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삼표 양주채석장 현장소장 구속영장 신청

입력 2022.04.27 (21:43) 수정 2022.04.28 (08:0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미국 유명 애니메이션 주인공 ‘바트 심슨’입니다.

1993년 이 심슨 인형을 만드는 태국 공장에서 불이 나 노동자들이 200명 가까이 숨졌습니다.

노동자가 인형을 훔쳐갈까봐 공장주가 출입문을 잠가놨기 때문입니다.

그날 이후 내일 4월 28일을 일하다 죽은 노동자를 추모하는 날로 정해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들었지만 지난 1월부터 3월 사이 건설 현장에서 모두 쉰 다섯 명이 숨졌습니다.

대형 건설사 중엔 광주 화정 아이파크의 원청업체인 현대산업개발이 여섯 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대재해법 시행 이틀 만에 일어난 양주 채석장 붕괴사고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오늘(27일) 현장 책임자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김지숙 기자입니다.

[리포트]

3명의 노동자가 숨진 삼표산업 양주 채석장.

사고 당시 현장엔 폐기용 흙인 슬러지가 20년간 쌓여있어 지반이 약해진 상태였습니다.

현장소장 최 모 씨는 작업 전 지반 점검을 하지 않고 굴착면 기울기 기준을 지키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굴착면 기울기는 45도 정도로 완만하게 해야 하는데도 사고 이틀 전엔 64도까지 가팔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발파 작업도 1월 한 달에만 46번 이뤄졌고 채석량도 지난해보다 늘어났습니다.

고용부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무리한 작업을 한 것이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고용부는 또 수사가 시작되자 현장에서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을 포착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KBS 취재결과 사고 나흘 전 현장 안전 담당자가 이미 붕괴가 시작된 지점을 사진으로 찍어 소장에게 보고했지만 적절한 조치가 없었고 이후 사진도 삭제된 걸로 파악됐습니다.

최 씨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오늘 최 씨를 비롯한 현장 관계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고용부는 또 현장에서 채석량이 늘어난 배경에, 지난해보다 채석량을 늘리자는 본사 차원의 계획이 있었던 걸로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고용부의 압수수색이 임박해 삼표 산업 본사가 전산 자료를 다수 삭제한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용부는 앞으로 대표이사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이경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고용부, 삼표 양주채석장 현장소장 구속영장 신청
    • 입력 2022-04-27 21:43:36
    • 수정2022-04-28 08:05:04
    뉴스 9
[앵커]

미국 유명 애니메이션 주인공 ‘바트 심슨’입니다.

1993년 이 심슨 인형을 만드는 태국 공장에서 불이 나 노동자들이 200명 가까이 숨졌습니다.

노동자가 인형을 훔쳐갈까봐 공장주가 출입문을 잠가놨기 때문입니다.

그날 이후 내일 4월 28일을 일하다 죽은 노동자를 추모하는 날로 정해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들었지만 지난 1월부터 3월 사이 건설 현장에서 모두 쉰 다섯 명이 숨졌습니다.

대형 건설사 중엔 광주 화정 아이파크의 원청업체인 현대산업개발이 여섯 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대재해법 시행 이틀 만에 일어난 양주 채석장 붕괴사고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오늘(27일) 현장 책임자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김지숙 기자입니다.

[리포트]

3명의 노동자가 숨진 삼표산업 양주 채석장.

사고 당시 현장엔 폐기용 흙인 슬러지가 20년간 쌓여있어 지반이 약해진 상태였습니다.

현장소장 최 모 씨는 작업 전 지반 점검을 하지 않고 굴착면 기울기 기준을 지키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굴착면 기울기는 45도 정도로 완만하게 해야 하는데도 사고 이틀 전엔 64도까지 가팔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발파 작업도 1월 한 달에만 46번 이뤄졌고 채석량도 지난해보다 늘어났습니다.

고용부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무리한 작업을 한 것이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고용부는 또 수사가 시작되자 현장에서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을 포착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KBS 취재결과 사고 나흘 전 현장 안전 담당자가 이미 붕괴가 시작된 지점을 사진으로 찍어 소장에게 보고했지만 적절한 조치가 없었고 이후 사진도 삭제된 걸로 파악됐습니다.

최 씨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오늘 최 씨를 비롯한 현장 관계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고용부는 또 현장에서 채석량이 늘어난 배경에, 지난해보다 채석량을 늘리자는 본사 차원의 계획이 있었던 걸로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고용부의 압수수색이 임박해 삼표 산업 본사가 전산 자료를 다수 삭제한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용부는 앞으로 대표이사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이경민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