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K] 다큐 ‘제주특별법 30년, 이어도의 꿈’ 시청법

입력 2021.09.08 (19:18) 수정 2021.09.0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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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리포트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개국 71주년을 맞은 KBS제주방송총국이 제주특별법 30년을 돌아보는 다큐멘터리, '이어도의 꿈'을 잠시 후 7시 40분부터 방송합니다.

여러분께서 이 다큐를 시청하는데 도움을 드리기 위한 시간을 친절한K에서 마련했습니다.

스튜디오에 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익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제목이 특이합니다.

'이어도의 꿈', 어떤 의미에서 제목을 정한 건가요?

[기자]

한승훈 앵커는 이어도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앵커]

제주도민의 이상향?

존재하지 않지만, 실제로 있다고 믿는...

[기자]

그렇죠.

그런데 이상향이라는 이어도의 이미지는 언제부터 제주도민들에게 보편적 의미로 받아들여 졌을까요?

[앵커]

아주 오래된 제주 지역의 전설 아닌가요?

[기자]

많은 도민이 그렇게 알고 계시고, 학계에서도 그렇게 주장하는 분이 있습니다만, 1970년대 이후에 창조된 이미지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1930년대 제주를 조사한 일본학자 이즈미 세이치는 이어도를 이상향이 아니라 죽음과 원망의 섬으로 기록하고 있고, 진성기, 현용준, 김영돈 등 제주민속학자들의 채록 자료에도 이어도 전설이 제주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는데요.

주강현, 김동현 박사 등은 1970년대 시인 고은과 소설가 이청준의 문학작품에서 현재의 이어도 이미지가 창조됐다고 평가합니다.

이 문학작품들을 기반으로 1976년 연극 이어도이어도이어도, 1977년 김기영 감독의 영화 이어도, 1984년 정태춘 박은옥의 떠나가는 배 등이 만들어졌고, 이런 대중문화를 통해 전설의 섬, 이상향이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졌다는 거죠.

[앵커]

그런 해석도 가능할 법한데, 그게 제주특별법과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요?

[기자]

이번 다큐의 제목을 고민하다가 제주도민들에게 개발이라는 의미는 어떤 것일까?

제주도민의 이상향? 존재하지 않지만, 실제로 있다고 믿는... 그런데 그 이미지조차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이런 질문을 제주 개발의 역사에 던져보자는 뜻으로 이런 제목을 정하게 됐습니다.

[앵커]

네. 여러 질문이 함축된 다큐 제목이군요.

아무래도 과거를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보니 옛 영상들을 많이 활용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KBS가 오랜 역사를 지니다 보니 과거 영상을 많이 저장하고 있는데요.

방대한 아카이브에서 1980년대 이후 제주 개발 과정을 담은 영상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아마 직접 보시면 신기하거나 그동안 보지 못했던 영상들을 많이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여기에 당시 인물들의 증언과, 제주 사회를 연구하는 소장 학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제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쳐온 제주특별법을 재조명하고 제주 개발의 현실을 되짚어 보려고 했습니다.

[앵커]

개발이라는 주제가 아무래도 무겁고 방송 프로그램으로 다루기엔 쉽지 않은 주제이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죠.

보통 다른 사회적 이슈들, 예를 들어 젠더든가 문화, 세대 이슈들을 다룬 영상들을 30년 정도 흐른 지금 시점에서 보면 그 자체로 흥미로운 경우가 많은데요.

개발이라는 주제는 여전히 첨예한 갈등 이슈입니다.

그렇기에 영상으로 다루기엔 만만치 않은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뉴트로라고 하죠.

기성세대의 문화를 신기해하는 신세대들의 새로운 복고 경향에 맞춰 봤습니다.

한국 영화계의 거장 고 김기영 감독의 영화를 비롯해 드라마와 음악 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요.

디제이 겸 프로듀서인 소울스케이프와,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타이포그래퍼 김기조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기성세대는 물론 신세대들도 제주 역사의 현장을 지루하지 않고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앵커]

네, 이제 조금만 기다리시면 다큐를 보실 수 있을 텐데.

시청자들이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춰 보면 될까요?

[기자]

네. 그냥 편한 마음으로 보시면 됩니다.

성우의 내레이션이 없는 다큐여서, 음악과 자막 디자인에 초점을 맞춰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내용에 관심이 가신다면 역설이라는 단어를 염두에 두고 보시면 흐름을 놓치지 않으실 겁니다.

[앵커]

역설이라면 자신의 의도와는 반대로 된다는 의미일텐데요.

[기자]

그렇죠.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해서 돈도 벌고 명예도 얻었는데, 오히려 가족 간에 불화가 생겨 불행해지고 몸까지 아프게 됐다.

이런 경우를 아이러니, 즉, 역설이라고 하죠.

제주사회를 이상향으로 만들기 위해 제주 개발 30년을 달려왔는데, 그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특별자치를 통해 지방화 시대를 앞당기려 했는데, 그 결과는 어찌 됐을까?

특별해지고 싶어서 특별법을 만들었는데, 그 결과도 특별했을까?

제주도개발특별법에 그렇게 반대했던 김대중 대통령은 왜 자본 중심의 발전 전략을 택하게 된 걸까?

이런 질문들을 지난 30년의 제주 역사에 던져보면서 보시는 방법을 추천해 드립니다.

[앵커]

네. 모든 내용을 다 알려드리면 재미없을 테니까,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도록 하죠.

