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마일리지 ‘적립률 0.5%’…코레일 꼼수 통했나

입력 2022.10.14 (21:35) 수정 2022.10.1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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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누적 이용객 9억 명... 개통 18년이 지난 KTX의 성적입니다.

할인과 적립 제도가 있어 돌려받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그런데 이 혜택들이 언제부턴가 슬그머니 사라지고 있었다는 사실, 아셨는지요?

먼저 '이용금액 5% 적립제', 보겠습니다.

2013년 폐지되고 누적할인 방식으로 바뀌면서, 1년에 83억 원에 달하는 할인 혜택이 사라졌습니다.

나중에 'SRT'라는 경쟁자가 생기자, 3년 만에 적립제를 부활시켰습니다.

'주중 할인, 역방향 할인', 이것도 없어졌습니다.

대신, 승객이 많이 없을 때는 요금을 깎아준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코레일은 1년 만에 600 억 원 넘게 더 벌어들였습니다.

'혜택'은 줄였지만 '수수료'는 또 만들었죠?

표를 바꾸려면 일단 취소하고 다시 사게 했는데 이 때 수수료를 물려서, 1년에 백 억 원 넘게 벌었습니다.

또 지난해부터는 마일리지 적립 '방식'을 바꿨는데, 이게 적립율 자체를 뚝 떨어뜨렸다고 합니다.

이 문제 문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표를 살 때나, 기차역에서 물건을 살 때, KTX 마일리지는 현금처럼 쓸 수 있습니다.

[김정빈/경북 포항시 : "KTX를 자주 이용하다 보니까 5%면 활용하기 좋은 정도의 마일리지가 적립이 되는 것 같아요."]

표값의 5% 정도가, 표를 '산' 사람에게 적립됐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턴 구매자 아닌 '탑승자'들이 나눠갖는 걸로 바뀌었습니다.

가령, 서울에서 부산까지 4명이 여행할 경우, 마일리지는 만 2천 원 정도가 발생합니다.

예전에는 이게 표값을 낸 예약자에게 돌아갔는데, 이제는 탑승자 모두가 3천 원씩 가져간다는 겁니다.

코레일 측은 '여러 사람에게 혜택을 주려는 거'라고 했습니다.

문제는, 까다로운 절차입니다.

코레일 앱에서 '동행자 적립'을 클릭하고, 이름과 회원번호 등을 넣는데, '예약했던 사람'의 개인정보를 다른 사람들이 입력하는 겁니다.

이어서 탑승자 본인 표의 승차권 번호까지 넣어야 합니다.

[허예은·김성희/울산 중구 : "(만약 내가 적립을 해야 된다면 하실 것 같으세요?) 저는 안 할 것 같아요. 뭔가 좀 번거로울 것 같아서..."]

노인이나 어린이들에겐 특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시행 아홉 달이 지나도록 이 제도를 이용하는 비율, 채 1%가 안 되고, 그렇게 미적립된 금액은 115억 원대에 이릅니다.

[민홍철/국회 국토위원회 위원 : "코레일이 이 적립된 마일리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립 안 된 동행자 마일리지는 1년이 지나면 아예 사라집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노동수/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그래픽:서수민 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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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X 마일리지 ‘적립률 0.5%’…코레일 꼼수 통했나
    • 입력 2022-10-14 21:35:41
    • 수정2022-10-14 22:14:59
    뉴스 9
[앵커]

누적 이용객 9억 명... 개통 18년이 지난 KTX의 성적입니다.

할인과 적립 제도가 있어 돌려받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그런데 이 혜택들이 언제부턴가 슬그머니 사라지고 있었다는 사실, 아셨는지요?

먼저 '이용금액 5% 적립제', 보겠습니다.

2013년 폐지되고 누적할인 방식으로 바뀌면서, 1년에 83억 원에 달하는 할인 혜택이 사라졌습니다.

나중에 'SRT'라는 경쟁자가 생기자, 3년 만에 적립제를 부활시켰습니다.

'주중 할인, 역방향 할인', 이것도 없어졌습니다.

대신, 승객이 많이 없을 때는 요금을 깎아준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코레일은 1년 만에 600 억 원 넘게 더 벌어들였습니다.

'혜택'은 줄였지만 '수수료'는 또 만들었죠?

표를 바꾸려면 일단 취소하고 다시 사게 했는데 이 때 수수료를 물려서, 1년에 백 억 원 넘게 벌었습니다.

또 지난해부터는 마일리지 적립 '방식'을 바꿨는데, 이게 적립율 자체를 뚝 떨어뜨렸다고 합니다.

이 문제 문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표를 살 때나, 기차역에서 물건을 살 때, KTX 마일리지는 현금처럼 쓸 수 있습니다.

[김정빈/경북 포항시 : "KTX를 자주 이용하다 보니까 5%면 활용하기 좋은 정도의 마일리지가 적립이 되는 것 같아요."]

표값의 5% 정도가, 표를 '산' 사람에게 적립됐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턴 구매자 아닌 '탑승자'들이 나눠갖는 걸로 바뀌었습니다.

가령, 서울에서 부산까지 4명이 여행할 경우, 마일리지는 만 2천 원 정도가 발생합니다.

예전에는 이게 표값을 낸 예약자에게 돌아갔는데, 이제는 탑승자 모두가 3천 원씩 가져간다는 겁니다.

코레일 측은 '여러 사람에게 혜택을 주려는 거'라고 했습니다.

문제는, 까다로운 절차입니다.

코레일 앱에서 '동행자 적립'을 클릭하고, 이름과 회원번호 등을 넣는데, '예약했던 사람'의 개인정보를 다른 사람들이 입력하는 겁니다.

이어서 탑승자 본인 표의 승차권 번호까지 넣어야 합니다.

[허예은·김성희/울산 중구 : "(만약 내가 적립을 해야 된다면 하실 것 같으세요?) 저는 안 할 것 같아요. 뭔가 좀 번거로울 것 같아서..."]

노인이나 어린이들에겐 특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시행 아홉 달이 지나도록 이 제도를 이용하는 비율, 채 1%가 안 되고, 그렇게 미적립된 금액은 115억 원대에 이릅니다.

[민홍철/국회 국토위원회 위원 : "코레일이 이 적립된 마일리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립 안 된 동행자 마일리지는 1년이 지나면 아예 사라집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노동수/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그래픽:서수민 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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