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기획K]① “정부가 장려했는데”…협동조합·공동체에 종부세 ‘폭탄’
입력 2021.12.09 (21:47)
수정 2021.12.0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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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며 종합 부동산세를 강화했죠.
법인도 예외는 아닌데요.
그런데, 서민들을 위한 주택 협동조합과 마을 공동체까지 세금 폭탄을 맞고 있습니다.
보도기획K 정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시 양천구의 한 다세대 주택.
5년 전, 7가구가 모여 주택협동조합 법인을 설립하고 매입했습니다.
주택은 조합이 소유하고, 조합원들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월 30만 원 정도의 임대료를 내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올해 조합을 해산하기로 했습니다.
매년 7천만 원에 달하는 종합부동산세가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전응휘/○○주택협동조합 : "(조합을 유지하면) 연례적으로 그 정도의 금액을 부담해야 하거든요. 그거는 한 5년만 지나면, 저희 자산이 다 없어져 버려요."]
또 다른 협동조합이 매입한 서울 마포의 다가구 주택입니다.
1인 청년 가구를 포함해 5가구가 거주하고 있는데, 올해 부과된 종부세가 1,200만 원이 넘습니다.
종부세 부담에 조합은 주택을 상가로 바꾸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이 경우 현재 거주 중인 5가구는 모두 떠나야 합니다.
[박종숙/□□ 주택협동조합 : "종부세가 매년 1,240만 원씩 부과가 되면, 현재 거주하는 조합원이 그 비용을 부담할 수 없기 때문에…."]
종부세의 여파는 도시의 주택협동조합뿐만 아니라, 농촌의 마을 공동체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귀농한 7가구가 모여 사는 보은의 한 산골 마을.
최근 이들에게 종합부동산세 4,800만 원이 부과됐습니다.
7가구의 연 소득의 절반을 종부세로 내야 할 상황입니다.
함께 살아가자는 취지로 영농조합법인 명의로 재산을 합쳤다가 다주택자가 된 겁니다.
[김석환/△△영농조합 : "가진 게 워낙 없다 보니까 처음에는 분명히 이거는 우리가 잘못 계산이 됐을 거다. 잘못 책정이 돼서 왔겠지라는 생각으로…."]
9가구가 살며 마을 만들기 사업의 모범사례였던 마을 법인도 법인 등록이 오히려 화를 불렀습니다.
[서명석/◇◇마을법인 : "(법인 대신 공동 등기를 하면) 9가구 중에 한 가구가 예를 들어 파산을 하게 되거나 문제가 되면 압류가 들어오잖아요. 그러면 이게 공동체에 또 위협이 된단 말이에요."]
투기 세력을 잡겠다며 강화한 종합 부동산세.
본래 취지와는 달리, 다양한 형태의 주민 공동체를 모두 사장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진규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김장헌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며 종합 부동산세를 강화했죠.
법인도 예외는 아닌데요.
그런데, 서민들을 위한 주택 협동조합과 마을 공동체까지 세금 폭탄을 맞고 있습니다.
보도기획K 정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시 양천구의 한 다세대 주택.
5년 전, 7가구가 모여 주택협동조합 법인을 설립하고 매입했습니다.
주택은 조합이 소유하고, 조합원들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월 30만 원 정도의 임대료를 내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올해 조합을 해산하기로 했습니다.
매년 7천만 원에 달하는 종합부동산세가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전응휘/○○주택협동조합 : "(조합을 유지하면) 연례적으로 그 정도의 금액을 부담해야 하거든요. 그거는 한 5년만 지나면, 저희 자산이 다 없어져 버려요."]
또 다른 협동조합이 매입한 서울 마포의 다가구 주택입니다.
1인 청년 가구를 포함해 5가구가 거주하고 있는데, 올해 부과된 종부세가 1,200만 원이 넘습니다.
종부세 부담에 조합은 주택을 상가로 바꾸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이 경우 현재 거주 중인 5가구는 모두 떠나야 합니다.
[박종숙/□□ 주택협동조합 : "종부세가 매년 1,240만 원씩 부과가 되면, 현재 거주하는 조합원이 그 비용을 부담할 수 없기 때문에…."]
종부세의 여파는 도시의 주택협동조합뿐만 아니라, 농촌의 마을 공동체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귀농한 7가구가 모여 사는 보은의 한 산골 마을.
최근 이들에게 종합부동산세 4,800만 원이 부과됐습니다.
7가구의 연 소득의 절반을 종부세로 내야 할 상황입니다.
함께 살아가자는 취지로 영농조합법인 명의로 재산을 합쳤다가 다주택자가 된 겁니다.
[김석환/△△영농조합 : "가진 게 워낙 없다 보니까 처음에는 분명히 이거는 우리가 잘못 계산이 됐을 거다. 잘못 책정이 돼서 왔겠지라는 생각으로…."]
9가구가 살며 마을 만들기 사업의 모범사례였던 마을 법인도 법인 등록이 오히려 화를 불렀습니다.
[서명석/◇◇마을법인 : "(법인 대신 공동 등기를 하면) 9가구 중에 한 가구가 예를 들어 파산을 하게 되거나 문제가 되면 압류가 들어오잖아요. 그러면 이게 공동체에 또 위협이 된단 말이에요."]
