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잿값 올라도 납품단가는 그대로…자율 조정 ‘실효성’ 있나?

입력 2022.04.30 (21:26) 수정 2022.05.0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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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원재자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역시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죠.

연초랑 비교하면 원유와 에틸렌은 30% 넘게 올랐고 니켈은 60% 값이 뛰었습니다.

이렇게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특히 중소기업이 힘들어집니다.

대기업에 납품할 때 그 가격도 상황에 맞춰 올려야 마땅한데, 납품단가를 못 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당초 계약했을 때의 가격 그대로 납품하는 게 현실인 겁니다.

납품할수록 손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래서 중소기업들이 예전부터 요구했던 게 납품단가 연동제입니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오른 만큼 납품단가도 올리도록 의무화하는 걸 말합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이와 관련해서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자율에 맡긴다는 취지라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홍성희 기자가 이 문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비닐봉투를 대기업 편의점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입니다.

원가의 70%를 차지하는 폴리에틸렌값이 크게 올라 걱정입니다.

올 초 톤당 120만 원이던 게 이젠 2백만 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원재룟값이 한 달에만 4억 원이 더 듭니다.

대기업에 납품단가를 올려달란 공문을 보냈지만 기다려달라는 답변만 받았습니다.

[차남균/비닐 봉투 생산업체 임원 : "인건비 유지도 안 되는 원가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여기서 유가가 폭등해버리면 30~40프로는 손해를 보면서 거꾸로 납품을 해야 되는 입장입니다."]

중소기업 3백여 곳을 설문 조사한 결과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전액 반영된 곳은 5%도 안 됐습니다.

원가는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데 말도 못 꺼내고 속만 태우는 중소기업들이 많습니다.

[A 중소기업 협동조합 관계자/음성변조 : "납품 못하겠어? 그러면 스톱. 다른 데 발주 줘 버리는 거야. 그럼 우린 어떻게 해요? 울며 겨자 먹기로 해야되는 거예요."]

따라서 별도의 인상 요청 없이 단가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연동제가 필요하단 게 중소기업들의 입장입니다.

주요 원자잿값이 3% 이상 오르면 인상분을 추가 지급하는 걸 의무화하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직 인수위는 연동제 대신 납품단가를 조정한 대기업에 혜택을 주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민간 자율에 맡기겠다는 취지입니다.

중소기업계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납품단가를) 올려달라고 요청을 해야지 협의도 시작할 수 있고 이런 건데. 요청 자체가 지금 어렵다는 거거든요. 찍힐 가능성도 있고."]

국회에는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하는 법안이 여러 건 올라와 있는데 조정 기준과 방법을 정하는 게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임동수/영상편집:한미희/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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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자잿값 올라도 납품단가는 그대로…자율 조정 ‘실효성’ 있나?
    • 입력 2022-04-30 21:26:36
    • 수정2022-05-02 13:10:28
    뉴스 9
[앵커]

요즘 원재자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역시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죠.

연초랑 비교하면 원유와 에틸렌은 30% 넘게 올랐고 니켈은 60% 값이 뛰었습니다.

이렇게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특히 중소기업이 힘들어집니다.

대기업에 납품할 때 그 가격도 상황에 맞춰 올려야 마땅한데, 납품단가를 못 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당초 계약했을 때의 가격 그대로 납품하는 게 현실인 겁니다.

납품할수록 손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래서 중소기업들이 예전부터 요구했던 게 납품단가 연동제입니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오른 만큼 납품단가도 올리도록 의무화하는 걸 말합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이와 관련해서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자율에 맡긴다는 취지라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홍성희 기자가 이 문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비닐봉투를 대기업 편의점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입니다.

원가의 70%를 차지하는 폴리에틸렌값이 크게 올라 걱정입니다.

올 초 톤당 120만 원이던 게 이젠 2백만 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원재룟값이 한 달에만 4억 원이 더 듭니다.

대기업에 납품단가를 올려달란 공문을 보냈지만 기다려달라는 답변만 받았습니다.

[차남균/비닐 봉투 생산업체 임원 : "인건비 유지도 안 되는 원가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여기서 유가가 폭등해버리면 30~40프로는 손해를 보면서 거꾸로 납품을 해야 되는 입장입니다."]

중소기업 3백여 곳을 설문 조사한 결과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전액 반영된 곳은 5%도 안 됐습니다.

원가는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데 말도 못 꺼내고 속만 태우는 중소기업들이 많습니다.

[A 중소기업 협동조합 관계자/음성변조 : "납품 못하겠어? 그러면 스톱. 다른 데 발주 줘 버리는 거야. 그럼 우린 어떻게 해요? 울며 겨자 먹기로 해야되는 거예요."]

따라서 별도의 인상 요청 없이 단가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연동제가 필요하단 게 중소기업들의 입장입니다.

주요 원자잿값이 3% 이상 오르면 인상분을 추가 지급하는 걸 의무화하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직 인수위는 연동제 대신 납품단가를 조정한 대기업에 혜택을 주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민간 자율에 맡기겠다는 취지입니다.

중소기업계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납품단가를) 올려달라고 요청을 해야지 협의도 시작할 수 있고 이런 건데. 요청 자체가 지금 어렵다는 거거든요. 찍힐 가능성도 있고."]

국회에는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하는 법안이 여러 건 올라와 있는데 조정 기준과 방법을 정하는 게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임동수/영상편집:한미희/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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