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잇단 태풍에…알곡 사수 총력 외

입력 2022.09.24 (07:51) 수정 2022.09.2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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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식량 부족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만 특히 올해는 그 정도가 더 심각해질 것 같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태풍 힌남노와 난마돌이 한반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자 북한은 무엇보다 작황에 피해가 클까 노심초사 긴장했었는데요.

이미 가을걷이에 들어간 옥수수 등 알곡 지키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요즘 북한은>, 첫 소식으로 준비했습니다.

[리포트]

배수로를 점검하고, 나무 주위로 버팀목을 세우고, 건물 지붕도 단단히 고정합니다.

태풍에 대비한 행동 요령을 전파하고, 지역별로 시시각각 달라지는 경로를 점검하며 대비합니다.

[김철학/보통강구역 인민위원회 부부장 : "구역 안에 모든 방송 선전 기재들을 총동원해서 재해 발생 시 행동 질서들을 빠짐없이 알려주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역대급 위력의 제11호 태풍 힌남노와 강력한 비바람의 12호 태풍 무이파, 강풍을 몰고 온 14호 태풍 난마돌까지...

다행히 큰 피해는 없이 지나갔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옥수수와 벼 수확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이 큽니다.

최대 곡창지대인 황해남도를 찾은 김덕훈 내각 총리는 재해방지 점검에 나섰습니다.

관영 매체들도 하천 정비가 미흡한 곳은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2년 전 태풍 피해 사례까지 소개하며 고삐를 바짝 죄고 있습니다.

[김충일/사리원시 미곡농장 작업반장 : "우리 2년 전에 좋은 작황을 마련해 놓고서도 태풍 피해를 세게 받아서 그래서 적지 않은 손실을 봤습니다. 그래서 태풍 피해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사업에 온 작업반이 총동원되어서 떨쳐 나섰습니다.

재해방지 체계가 열악한 북한에선 약간의 자연재해도 곧잘 큰 피해로 이어지기도 하고, 코로나19로 북‧중 접경 봉쇄가 여전해 식량 상황은 늘 조마조마합니다.

이러다 보니 최근엔 쌀 도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의 활용 방안을 주민들에게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농무부는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분을 연평균 80만 톤보다 많은 121만 톤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폐허 딛고 41년 만에 완공…어랑천 발전소

[앵커]

북한이 태풍에 바짝 긴장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는데요.

최근 북한 조선중앙TV가 41년 만에 완공한 어랑천 3호 발전소의 건설과정을 방송으로 전했는데요.

2020년 태풍으로 폐허가 되다시피 했던 공사 현장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북한 주민들에겐 자연재해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면서도 단결하면 역경을 이겨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함께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2년 전 태풍이 한바탕 휩쓸고 간 어랑천 발전소 건설현장.

무너진 시멘트벽과, 나뒹구는 통나무 잔해.

인근의 도로와 다리는 유실됐고 공사장은 폐허로 변했습니다.

굴착기를 투입해 잔해를 치워보지만 수해가 할퀴고 간 자리를 복구하기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건설자들이 당시의 처참했던 순간을 회고하는데요.

[한명섭/청진금속건설연합기업소 부기사장 : "침실도 변변히 없었고 다 떠내려가고, 혼합장, 파쇄장, 선별장 설비들과 기중기가 다 침수되고 나니까 설비를 당장 돌릴 형편도 못 됐습니다."]

함경북도 어랑천 상류에 총 135메가와트 규모로 5기의 발전소를 지은 건데요,

1981년 김일성 주석의 지시로 건설을 시작했지만 경제난으로 40년 가까이 완공하지 못했습니다.

격분한 김정은 위원장이 2018년 현장을 방문해 2019년까지 완공할 것을 다시 지시했는데요.

험준한 산세와 2020년 같은 자연재해로 올해 8월에야 준공식이 열렸습니다.

발전소 건설의 주역으로 ‘건설자’들을 치켜세우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8월 4일 : "숭고한 정신과 고귀한 실천으로 당과 조국을 받든 우리 시대의 참된 충신, 애국자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장비 운반을 위해 첩첩산중에 도로를 만들고, 수차례의 발파작업으로 수천 미터에 달하는 지하 수로를 뚫은 건설자들.

이들처럼 의지와 단결만 있다면, 자연재해 같은 역경도 이겨내고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데요.

[정명 수력발전건설사업소 지배인 : "오늘 우리 사업소 전체 일꾼들과 종업원들은 지난 기간 어랑천 발전소 건설을 끝낸 그 기세를 조금도 늦추지 않고 단천 발전소 1단계 공사를 최단기간에 끝내는 데 모든 힘을 다해나가겠습니다."]