투기 세력을 잡겠다며 강화한 종합 부동산세.
본래 취지와는 달리, 다양한 형태의 주민 공동체를 모두 사장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진규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김장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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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며 종합 부동산세를 강화했죠.
법인도 예외는 아닌데요.
그런데, 서민들을 위한 주택 협동조합과 마을 공동체까지 세금 폭탄을 맞고 있습니다.
보도기획K 정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시 양천구의 한 다세대 주택.
5년 전, 7가구가 모여 주택협동조합 법인을 설립하고 매입했습니다.
주택은 조합이 소유하고, 조합원들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월 30만 원 정도의 임대료를 내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올해 조합을 해산하기로 했습니다.
매년 7천만 원에 달하는 종합부동산세가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전응휘/○○주택협동조합 : "(조합을 유지하면) 연례적으로 그 정도의 금액을 부담해야 하거든요. 그거는 한 5년만 지나면, 저희 자산이 다 없어져 버려요."]
또 다른 협동조합이 매입한 서울 마포의 다가구 주택입니다.
1인 청년 가구를 포함해 5가구가 거주하고 있는데, 올해 부과된 종부세가 1,200만 원이 넘습니다.
종부세 부담에 조합은 주택을 상가로 바꾸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이 경우 현재 거주 중인 5가구는 모두 떠나야 합니다.
[박종숙/□□ 주택협동조합 : "종부세가 매년 1,240만 원씩 부과가 되면, 현재 거주하는 조합원이 그 비용을 부담할 수 없기 때문에…."]
종부세의 여파는 도시의 주택협동조합뿐만 아니라, 농촌의 마을 공동체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귀농한 7가구가 모여 사는 보은의 한 산골 마을.
최근 이들에게 종합부동산세 4,800만 원이 부과됐습니다.
7가구의 연 소득의 절반을 종부세로 내야 할 상황입니다.
함께 살아가자는 취지로 영농조합법인 명의로 재산을 합쳤다가 다주택자가 된 겁니다.
[김석환/△△영농조합 : "가진 게 워낙 없다 보니까 처음에는 분명히 이거는 우리가 잘못 계산이 됐을 거다. 잘못 책정이 돼서 왔겠지라는 생각으로…."]
9가구가 살며 마을 만들기 사업의 모범사례였던 마을 법인도 법인 등록이 오히려 화를 불렀습니다.
[서명석/◇◇마을법인 : "(법인 대신 공동 등기를 하면) 9가구 중에 한 가구가 예를 들어 파산을 하게 되거나 문제가 되면 압류가 들어오잖아요. 그러면 이게 공동체에 또 위협이 된단 말이에요."]
투기 세력을 잡겠다며 강화한 종합 부동산세.
본래 취지와는 달리, 다양한 형태의 주민 공동체를 모두 사장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진규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김장헌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며 종합 부동산세를 강화했죠.
법인도 예외는 아닌데요.
그런데, 서민들을 위한 주택 협동조합과 마을 공동체까지 세금 폭탄을 맞고 있습니다.
보도기획K 정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시 양천구의 한 다세대 주택.
5년 전, 7가구가 모여 주택협동조합 법인을 설립하고 매입했습니다.
주택은 조합이 소유하고, 조합원들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월 30만 원 정도의 임대료를 내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올해 조합을 해산하기로 했습니다.
매년 7천만 원에 달하는 종합부동산세가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전응휘/○○주택협동조합 : "(조합을 유지하면) 연례적으로 그 정도의 금액을 부담해야 하거든요. 그거는 한 5년만 지나면, 저희 자산이 다 없어져 버려요."]
또 다른 협동조합이 매입한 서울 마포의 다가구 주택입니다.
1인 청년 가구를 포함해 5가구가 거주하고 있는데, 올해 부과된 종부세가 1,200만 원이 넘습니다.
종부세 부담에 조합은 주택을 상가로 바꾸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이 경우 현재 거주 중인 5가구는 모두 떠나야 합니다.
[박종숙/□□ 주택협동조합 : "종부세가 매년 1,240만 원씩 부과가 되면, 현재 거주하는 조합원이 그 비용을 부담할 수 없기 때문에…."]
종부세의 여파는 도시의 주택협동조합뿐만 아니라, 농촌의 마을 공동체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귀농한 7가구가 모여 사는 보은의 한 산골 마을.
최근 이들에게 종합부동산세 4,800만 원이 부과됐습니다.
7가구의 연 소득의 절반을 종부세로 내야 할 상황입니다.
함께 살아가자는 취지로 영농조합법인 명의로 재산을 합쳤다가 다주택자가 된 겁니다.
[김석환/△△영농조합 : "가진 게 워낙 없다 보니까 처음에는 분명히 이거는 우리가 잘못 계산이 됐을 거다. 잘못 책정이 돼서 왔겠지라는 생각으로…."]
9가구가 살며 마을 만들기 사업의 모범사례였던 마을 법인도 법인 등록이 오히려 화를 불렀습니다.
[서명석/◇◇마을법인 : "(법인 대신 공동 등기를 하면) 9가구 중에 한 가구가 예를 들어 파산을 하게 되거나 문제가 되면 압류가 들어오잖아요. 그러면 이게 공동체에 또 위협이 된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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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규 기자 jin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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