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상감의 전통을 잇다’…소목장 강종렬

입력 2022.04.26 (20:07) 수정 2022.04.2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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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목재가 풍부한 지리산 일대에선 일찍이 목공예가 발달했는데요.

전통 목공예를 이으며 나무에 문양을 새겨 넣는 상감기법으로 60년 외길을 걸어온 장인을 경남인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전통 짜맞춤으로 나무의 결과 기능을 살린 작품들.

느티나무 고유의 빛깔과 무늬를 살린 애기삼층장은 소태나무와 먹감나무 상감문양으로 단아한 멋을 더했습니다.

문양을 새겨 넣는 데 한 달, 삼층장 하나를 완성하는 데 3개월.

강종렬 소목장은 이 작업을 60년 동안 이어왔습니다.

생명이 다한 나무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산청의 한 목공방입니다.

20도가 웃도는 낮에도 난로를 때는 이유는 나무의 습기를 없애기 위해섭니다.

[강종렬/소목장 : "습기를 없애기 위해서 한여름에도 불을 피우고, 아무래도 자연건조가 가장 오래 가고 가장 탈이 없어서 자연건조 시키려고 올려놓은 거고요."]

나무에 따라, 같은 나무라도 부위에 따라 성질을 파악하는 데만 10여 년이 걸립니다.

5년 이상 건조한 원목은 제재 후 다시 40~50년 이상 건조시켜야 변형이 없는데요.

자연과 세월이 새긴 나무 문양을 살리는 게 관건입니다.

[강종렬/소목장 : "자연문양이에요. 먹감나무 속에 있는. 원래 이렇게 한쪽으로 되어 있는 것을 (반으로) 타면 똑같은 문양이 나와요. 양쪽으로 대칭이 되는 거예요."]

나무가 요긴한 생활소품으로, 가구로 변신하는 재미에 강 소목장은 평생 연장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톱니를 수없이 자른 쉰 살의 톱, 망치질에 벌어진 조각도 손잡이가 소목장의 60년을 대변합니다.

상감기법은 노장의 주특긴데요.

색상이 다른 나무를 얇게 잘라 붙여 문양을 만들고, 나무를 파낸 자리에 세밀하게 끼워 넣습니다.

[강종렬/소목장 : "감나무, 버드나무, 감나무, 버드나무를 붙여서 이 사이에 또 작은 건 파서 넣어야 돼요. 2mm나 3mm가 되게 재단을 해서 붙여서 응용하는 거죠."]

펜으로 그은 듯 정교한 선은 나무가루를 이용한 목분상감입니다.

그림을 그린 듯 정교한 이 문양은 나무 조각을 끼워 직접 고안한 겁니다.

[강종렬/소목장 : "고궁 담벽에, 흙 담벽에 이런 문양이 들어가서 군데군데 있더라고요. 저걸 연결해 접목시켜서 우리 가구에 응용하면 되겠다 싶어서 만들기 시작한 게 이 문양이 나온 거예요."]

전통과 현대를 오가는 소목장은 나무로 못 만드는 게 없는데요.

이건 전통목공예 기법에 현대를 접목한 스피커입니다.

[강종렬/소목장 : "자연의 소리, 베짱이 울음소리가 나는 것처럼 그런 느낌을 내려고 만들어 본 거예요."]

다구, 붓걸이, 구절판 같은 전통소품에 이어 얼레, 예단함, 대장간 풀무처럼 자취를 감춘 목공예품 재현에도 열심입니다.

[강종렬/소목장 : "골동품 장수가 (풀무를) 수리하러 왔더라고요. 다 부서진 걸 가지고…. 그래서 보니까 내부 구조가 이상하게 생겨서 사진도 찍고 디자인을 기억해놨다가 재현해서…."]

상감기법의 소목가구들은 긴 여정을 함께 한 분신. 나무는 소목장을 만나 전통을 잇는 작품이 됐습니다.

강종렬 소목장은 사람과 함께 살아온 나무에 영원한 숨을 불어넣기 위해 평생 나무와 함께했습니다.

[강종렬/소목장 : "살아서도 항상 사람과 나무가 같이 공생을 하고 있지만 나무가 고사했을 때도 항상 사람과 같이 영원히 같이 공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어서 이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나무를 나무답게 지키며 장인은 오늘도 사람과 나무를 이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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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人] ‘상감의 전통을 잇다’…소목장 강종렬
    • 입력 2022-04-26 20:07:55
    • 수정2022-04-26 20:29:01
    뉴스7(창원)
[앵커]

목재가 풍부한 지리산 일대에선 일찍이 목공예가 발달했는데요.

