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장환 문학상을 동네 백일장으로”…변명은 ‘궁색’

입력 2021.08.10 (19:26) 수정 2021.08.10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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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은군이 천재 시인, 오장환을 기리기 위해 14년째 전국 권위를 가진 '오장환 문학상'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 문학상을 지역 출신만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려고 하자 문학계 안팎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송근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보은군 회인면 출신으로 1930년대, 조선 시단의 3대 천재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는 오장환 시인.

일제 강점기와 해방된 조국의 아픈 현실을 비판적인 언어로 표현했습니다.

보은군은 오장환 시인을 기리기 위해 생가 옆에 문학관을 짓고, 2008년에는 그의 이름을 따 문학상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보은군이 오장환 문학상 응모 자격을 축소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전국의 기성 문인을 대상으로 수상작을 선정했지만, 앞으로는 보은군에 거주하거나 지역 출신 인사만 응모하도록 한겁니다.

문학상 심사위원까지 충청권 문학계 인사를 보은군수가 위촉한다고 '지역 제한'을 뒀습니다.

이를 두고 오장환 시인과 문학상의 권위를 스스로 깎아내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성장/시인/한국작가회의 이사 : "오장환 시인이 국가대표급 선수인데, 보은군 선수로만 뛰라는 이야기밖에 안 되는 거죠. 동네 백일장 하는 분위기로, 축소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요."]

보은군의회도 비판에 나섰습니다.

[윤석영/보은군의회 부의장 : "오히려 더 확산시켜야 하고 전국적으로 알려야 될 부분인데, 그대로 (조례안을) 올린다고 하면 의회에서 통과하기가 어렵지 않나."]

이미 보은군에서는 오장환 문학제 행사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 등 지역내 일반인이 참여하는 백일장을 개최하고 있는 상황.

이번 문학상 자격 제한이 지역주민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는 보은군의 해명은 여전히 궁색해보입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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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장환 문학상을 동네 백일장으로”…변명은 ‘궁색’
    • 입력 2021-08-10 19:26:00
    • 수정2021-08-10 19:54:57
    뉴스7(청주)
[앵커]

보은군이 천재 시인, 오장환을 기리기 위해 14년째 전국 권위를 가진 '오장환 문학상'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 문학상을 지역 출신만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려고 하자 문학계 안팎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송근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보은군 회인면 출신으로 1930년대, 조선 시단의 3대 천재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는 오장환 시인.

일제 강점기와 해방된 조국의 아픈 현실을 비판적인 언어로 표현했습니다.

보은군은 오장환 시인을 기리기 위해 생가 옆에 문학관을 짓고, 2008년에는 그의 이름을 따 문학상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보은군이 오장환 문학상 응모 자격을 축소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전국의 기성 문인을 대상으로 수상작을 선정했지만, 앞으로는 보은군에 거주하거나 지역 출신 인사만 응모하도록 한겁니다.

문학상 심사위원까지 충청권 문학계 인사를 보은군수가 위촉한다고 '지역 제한'을 뒀습니다.

이를 두고 오장환 시인과 문학상의 권위를 스스로 깎아내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성장/시인/한국작가회의 이사 : "오장환 시인이 국가대표급 선수인데, 보은군 선수로만 뛰라는 이야기밖에 안 되는 거죠. 동네 백일장 하는 분위기로, 축소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요."]

보은군의회도 비판에 나섰습니다.

[윤석영/보은군의회 부의장 : "오히려 더 확산시켜야 하고 전국적으로 알려야 될 부분인데, 그대로 (조례안을) 올린다고 하면 의회에서 통과하기가 어렵지 않나."]

이미 보은군에서는 오장환 문학제 행사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 등 지역내 일반인이 참여하는 백일장을 개최하고 있는 상황.

이번 문학상 자격 제한이 지역주민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는 보은군의 해명은 여전히 궁색해보입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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