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심상정 “지역화폐, 소상공인 지원 효과 ‘0원’”?

입력 2022.02.22 (09:00) 수정 2022.03.02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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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 : "지역화폐, 소상공인 지원 '0원'"

"지역 화폐로 하게 되면, 거기서 음식값 빼고 마진(이윤)만 소상공인한테 가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소상공인 지원하고는 전혀 다른 것이고, 그것은 '0원'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TV법정 토론회(경제 분야)에서 한 말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소상공인을 위한 예산 편성보다는 '지역화폐'라는 방식으로 정책을 쓴 데 대한 비판이었습니다.

심 후보 지적에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경기도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소상공인·자영업자 예산을 단 1원도 편성하지 않고 재난지원금에 '올인'했다"고 지적했고, 이에 맞서 이 후보는 소상공인 지원 예로 지역화폐를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 경기도 콕 찍은 취지는? 선별·현금지원 했나?

심 후보와 안 후보의 비판은 '소상공인에 대한 직접 현금 지원'이 없었다는 점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시는 지난해 3월 정부 재난지원금과 별개로 집합금지 사업체에 최대 150만 원의 '서울경제 활력 자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인천시 역시 지난해 8월 관광업계를 대상으로 최대 200만 원의 지원금 지급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경기도청 홈페이지를 보면 소상공인만 따로 직접 현금 지원을 한다는 보도자료는 없습니다. 대신 경기도민 재난지원금, 즉 '경기지역화폐 소비지원금' 지급 안내가 많죠. 선별 지원보다는 보편 지원이 경기도의 원칙이었던 셈입니다.

■ 매출 증대 효과, 차이는 있지만 "있다"

그렇다면 이를 근거로 소상공인 지원이 '0원'이라고 주장하는 건 맞을까요?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역화폐나 현금성 포인트로 지급된 재난지원금의 효과를 계산한 연구 자료가 여럿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게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0년 12월 발표한 '1차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입니다. 1차 재난지원금은 그해 5월 '소멸성 지역화폐(또는 카드 포인트)' 방식으로 전 국민에게 지급됐습니다.

KDI는 이를 두고 "코로나19로 위축된 가계소비가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이후 회복되기 시작했으며, 지원금 사용 가능 업종에서 전체 투입 예산 대비 26.2~36.1%의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 조세연·경기연구원, 효과 분석 '시각 차'

다만 지역화폐가 투입되는 액수만큼 소상공인 지원에 실효를 거두고 있는지는 분석이 엇갈립니다.

조세재정연구원은 재정 정책을 연구하는 국무총리 산하 정부출연 연구기관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2020년 9월 '지역화폐의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이라는 연구를 발표했는데요. 이때 비판적인 접근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조세연은 지역화폐의 효과는 '역외 소비지출 차단', 즉 쓸 수 있는 지역 안에서만 소비를 늘리는 데 있는데 "모든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사라진다"고 했습니다.

특히 발행에 들어가는 비용을 고려하면 2020년 지역화폐 때문에 경제적 순손실이 연간 2,260억 원 생긴다고 계산했습니다. "지역화폐로 일부 대형마트의 매출이 소상공인에게로 이전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미 비슷한 기능의 '온누리 상품권'이 있다고 상기시키기도 했습니다.

반면 경기연구원 분석은 다릅니다. 경기도 내 지역화폐 가맹점 1,0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56%가 '매출이 증가했다'고 답했다면서 매출 증대 효과를 18%로 계산했습니다. 효과의 정도를 두고 연구기관마다 큰 차이를 보인 거죠.

심상정 후보는 이 분분한 연구와 해석 가운데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에 기반을 둬 발언한 것으로 보입니다.

■ 심 후보 "잘 되는 데는 잘 되고 안 되는 데는 안 된다"

심 후보의 지적 가운데 '잘 되는 데는 잘 되고 안 되는 데는 여전히 안 된다'는 부분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행정안전부가 낸 자료를 보면 긴급 재난지원금으로 가장 매출이 많이 뛴 곳이 66.2%인 안경점(2020년 5월 첫째 주 대비 넷째 주 매출액 증가율)이었고, 병원과 약국도 63.8%나 늘었습니다.