전통 목공예를 이으며 나무에 문양을 새겨 넣는 상감기법으로 60년 외길을 걸어온 장인을 경남인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전통 짜맞춤으로 나무의 결과 기능을 살린 작품들.

느티나무 고유의 빛깔과 무늬를 살린 애기삼층장은 소태나무와 먹감나무 상감문양으로 단아한 멋을 더했습니다.

문양을 새겨 넣는 데 한 달, 삼층장 하나를 완성하는 데 3개월.

강종렬 소목장은 이 작업을 60년 동안 이어왔습니다.

생명이 다한 나무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산청의 한 목공방입니다.

20도가 웃도는 낮에도 난로를 때는 이유는 나무의 습기를 없애기 위해섭니다.

[강종렬/소목장 : "습기를 없애기 위해서 한여름에도 불을 피우고, 아무래도 자연건조가 가장 오래 가고 가장 탈이 없어서 자연건조 시키려고 올려놓은 거고요."]

나무에 따라, 같은 나무라도 부위에 따라 성질을 파악하는 데만 10여 년이 걸립니다.

5년 이상 건조한 원목은 제재 후 다시 40~50년 이상 건조시켜야 변형이 없는데요.

자연과 세월이 새긴 나무 문양을 살리는 게 관건입니다.

[강종렬/소목장 : "자연문양이에요. 먹감나무 속에 있는. 원래 이렇게 한쪽으로 되어 있는 것을 (반으로) 타면 똑같은 문양이 나와요. 양쪽으로 대칭이 되는 거예요."]

나무가 요긴한 생활소품으로, 가구로 변신하는 재미에 강 소목장은 평생 연장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톱니를 수없이 자른 쉰 살의 톱, 망치질에 벌어진 조각도 손잡이가 소목장의 60년을 대변합니다.

상감기법은 노장의 주특긴데요.

색상이 다른 나무를 얇게 잘라 붙여 문양을 만들고, 나무를 파낸 자리에 세밀하게 끼워 넣습니다.

[강종렬/소목장 : "감나무, 버드나무, 감나무, 버드나무를 붙여서 이 사이에 또 작은 건 파서 넣어야 돼요. 2mm나 3mm가 되게 재단을 해서 붙여서 응용하는 거죠."]

펜으로 그은 듯 정교한 선은 나무가루를 이용한 목분상감입니다.

그림을 그린 듯 정교한 이 문양은 나무 조각을 끼워 직접 고안한 겁니다.

[강종렬/소목장 : "고궁 담벽에, 흙 담벽에 이런 문양이 들어가서 군데군데 있더라고요. 저걸 연결해 접목시켜서 우리 가구에 응용하면 되겠다 싶어서 만들기 시작한 게 이 문양이 나온 거예요."]

전통과 현대를 오가는 소목장은 나무로 못 만드는 게 없는데요.

이건 전통목공예 기법에 현대를 접목한 스피커입니다.

[강종렬/소목장 : "자연의 소리, 베짱이 울음소리가 나는 것처럼 그런 느낌을 내려고 만들어 본 거예요."]

다구, 붓걸이, 구절판 같은 전통소품에 이어 얼레, 예단함, 대장간 풀무처럼 자취를 감춘 목공예품 재현에도 열심입니다.

[강종렬/소목장 : "골동품 장수가 (풀무를) 수리하러 왔더라고요. 다 부서진 걸 가지고…. 그래서 보니까 내부 구조가 이상하게 생겨서 사진도 찍고 디자인을 기억해놨다가 재현해서…."]

상감기법의 소목가구들은 긴 여정을 함께 한 분신. 나무는 소목장을 만나 전통을 잇는 작품이 됐습니다.

강종렬 소목장은 사람과 함께 살아온 나무에 영원한 숨을 불어넣기 위해 평생 나무와 함께했습니다.

[강종렬/소목장 : "살아서도 항상 사람과 나무가 같이 공생을 하고 있지만 나무가 고사했을 때도 항상 사람과 같이 영원히 같이 공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어서 이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나무를 나무답게 지키며 장인은 오늘도 사람과 나무를 이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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