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줄에 시스템 ‘먹통’까지…산모는 구급차 출산

입력 2021.12.20 (19:24) 수정 2021.12.20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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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검사자가 급증하면서 요즘 선별진료소나 임시 검사소마다 긴 시간 대기를 해야 합니다.

특히 지난 주말엔 시스템 장애까지 발생했는데요.

병상 부족 탓에 재택 치료 중이던 만삭의 임신부가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에서 출산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초강력 한파가 전국을 덮친 토요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오후부터는 폭설이 찾아왔죠.

하지만 코로나 검사 받기 위한 줄은 계속됐습니다.

온몸으로 칼바람을 견디면서 눈 맞아가며 견뎌야 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게 코로나라는데요.

어린이들입니다.

그 힘든 검사 받으려고 힘들지만 씩씩한 기다림 이어갑니다.

하지만 줄은 줄지 않죠.

전자문진표 작성해야 검사 진행할 수 있는데, 하필 그 추운 날 아침에 거기에 접속이 안 됐습니다.

서버가 다운된 겁니다.

["수기로 다 해주세요. 앞에 가면 (문진표 종이) 준비해 놨으니까 성명, 생년월일, 남녀 구분하시고 전화번호만 (작성해) 넣으시면 돼요."]

급한대로 등장한 종이 문진푭니다.

스마트폰 이용해 QR 코드 찍고, 간단하게 끝났을 일인데 일일이 종이에 적어야 했습니다.

검사 대기 시간이 더 길어지게 됐습니다.

[진윤혁/서울시 영등포구 : "밖에서 딱히 기다릴 데도 없고 히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정처 없이 계속 기다렸습니다. 너무 추운데…."]

질병관리청은 진단 검사 기능을 높이기 위해 새벽에 시스템 개선 작업을 했는데 오전 9시 10분쯤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속도 저하가 생기면서 차질이 빚어졌다고 밝혔습니다.

9시 25분부터는 단계적 성능이 개선돼 45분부터는 진단 검사 의뢰 기능이 정상화됐다는 게 질병청 설명입니다.

하필이면 이번 겨울 가장 추웠던 날 아침이었죠.

서버 멈춘 시간은 3,40분 정도라지만 일찍 가서 기다려야 했죠, 그런 기다림 합치면 훨씬 긴 시간 떨어야 했습니다.

너무 화가 납니다.

하지만 의료진 분들도 힘들어 보여서 그분들에게 무작정 화를 낼 수도 없었다는 얘기들을 많이들 하셨습니다.

그런데 질병청의 관련 시스템이 멈춘 거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백신 예약 초기에도, 방역패스 시행 첫날에도 시스템 장애가 빚어졌거든요.

정부가 추진하는 방역 관련 디지털 서비스마다 이른바 먹통 현상이 되풀이됐던 겁니다.

방역당국이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서비스를 시행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이윱니다.

일단 선별진료소 등의 관련 시스템은 정상 운영 중입니다만, 검사 받아야 할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온라인 통해서 검사소 혼잡도를 확인하고 움직일 수도 있지만, 이젠 큰 의미 없어 보입니다.

혼잡하지 않은 곳 찾기가 어려워섭니다.

기다려서 검사 받으면 다행입니다.

마감 시간 전에 서둘러 왔지만 내 앞에서 끊기는 일 생기거든요.

[시민 : "난 여기가 지금 5시까지 와도 된다고 해서…."]

[검사소 직원 : "되는데, 여기 사람이 많아서 오늘은. 사람이 많으면 저희가 일찍 끊긴 하거든요."]

다른 기다림도 있습니다.

코로나 확진됐지만 병상이 없어서 입원이나 입소 기다리는 분들입니다.

만삭의 30대 임신부도 있었습니다.

코로나 확진으로 재택 치료 중이었는데요,

새벽에 갑자기 진통이 왔습니다.

경기도 양주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출산 임박했지만 확진자다보니 일반 산부인과 못 갑니다,

인근 병원 16곳에 연락했지만 남은 전담 병상이 없었다는데요.

결국 구급차 안에서 출산하게 됐습니다.

남자 아깁니다.

12월 18일 새벽 1시 36분, 구급차 안이었지만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아기와 산모는 병실도 가까스로 찾아서 입원하게 됐다죠.

앞서 경기도 수원에서도 재택치료 중이던 임신부가 10시간 넘게 병원을 찾아 헤맨 끝에 병원 도착 직후 출산했습니다.

