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20년 만에 대통령궁 접수…美 철군 발표 4개월 만

입력 2021.08.16 (21:03) 수정 2021.08.16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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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도 카불의 대통령 궁에 입성한 탈레반은 승리를 선언하며 앞으로 '오만하게 굴지 않겠다'는 다짐도 내놨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하면서 탈레반은 별다른 교전도 치르지 않고 카불을 장악했습니다.

이어서 김기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무자헤딘'으로 불리는 탈레반 소속 무장 병력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대통령 궁을 점령했습니다.

내부에 게양됐던 아프가니스탄 국기는 치워버렸고, 대통령 집무실 의자에도 앉아봅니다.

비슷한 시간 카불 시내 곳곳에는 탈레반이 운영하는 검문소가 설치됐고, 무장 병력들의 순찰도 시작됐습니다.

미국과 나토 공격으로 패퇴한 지 20년.

바이든 대통령이 철군을 공식화한 지 불과 넉 달 만입니다.

탈레반은 미군 철군 시한을 한 달여 앞두고 북부 최대 도시 쿤두즈를 점령한 데 이어 칸다하르와 마자르 이 샤리프 등 정부군 주요 방어 지역을 잇따라 돌파한 끝에 수도 카불까지 파죽지세로 함락했습니다.

카타르에서 협상하고 있는 탈레반 지도부 판단에도 믿기 어려운 승리였습니다.

[압둘 가니 바라다/탈레반 지도부 : "우리는 신의 도움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독특한 상황에 이르렀는데, 결코 오만해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탈레반의 카불 입성 직전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해외로 도피했습니다.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통해선 대규모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아프간을 떠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며, 무력으로 승리한 탈레반은 국가의 명예를 보전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가니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영상편집:김기곤/그래픽:최창준/자료조사:김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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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레반, 20년 만에 대통령궁 접수…美 철군 발표 4개월 만
    • 입력 2021-08-16 21:03:59
    • 수정2021-08-16 2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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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도 카불의 대통령 궁에 입성한 탈레반은 승리를 선언하며 앞으로 '오만하게 굴지 않겠다'는 다짐도 내놨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하면서 탈레반은 별다른 교전도 치르지 않고 카불을 장악했습니다.

이어서 김기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무자헤딘'으로 불리는 탈레반 소속 무장 병력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대통령 궁을 점령했습니다.

내부에 게양됐던 아프가니스탄 국기는 치워버렸고, 대통령 집무실 의자에도 앉아봅니다.

비슷한 시간 카불 시내 곳곳에는 탈레반이 운영하는 검문소가 설치됐고, 무장 병력들의 순찰도 시작됐습니다.

미국과 나토 공격으로 패퇴한 지 20년.

바이든 대통령이 철군을 공식화한 지 불과 넉 달 만입니다.

탈레반은 미군 철군 시한을 한 달여 앞두고 북부 최대 도시 쿤두즈를 점령한 데 이어 칸다하르와 마자르 이 샤리프 등 정부군 주요 방어 지역을 잇따라 돌파한 끝에 수도 카불까지 파죽지세로 함락했습니다.

카타르에서 협상하고 있는 탈레반 지도부 판단에도 믿기 어려운 승리였습니다.

[압둘 가니 바라다/탈레반 지도부 : "우리는 신의 도움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독특한 상황에 이르렀는데, 결코 오만해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탈레반의 카불 입성 직전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해외로 도피했습니다.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통해선 대규모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아프간을 떠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며, 무력으로 승리한 탈레반은 국가의 명예를 보전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가니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영상편집:김기곤/그래픽:최창준/자료조사:김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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