장기간 프로그램을 제작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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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K] 다큐 ‘제주특별법 30년, 이어도의 꿈’ 시청법
    • 입력 2021-09-08 19:18:27
    • 수정2021-09-08 20:04:51
    뉴스7(제주)
[앵커]

앞서 리포트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개국 71주년을 맞은 KBS제주방송총국이 제주특별법 30년을 돌아보는 다큐멘터리, '이어도의 꿈'을 잠시 후 7시 40분부터 방송합니다.

여러분께서 이 다큐를 시청하는데 도움을 드리기 위한 시간을 친절한K에서 마련했습니다.

스튜디오에 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익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제목이 특이합니다.

'이어도의 꿈', 어떤 의미에서 제목을 정한 건가요?

[기자]

한승훈 앵커는 이어도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앵커]

제주도민의 이상향?

존재하지 않지만, 실제로 있다고 믿는...

[기자]

그렇죠.

그런데 이상향이라는 이어도의 이미지는 언제부터 제주도민들에게 보편적 의미로 받아들여 졌을까요?

[앵커]

아주 오래된 제주 지역의 전설 아닌가요?

[기자]

많은 도민이 그렇게 알고 계시고, 학계에서도 그렇게 주장하는 분이 있습니다만, 1970년대 이후에 창조된 이미지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1930년대 제주를 조사한 일본학자 이즈미 세이치는 이어도를 이상향이 아니라 죽음과 원망의 섬으로 기록하고 있고, 진성기, 현용준, 김영돈 등 제주민속학자들의 채록 자료에도 이어도 전설이 제주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는데요.

주강현, 김동현 박사 등은 1970년대 시인 고은과 소설가 이청준의 문학작품에서 현재의 이어도 이미지가 창조됐다고 평가합니다.

이 문학작품들을 기반으로 1976년 연극 이어도이어도이어도, 1977년 김기영 감독의 영화 이어도, 1984년 정태춘 박은옥의 떠나가는 배 등이 만들어졌고, 이런 대중문화를 통해 전설의 섬, 이상향이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졌다는 거죠.

[앵커]

그런 해석도 가능할 법한데, 그게 제주특별법과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요?

[기자]

이번 다큐의 제목을 고민하다가 제주도민들에게 개발이라는 의미는 어떤 것일까?

제주도민의 이상향? 존재하지 않지만, 실제로 있다고 믿는... 그런데 그 이미지조차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이런 질문을 제주 개발의 역사에 던져보자는 뜻으로 이런 제목을 정하게 됐습니다.

[앵커]

네. 여러 질문이 함축된 다큐 제목이군요.

아무래도 과거를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보니 옛 영상들을 많이 활용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KBS가 오랜 역사를 지니다 보니 과거 영상을 많이 저장하고 있는데요.

방대한 아카이브에서 1980년대 이후 제주 개발 과정을 담은 영상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아마 직접 보시면 신기하거나 그동안 보지 못했던 영상들을 많이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여기에 당시 인물들의 증언과, 제주 사회를 연구하는 소장 학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제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쳐온 제주특별법을 재조명하고 제주 개발의 현실을 되짚어 보려고 했습니다.

[앵커]

개발이라는 주제가 아무래도 무겁고 방송 프로그램으로 다루기엔 쉽지 않은 주제이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죠.

보통 다른 사회적 이슈들, 예를 들어 젠더든가 문화, 세대 이슈들을 다룬 영상들을 30년 정도 흐른 지금 시점에서 보면 그 자체로 흥미로운 경우가 많은데요.

개발이라는 주제는 여전히 첨예한 갈등 이슈입니다.

그렇기에 영상으로 다루기엔 만만치 않은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뉴트로라고 하죠.

기성세대의 문화를 신기해하는 신세대들의 새로운 복고 경향에 맞춰 봤습니다.

한국 영화계의 거장 고 김기영 감독의 영화를 비롯해 드라마와 음악 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요.

디제이 겸 프로듀서인 소울스케이프와,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타이포그래퍼 김기조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기성세대는 물론 신세대들도 제주 역사의 현장을 지루하지 않고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앵커]

네, 이제 조금만 기다리시면 다큐를 보실 수 있을 텐데.

시청자들이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춰 보면 될까요?

[기자]

네. 그냥 편한 마음으로 보시면 됩니다.

성우의 내레이션이 없는 다큐여서, 음악과 자막 디자인에 초점을 맞춰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내용에 관심이 가신다면 역설이라는 단어를 염두에 두고 보시면 흐름을 놓치지 않으실 겁니다.

[앵커]

역설이라면 자신의 의도와는 반대로 된다는 의미일텐데요.

[기자]

그렇죠.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해서 돈도 벌고 명예도 얻었는데, 오히려 가족 간에 불화가 생겨 불행해지고 몸까지 아프게 됐다.

이런 경우를 아이러니, 즉, 역설이라고 하죠.

제주사회를 이상향으로 만들기 위해 제주 개발 30년을 달려왔는데, 그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특별자치를 통해 지방화 시대를 앞당기려 했는데, 그 결과는 어찌 됐을까?

특별해지고 싶어서 특별법을 만들었는데, 그 결과도 특별했을까?

제주도개발특별법에 그렇게 반대했던 김대중 대통령은 왜 자본 중심의 발전 전략을 택하게 된 걸까?

이런 질문들을 지난 30년의 제주 역사에 던져보면서 보시는 방법을 추천해 드립니다.

[앵커]

네. 모든 내용을 다 알려드리면 재미없을 테니까,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도록 하죠.

장기간 프로그램을 제작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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