방역당국 힘든 상황입니다만, 이렇게 출산 임박한 여성들을 위한 대책 또한 시급하단 목소리 높습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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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없는 줄에 시스템 ‘먹통’까지…산모는 구급차 출산
    • 입력 2021-12-20 19:24:09
    • 수정2021-12-20 19:51:40
    뉴스7(부산)
[앵커]

코로나19 검사자가 급증하면서 요즘 선별진료소나 임시 검사소마다 긴 시간 대기를 해야 합니다.

특히 지난 주말엔 시스템 장애까지 발생했는데요.

병상 부족 탓에 재택 치료 중이던 만삭의 임신부가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에서 출산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초강력 한파가 전국을 덮친 토요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오후부터는 폭설이 찾아왔죠.

하지만 코로나 검사 받기 위한 줄은 계속됐습니다.

온몸으로 칼바람을 견디면서 눈 맞아가며 견뎌야 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게 코로나라는데요.

어린이들입니다.

그 힘든 검사 받으려고 힘들지만 씩씩한 기다림 이어갑니다.

하지만 줄은 줄지 않죠.

전자문진표 작성해야 검사 진행할 수 있는데, 하필 그 추운 날 아침에 거기에 접속이 안 됐습니다.

서버가 다운된 겁니다.

["수기로 다 해주세요. 앞에 가면 (문진표 종이) 준비해 놨으니까 성명, 생년월일, 남녀 구분하시고 전화번호만 (작성해) 넣으시면 돼요."]

급한대로 등장한 종이 문진푭니다.

스마트폰 이용해 QR 코드 찍고, 간단하게 끝났을 일인데 일일이 종이에 적어야 했습니다.

검사 대기 시간이 더 길어지게 됐습니다.

[진윤혁/서울시 영등포구 : "밖에서 딱히 기다릴 데도 없고 히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정처 없이 계속 기다렸습니다. 너무 추운데…."]

질병관리청은 진단 검사 기능을 높이기 위해 새벽에 시스템 개선 작업을 했는데 오전 9시 10분쯤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속도 저하가 생기면서 차질이 빚어졌다고 밝혔습니다.

9시 25분부터는 단계적 성능이 개선돼 45분부터는 진단 검사 의뢰 기능이 정상화됐다는 게 질병청 설명입니다.

하필이면 이번 겨울 가장 추웠던 날 아침이었죠.

서버 멈춘 시간은 3,40분 정도라지만 일찍 가서 기다려야 했죠, 그런 기다림 합치면 훨씬 긴 시간 떨어야 했습니다.

너무 화가 납니다.

하지만 의료진 분들도 힘들어 보여서 그분들에게 무작정 화를 낼 수도 없었다는 얘기들을 많이들 하셨습니다.

그런데 질병청의 관련 시스템이 멈춘 거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백신 예약 초기에도, 방역패스 시행 첫날에도 시스템 장애가 빚어졌거든요.

정부가 추진하는 방역 관련 디지털 서비스마다 이른바 먹통 현상이 되풀이됐던 겁니다.

방역당국이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서비스를 시행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이윱니다.

일단 선별진료소 등의 관련 시스템은 정상 운영 중입니다만, 검사 받아야 할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온라인 통해서 검사소 혼잡도를 확인하고 움직일 수도 있지만, 이젠 큰 의미 없어 보입니다.

혼잡하지 않은 곳 찾기가 어려워섭니다.

기다려서 검사 받으면 다행입니다.

마감 시간 전에 서둘러 왔지만 내 앞에서 끊기는 일 생기거든요.

[시민 : "난 여기가 지금 5시까지 와도 된다고 해서…."]

[검사소 직원 : "되는데, 여기 사람이 많아서 오늘은. 사람이 많으면 저희가 일찍 끊긴 하거든요."]

다른 기다림도 있습니다.

코로나 확진됐지만 병상이 없어서 입원이나 입소 기다리는 분들입니다.

만삭의 30대 임신부도 있었습니다.

코로나 확진으로 재택 치료 중이었는데요,

새벽에 갑자기 진통이 왔습니다.

경기도 양주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출산 임박했지만 확진자다보니 일반 산부인과 못 갑니다,

인근 병원 16곳에 연락했지만 남은 전담 병상이 없었다는데요.

결국 구급차 안에서 출산하게 됐습니다.

남자 아깁니다.

12월 18일 새벽 1시 36분, 구급차 안이었지만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아기와 산모는 병실도 가까스로 찾아서 입원하게 됐다죠.

앞서 경기도 수원에서도 재택치료 중이던 임신부가 10시간 넘게 병원을 찾아 헤맨 끝에 병원 도착 직후 출산했습니다.

방역당국 힘든 상황입니다만, 이렇게 출산 임박한 여성들을 위한 대책 또한 시급하단 목소리 높습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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