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곳에 흩어진 현충시설…“체계적 관리 절실”

입력 2021.08.16 (08:07) 수정 2021.08.1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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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76주년을 맞은 광복절 연휴,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광복절을 맞아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독립정신이 깃든 지역 현충 시설을 둘러봤는데요,

안타깝게도, 서른 곳이 넘는 시설들이 외딴 곳에 흩어져 조금씩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노준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19년 3월 11일, 태극기를 만들어 부산 첫 독립만세 시위를 벌인 부산진 일신여학교 학생과 교사들.

지난 2006년, 동구 좌천동에 만세 시위 터는 복원됐는데, 정작 기념비는 금정구에 놓여 있습니다.

1920년 9월 14일, 부산경찰서장 하시모토를 향해 폭탄을 던진 동구 출신 박재혁 의사.

그를 기리는 동상은 어린이대공원에 있는데, 비석은 5km 거리의 부산진초등학교 안에 있습니다.

이렇게 같은 인물인데도 동상이나 비석, 유물이 흩어져 있어서 함께 둘러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조경아/부산지방보훈청 현충시설 관리 담당 : “관리 자체는 하고 있어요. 따로 되어 있다 보니까, 또 인적이 드문 곳에 있어서 방문하기 힘들다든지, 그런 부분은 좀 있을 것 같습니다.”]

3.1 독립운동부터 8.15광복을 맞기까지 부산지역 공식 현충 시설은 34개.

시설 관리 주체만 22곳에 달합니다.

현충 시설들이 당국의 무관심 속에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셈입니다.

[권병관/광복회 부산시지부장 : “어디 어디 있는지 다 모릅니다. 하루를 가지고 다 못 찾아다닙니다. 주소도 제대로 없는 곳에 구석구석에 (방치)해놓고 있거든요.”]

광복·독립운동 유물은 더 아쉽습니다.

전시실의 규모가 작고, 보호도 안 돼 애국지사·순국선열 유족들이 유물을 선뜻 기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경수/광복회 부산시지부 사무국장(애국지사 유족) : “해방 후 돌아가신 애국지사님의 유족들이 (유물을) 상당히 가지고 있습니다.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단지 환경이 이렇다 보니까….”]

부산의 독립운동 참가 인원과 횟수는 경기도와 황해도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습니다.

하지만 그 역사를 기록한 현충 시설과 유물은, 관리 당국과 시민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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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딴 곳에 흩어진 현충시설…“체계적 관리 절실”
    • 입력 2021-08-16 08:07:35
    • 수정2021-08-16 09:04:02
    뉴스광장(부산)
[앵커]

올해 76주년을 맞은 광복절 연휴,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광복절을 맞아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독립정신이 깃든 지역 현충 시설을 둘러봤는데요,

안타깝게도, 서른 곳이 넘는 시설들이 외딴 곳에 흩어져 조금씩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노준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19년 3월 11일, 태극기를 만들어 부산 첫 독립만세 시위를 벌인 부산진 일신여학교 학생과 교사들.

지난 2006년, 동구 좌천동에 만세 시위 터는 복원됐는데, 정작 기념비는 금정구에 놓여 있습니다.

1920년 9월 14일, 부산경찰서장 하시모토를 향해 폭탄을 던진 동구 출신 박재혁 의사.

그를 기리는 동상은 어린이대공원에 있는데, 비석은 5km 거리의 부산진초등학교 안에 있습니다.

이렇게 같은 인물인데도 동상이나 비석, 유물이 흩어져 있어서 함께 둘러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조경아/부산지방보훈청 현충시설 관리 담당 : “관리 자체는 하고 있어요. 따로 되어 있다 보니까, 또 인적이 드문 곳에 있어서 방문하기 힘들다든지, 그런 부분은 좀 있을 것 같습니다.”]

3.1 독립운동부터 8.15광복을 맞기까지 부산지역 공식 현충 시설은 34개.

시설 관리 주체만 22곳에 달합니다.

현충 시설들이 당국의 무관심 속에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셈입니다.

[권병관/광복회 부산시지부장 : “어디 어디 있는지 다 모릅니다. 하루를 가지고 다 못 찾아다닙니다. 주소도 제대로 없는 곳에 구석구석에 (방치)해놓고 있거든요.”]

광복·독립운동 유물은 더 아쉽습니다.

전시실의 규모가 작고, 보호도 안 돼 애국지사·순국선열 유족들이 유물을 선뜻 기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경수/광복회 부산시지부 사무국장(애국지사 유족) : “해방 후 돌아가신 애국지사님의 유족들이 (유물을) 상당히 가지고 있습니다.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단지 환경이 이렇다 보니까….”]

부산의 독립운동 참가 인원과 횟수는 경기도와 황해도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습니다.

하지만 그 역사를 기록한 현충 시설과 유물은, 관리 당국과 시민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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