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치르면 고민 해결”…‘사기 혐의 유죄’

입력 2021.09.09 (21:44) 수정 2021.09.0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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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상의 은덕을 비는 제사를 치르면 고민이 해결된다'며, 제사상 비용으로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법원은 이 같은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뜯어낸 특정 종교단체 신도들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박웅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9년 초, 특정 종교단체 소속 신도인 여성 2명이 한 미용실을 찾았습니다.

이들은 미용실 주인에게 "가게 앞에 조상의 업보가 많이 쌓여 있는 것을 보았다"고 말하며 접근했습니다.

당시 생활고와 우울증을 겪고 있던 피해자에게, 조상의 업보를 없애기 위해서는 제사상을 올려야 한다고 설득했고, 비용으로 5백만 원을 받아냈습니다.

이들의 요구는 한 번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후에도 조상에게 계속 정성을 들여야 구원받고 앞길도 열린다고 말해 2천만 원을 더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말에 넘어간 피해자는 이들에게 5천만 원이 넘는 돈을 건넸습니다.

전주지방법원 재판부는 이들의 사기 혐의가 인정된다며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심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피해자에게, 무속 행위를 빌미로 사회 통념의 범위를 벗어나 많은 금액을 받는 행위는 사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또, 피해자에게 보편적인 종교 교리를 알려주기보다, 오로지 미래의 불행만을 언급한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피해자에게 받은 돈으로 직접 이득을 취하지 않고 해당 종교재단에 전달한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하지는 않았습니다.

피고인들은 수사기관에서 자신들은 이른바 영적인 능력이 없으며 특별한 기도법을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습니다.

KBS 뉴스 박웅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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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사 치르면 고민 해결”…‘사기 혐의 유죄’
    • 입력 2021-09-09 21:44:22
    • 수정2021-09-09 22:05:17
    뉴스9(전주)
[앵커]

'조상의 은덕을 비는 제사를 치르면 고민이 해결된다'며, 제사상 비용으로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법원은 이 같은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뜯어낸 특정 종교단체 신도들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박웅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9년 초, 특정 종교단체 소속 신도인 여성 2명이 한 미용실을 찾았습니다.

이들은 미용실 주인에게 "가게 앞에 조상의 업보가 많이 쌓여 있는 것을 보았다"고 말하며 접근했습니다.

당시 생활고와 우울증을 겪고 있던 피해자에게, 조상의 업보를 없애기 위해서는 제사상을 올려야 한다고 설득했고, 비용으로 5백만 원을 받아냈습니다.

이들의 요구는 한 번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후에도 조상에게 계속 정성을 들여야 구원받고 앞길도 열린다고 말해 2천만 원을 더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말에 넘어간 피해자는 이들에게 5천만 원이 넘는 돈을 건넸습니다.

전주지방법원 재판부는 이들의 사기 혐의가 인정된다며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심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피해자에게, 무속 행위를 빌미로 사회 통념의 범위를 벗어나 많은 금액을 받는 행위는 사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또, 피해자에게 보편적인 종교 교리를 알려주기보다, 오로지 미래의 불행만을 언급한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피해자에게 받은 돈으로 직접 이득을 취하지 않고 해당 종교재단에 전달한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하지는 않았습니다.

피고인들은 수사기관에서 자신들은 이른바 영적인 능력이 없으며 특별한 기도법을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습니다.

KBS 뉴스 박웅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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