북한 당국은 자연재해 속에도 이뤄낸 어랑천 발전소 소식을 지속적으로 알리며 주민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내부 결속을 높이는데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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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북한은] 잇단 태풍에…알곡 사수 총력 외
    • 입력 2022-09-24 07:51:31
    • 수정2022-09-24 09: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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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식량 부족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만 특히 올해는 그 정도가 더 심각해질 것 같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태풍 힌남노와 난마돌이 한반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자 북한은 무엇보다 작황에 피해가 클까 노심초사 긴장했었는데요.

이미 가을걷이에 들어간 옥수수 등 알곡 지키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요즘 북한은>, 첫 소식으로 준비했습니다.

[리포트]

배수로를 점검하고, 나무 주위로 버팀목을 세우고, 건물 지붕도 단단히 고정합니다.

태풍에 대비한 행동 요령을 전파하고, 지역별로 시시각각 달라지는 경로를 점검하며 대비합니다.

[김철학/보통강구역 인민위원회 부부장 : "구역 안에 모든 방송 선전 기재들을 총동원해서 재해 발생 시 행동 질서들을 빠짐없이 알려주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역대급 위력의 제11호 태풍 힌남노와 강력한 비바람의 12호 태풍 무이파, 강풍을 몰고 온 14호 태풍 난마돌까지...

다행히 큰 피해는 없이 지나갔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옥수수와 벼 수확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이 큽니다.

최대 곡창지대인 황해남도를 찾은 김덕훈 내각 총리는 재해방지 점검에 나섰습니다.

관영 매체들도 하천 정비가 미흡한 곳은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2년 전 태풍 피해 사례까지 소개하며 고삐를 바짝 죄고 있습니다.

[김충일/사리원시 미곡농장 작업반장 : "우리 2년 전에 좋은 작황을 마련해 놓고서도 태풍 피해를 세게 받아서 그래서 적지 않은 손실을 봤습니다. 그래서 태풍 피해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사업에 온 작업반이 총동원되어서 떨쳐 나섰습니다.

재해방지 체계가 열악한 북한에선 약간의 자연재해도 곧잘 큰 피해로 이어지기도 하고, 코로나19로 북‧중 접경 봉쇄가 여전해 식량 상황은 늘 조마조마합니다.

이러다 보니 최근엔 쌀 도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의 활용 방안을 주민들에게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농무부는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분을 연평균 80만 톤보다 많은 121만 톤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폐허 딛고 41년 만에 완공…어랑천 발전소

[앵커]

북한이 태풍에 바짝 긴장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는데요.

최근 북한 조선중앙TV가 41년 만에 완공한 어랑천 3호 발전소의 건설과정을 방송으로 전했는데요.

2020년 태풍으로 폐허가 되다시피 했던 공사 현장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북한 주민들에겐 자연재해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면서도 단결하면 역경을 이겨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함께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2년 전 태풍이 한바탕 휩쓸고 간 어랑천 발전소 건설현장.

무너진 시멘트벽과, 나뒹구는 통나무 잔해.

인근의 도로와 다리는 유실됐고 공사장은 폐허로 변했습니다.

굴착기를 투입해 잔해를 치워보지만 수해가 할퀴고 간 자리를 복구하기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건설자들이 당시의 처참했던 순간을 회고하는데요.

[한명섭/청진금속건설연합기업소 부기사장 : "침실도 변변히 없었고 다 떠내려가고, 혼합장, 파쇄장, 선별장 설비들과 기중기가 다 침수되고 나니까 설비를 당장 돌릴 형편도 못 됐습니다."]

함경북도 어랑천 상류에 총 135메가와트 규모로 5기의 발전소를 지은 건데요,

1981년 김일성 주석의 지시로 건설을 시작했지만 경제난으로 40년 가까이 완공하지 못했습니다.

격분한 김정은 위원장이 2018년 현장을 방문해 2019년까지 완공할 것을 다시 지시했는데요.

험준한 산세와 2020년 같은 자연재해로 올해 8월에야 준공식이 열렸습니다.

발전소 건설의 주역으로 ‘건설자’들을 치켜세우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8월 4일 : "숭고한 정신과 고귀한 실천으로 당과 조국을 받든 우리 시대의 참된 충신, 애국자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장비 운반을 위해 첩첩산중에 도로를 만들고, 수차례의 발파작업으로 수천 미터에 달하는 지하 수로를 뚫은 건설자들.

이들처럼 의지와 단결만 있다면, 자연재해 같은 역경도 이겨내고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데요.

[정명 수력발전건설사업소 지배인 : "오늘 우리 사업소 전체 일꾼들과 종업원들은 지난 기간 어랑천 발전소 건설을 끝낸 그 기세를 조금도 늦추지 않고 단천 발전소 1단계 공사를 최단기간에 끝내는 데 모든 힘을 다해나가겠습니다."]

북한 당국은 자연재해 속에도 이뤄낸 어랑천 발전소 소식을 지속적으로 알리며 주민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내부 결속을 높이는데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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