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계열사 사고 기계 안전검사 대상 아니었다”…혼합기 관련 17명 숨져

입력 2022.10.19 (06:26) 수정 2022.10.1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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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SPC 계열사 공장에서 20대 여성이 소스를 혼합하는 작업을 하다 기계에 끼여 숨진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죠.

KBS가 확인해보니 이런 혼합 기계에서 끼임 사고를 당해 숨진 노동자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5년 동안 무려 17명의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위험한 장비인 혼합기는 정부의 안전검사 대상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5일 SPC 계열사 공장에서 20대 여성이 샌드위치 소스를 섞는 혼합기에 몸이 끼여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고가 난 혼합기는 끼임 방지를 위한 덮개.

덮개가 열리면 자동으로 멈추는 장치 모두 없어 안전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왜 아무런 제재 없이 사용돼 왔을까?

산업안전보건법은 위험한 기계에 대해선 안전에 관한 성능이 기준에 적합한지 2년마다 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정한 위험 기계는 프레스와 컨베이어 등 15가집니다.

여기에 혼합기는 빠져있습니다.

안전검사 대상이 아니다 보니 사업장에서 기준에 미달한 혼합기를 그대로 써 왔던 겁니다.

[문길주/전남노동권익센터 센터장 : "대부분 혼합기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50인 미만 사업장들이 많습니다. 김치 공장, 다음에 만두, 식료품 공장... 안전교육이나 이런 것들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태입니다."]

혼합기를 제조하는 업체에는 기계가 안전기준에 부합하는지 신고할 의무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의무화 돼 그 이전에 제작된 기계는 관리가 안 되는 상황입니다.

[안전 검사 기관 관계자/음성변조 : "2010년도 설비 같은 경우에는 당연히 (안전장치가) 없을 수 있는 거고요. 그거에 대해 제재할 방법이 딱히 없는 게 2013년 이전 거에 대해서 소급 적용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모든 기계를 안전검사 대상에 넣을 순 없다며 사고 빈도와 상해 정도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혼합기 끼임 사고로 숨진 노동자는 얼마나 될까?

KBS 취재 결과 최근 5년간 17명이 숨진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다섯 명은 식품 가공용 혼합기에 나머지는 콘크리트 반죽 등에 쓰이는 건설용 혼합기에 끼여 숨진 걸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식품 가공용 혼합기 사고의 경우 두 건은 이번 사고처럼 덮개가 없거나 자동 멈춤 장치가 없어 생긴 사고였습니다.

안전보건공단은 연구보고서에서 혼합기를 안전검사 검토 대상에 넣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고석훈 노경일 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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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C 계열사 사고 기계 안전검사 대상 아니었다”…혼합기 관련 17명 숨져
    • 입력 2022-10-19 06:26:59
    • 수정2022-10-19 10: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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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SPC 계열사 공장에서 20대 여성이 소스를 혼합하는 작업을 하다 기계에 끼여 숨진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죠.

KBS가 확인해보니 이런 혼합 기계에서 끼임 사고를 당해 숨진 노동자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5년 동안 무려 17명의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위험한 장비인 혼합기는 정부의 안전검사 대상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5일 SPC 계열사 공장에서 20대 여성이 샌드위치 소스를 섞는 혼합기에 몸이 끼여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고가 난 혼합기는 끼임 방지를 위한 덮개.

덮개가 열리면 자동으로 멈추는 장치 모두 없어 안전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왜 아무런 제재 없이 사용돼 왔을까?

산업안전보건법은 위험한 기계에 대해선 안전에 관한 성능이 기준에 적합한지 2년마다 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정한 위험 기계는 프레스와 컨베이어 등 15가집니다.

여기에 혼합기는 빠져있습니다.

안전검사 대상이 아니다 보니 사업장에서 기준에 미달한 혼합기를 그대로 써 왔던 겁니다.

[문길주/전남노동권익센터 센터장 : "대부분 혼합기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50인 미만 사업장들이 많습니다. 김치 공장, 다음에 만두, 식료품 공장... 안전교육이나 이런 것들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태입니다."]

혼합기를 제조하는 업체에는 기계가 안전기준에 부합하는지 신고할 의무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의무화 돼 그 이전에 제작된 기계는 관리가 안 되는 상황입니다.

[안전 검사 기관 관계자/음성변조 : "2010년도 설비 같은 경우에는 당연히 (안전장치가) 없을 수 있는 거고요. 그거에 대해 제재할 방법이 딱히 없는 게 2013년 이전 거에 대해서 소급 적용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모든 기계를 안전검사 대상에 넣을 순 없다며 사고 빈도와 상해 정도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혼합기 끼임 사고로 숨진 노동자는 얼마나 될까?

KBS 취재 결과 최근 5년간 17명이 숨진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다섯 명은 식품 가공용 혼합기에 나머지는 콘크리트 반죽 등에 쓰이는 건설용 혼합기에 끼여 숨진 걸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식품 가공용 혼합기 사고의 경우 두 건은 이번 사고처럼 덮개가 없거나 자동 멈춤 장치가 없어 생긴 사고였습니다.

안전보건공단은 연구보고서에서 혼합기를 안전검사 검토 대상에 넣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고석훈 노경일 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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