반면 여행과 사우나 업종의 경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도 불구하고 매출 감소가 지속됐다"라고 KDI는 지적했습니다. 지역화폐의 효과와 과연 그 방법이 최선인지에 대해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논쟁이 계속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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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22 09:00:12
    • 수정2022-03-02 20:51:06
    팩트체크K

■ 발언 : "지역화폐, 소상공인 지원 '0원'"

"지역 화폐로 하게 되면, 거기서 음식값 빼고 마진(이윤)만 소상공인한테 가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소상공인 지원하고는 전혀 다른 것이고, 그것은 '0원'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TV법정 토론회(경제 분야)에서 한 말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소상공인을 위한 예산 편성보다는 '지역화폐'라는 방식으로 정책을 쓴 데 대한 비판이었습니다.

심 후보 지적에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경기도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소상공인·자영업자 예산을 단 1원도 편성하지 않고 재난지원금에 '올인'했다"고 지적했고, 이에 맞서 이 후보는 소상공인 지원 예로 지역화폐를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 경기도 콕 찍은 취지는? 선별·현금지원 했나?

심 후보와 안 후보의 비판은 '소상공인에 대한 직접 현금 지원'이 없었다는 점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시는 지난해 3월 정부 재난지원금과 별개로 집합금지 사업체에 최대 150만 원의 '서울경제 활력 자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인천시 역시 지난해 8월 관광업계를 대상으로 최대 200만 원의 지원금 지급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경기도청 홈페이지를 보면 소상공인만 따로 직접 현금 지원을 한다는 보도자료는 없습니다. 대신 경기도민 재난지원금, 즉 '경기지역화폐 소비지원금' 지급 안내가 많죠. 선별 지원보다는 보편 지원이 경기도의 원칙이었던 셈입니다.

■ 매출 증대 효과, 차이는 있지만 "있다"

그렇다면 이를 근거로 소상공인 지원이 '0원'이라고 주장하는 건 맞을까요?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역화폐나 현금성 포인트로 지급된 재난지원금의 효과를 계산한 연구 자료가 여럿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게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0년 12월 발표한 '1차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입니다. 1차 재난지원금은 그해 5월 '소멸성 지역화폐(또는 카드 포인트)' 방식으로 전 국민에게 지급됐습니다.

KDI는 이를 두고 "코로나19로 위축된 가계소비가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이후 회복되기 시작했으며, 지원금 사용 가능 업종에서 전체 투입 예산 대비 26.2~36.1%의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 조세연·경기연구원, 효과 분석 '시각 차'

다만 지역화폐가 투입되는 액수만큼 소상공인 지원에 실효를 거두고 있는지는 분석이 엇갈립니다.

조세재정연구원은 재정 정책을 연구하는 국무총리 산하 정부출연 연구기관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2020년 9월 '지역화폐의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이라는 연구를 발표했는데요. 이때 비판적인 접근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조세연은 지역화폐의 효과는 '역외 소비지출 차단', 즉 쓸 수 있는 지역 안에서만 소비를 늘리는 데 있는데 "모든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사라진다"고 했습니다.

특히 발행에 들어가는 비용을 고려하면 2020년 지역화폐 때문에 경제적 순손실이 연간 2,260억 원 생긴다고 계산했습니다. "지역화폐로 일부 대형마트의 매출이 소상공인에게로 이전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미 비슷한 기능의 '온누리 상품권'이 있다고 상기시키기도 했습니다.

반면 경기연구원 분석은 다릅니다. 경기도 내 지역화폐 가맹점 1,0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56%가 '매출이 증가했다'고 답했다면서 매출 증대 효과를 18%로 계산했습니다. 효과의 정도를 두고 연구기관마다 큰 차이를 보인 거죠.

심상정 후보는 이 분분한 연구와 해석 가운데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에 기반을 둬 발언한 것으로 보입니다.

■ 심 후보 "잘 되는 데는 잘 되고 안 되는 데는 안 된다"

심 후보의 지적 가운데 '잘 되는 데는 잘 되고 안 되는 데는 여전히 안 된다'는 부분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행정안전부가 낸 자료를 보면 긴급 재난지원금으로 가장 매출이 많이 뛴 곳이 66.2%인 안경점(2020년 5월 첫째 주 대비 넷째 주 매출액 증가율)이었고, 병원과 약국도 63.8%나 늘었습니다.

반면 여행과 사우나 업종의 경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도 불구하고 매출 감소가 지속됐다"라고 KDI는 지적했습니다. 지역화폐의 효과와 과연 그 방법이 최선인지에 대해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논쟁이 계속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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