙의 동토 시베리아도 산불에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이상 고온과 극심한 가뭄에 따른 산불이 더욱 잦아졌는데요.

러시아 극동의 사하공화국은 최근 150년 사이 가장 건조한 여름을 겪고 있습니다.

[페도로프 알렉산더/멜니코프 영구 동토층 연구소 부소장 : "화재 영향으로 인한 영구동토층의 해빙은 올해가 아니라 내년과 그 후에 나타날 겁니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고온건조한 날씨가 지속 되며 지난달 전 세계 산불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심각했습니다.

산불에 따른 탄소 배출량이 3억 4천여 톤으로, 관측을 시작한 2003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전문가들은 대형 산불이 이상기후와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며, 악순환이 계속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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