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한 마리에 ‘130만 원’…잡히면 버린다던 생선이었는데?

입력 2022.10.25 (18:01) 수정 2022.10.2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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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콕입니다.

코를 찌르는 알싸한 향, 혀에 착 감기는 맛, 잘 삭혀진 홍어 한 점이 선사하는 '경지'입니다.

처음 접해보는 사람은 특유의 냄새와 자극에 기겁을 하기도 하지만, 제대로 빠지면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는다는 별미, '홍어'입니다.

특히 삶은 돼지고기와 묵은지를 삭힌 홍어와 함께 먹는 ‘삼합’은 대체불가 별미입니다.

[장민호 : "(코) 막혔을 때 극약 처방같이 한 점 먹으면 확 뚫릴 것 같은데?"]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으로 더 주목받게 된 생선이죠.

영화에선 홍어가 너무 많이 잡혀 '잡히면 버리는' 생선으로 묘사되지만, 현실은 정 반대입니다.

홍어는, 전남 신안의 흑산도산을 으뜸으로 치는데요.

껍질이 얇고 부드러워 최상품 대접을 받습니다.

신안이 고향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흑산도 홍어를 공수해서 먹곤 했답니다.

선도 유지를 위해, 미끼를 쓰지 않고 수백개 낚싯바늘로만 하는 흑산도의 홍어잡이는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도 지정돼 있습니다.

홍어는 원래 서민들이 막걸리와 함께 즐기던 음식이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귀한 몸이 됐습니다.

흑산도산 홍어는 마리당 소매가가 40만 원에서 최고 130만원을 호가하는데요.

이런 흑산도의 아성에 도전장을 낸 곳이 있으니, 전라북도 군산입니다.

군산의 홍어 어획량은 2017년 4톤 정도에서 지난해 1,417톤으로 수백 배나 급증했습니다.

전국 어획량의 45% 수준으로, 흑산도가 있는 신안보다도 3배 가량 더 많습니다.

2020년 신안의 어획량을 처음 앞지른 이후 계속 격차를 벌리고 있습니다.

바닷물의 수온이 오르며 난류성 어종인 홍어의 서식지가 군산까지 북상한 걸로 추정됩니다.

이 때를 놓칠세라, 이른바 '군산 홍어 시대'를 열기 위해 전라북도와 군산시는 홍어 특화 상품 개발을 추진 중인데요.

원조 자리를 위협받는 전라남도 신안군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는 분위깁니다.

신안은 군산과 달리 홍어 어획량 제한의 적용을 받고 있는데요.

지난 24일에 열린 전남도의회 토론회에서, 정부에 '홍어 어획량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구하면서, 전라남도와 전라북도 간의 자존심 경쟁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깁니다.

전라도에는 ‘날씨가 추우면 홍어 생각, 따뜻하면 굴비 생각'이라는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홍어는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 말부터 3월까지가 성수기인데요.

코를 비롯해 뱃살, 뽈살, 꼬리살까지 하나도 버릴 게 없습니다.

그리고 맛을 아는 사람은 홍어애, 간을 꼭 찾습니다.

보드라운 순두부처럼 입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독특한 식감 때문에 '참치 뱃살'에 비견되기도 합니다.

홍어 구입 시에는 유의할 게 있는데요.

수입산 또는 모양이 비슷한 가오리를 국내산 홍어로 속여 파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입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흑산도 홍어 감별법까지 내놓았을 정도입니다.

진짜 홍어 맛 보고 싶으시다고요?

그렇다면 이 것 정도는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홍어는 마름모꼴에, 코가 길고 뾰족한 반면 가오리는 원형 또는 오각형에, 코가 짧고 비교적 둥그스름하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ET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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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한 마리에 ‘130만 원’…잡히면 버린다던 생선이었는데?
    • 입력 2022-10-25 18:01:35
    • 수정2022-10-25 18:12:43
    통합뉴스룸ET
이어서 ET콕입니다.

코를 찌르는 알싸한 향, 혀에 착 감기는 맛, 잘 삭혀진 홍어 한 점이 선사하는 '경지'입니다.

처음 접해보는 사람은 특유의 냄새와 자극에 기겁을 하기도 하지만, 제대로 빠지면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는다는 별미, '홍어'입니다.

특히 삶은 돼지고기와 묵은지를 삭힌 홍어와 함께 먹는 ‘삼합’은 대체불가 별미입니다.

[장민호 : "(코) 막혔을 때 극약 처방같이 한 점 먹으면 확 뚫릴 것 같은데?"]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으로 더 주목받게 된 생선이죠.

영화에선 홍어가 너무 많이 잡혀 '잡히면 버리는' 생선으로 묘사되지만, 현실은 정 반대입니다.

홍어는, 전남 신안의 흑산도산을 으뜸으로 치는데요.

껍질이 얇고 부드러워 최상품 대접을 받습니다.

신안이 고향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흑산도 홍어를 공수해서 먹곤 했답니다.

선도 유지를 위해, 미끼를 쓰지 않고 수백개 낚싯바늘로만 하는 흑산도의 홍어잡이는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도 지정돼 있습니다.

홍어는 원래 서민들이 막걸리와 함께 즐기던 음식이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귀한 몸이 됐습니다.

흑산도산 홍어는 마리당 소매가가 40만 원에서 최고 130만원을 호가하는데요.

이런 흑산도의 아성에 도전장을 낸 곳이 있으니, 전라북도 군산입니다.

군산의 홍어 어획량은 2017년 4톤 정도에서 지난해 1,417톤으로 수백 배나 급증했습니다.

전국 어획량의 45% 수준으로, 흑산도가 있는 신안보다도 3배 가량 더 많습니다.

2020년 신안의 어획량을 처음 앞지른 이후 계속 격차를 벌리고 있습니다.

바닷물의 수온이 오르며 난류성 어종인 홍어의 서식지가 군산까지 북상한 걸로 추정됩니다.

이 때를 놓칠세라, 이른바 '군산 홍어 시대'를 열기 위해 전라북도와 군산시는 홍어 특화 상품 개발을 추진 중인데요.

원조 자리를 위협받는 전라남도 신안군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는 분위깁니다.

신안은 군산과 달리 홍어 어획량 제한의 적용을 받고 있는데요.

지난 24일에 열린 전남도의회 토론회에서, 정부에 '홍어 어획량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구하면서, 전라남도와 전라북도 간의 자존심 경쟁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깁니다.

전라도에는 ‘날씨가 추우면 홍어 생각, 따뜻하면 굴비 생각'이라는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홍어는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 말부터 3월까지가 성수기인데요.

코를 비롯해 뱃살, 뽈살, 꼬리살까지 하나도 버릴 게 없습니다.

그리고 맛을 아는 사람은 홍어애, 간을 꼭 찾습니다.

보드라운 순두부처럼 입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독특한 식감 때문에 '참치 뱃살'에 비견되기도 합니다.

홍어 구입 시에는 유의할 게 있는데요.

수입산 또는 모양이 비슷한 가오리를 국내산 홍어로 속여 파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입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흑산도 홍어 감별법까지 내놓았을 정도입니다.

진짜 홍어 맛 보고 싶으시다고요?

그렇다면 이 것 정도는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홍어는 마름모꼴에, 코가 길고 뾰족한 반면 가오리는 원형 또는 오각형에, 코가 짧고 비교적 둥그스름하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ET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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