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폐기 LCD 신품으로 둔갑

입력 2004.03.27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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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동차에 TV 설치하려는 분들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자칫하면 수십만원씩 내고 중고 TV를 속아서 사게 된다고 합니다.
기동취재부 이석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차량용 전자제품을 주로 파는 매장입니다.
종업원이 30만원짜리 새 액정이라며 차량용 TV 판매에 열을 올립니다.
⊙판매업자: 새 액정을 일정 크기로 잘라서 만들지 재생 같은 건 안 사요.
그러면 저걸 누가 사요?
⊙기자: 과연 그런지 제조회사를 찾아가 봤습니다.
공장 한쪽에는 LCD 수백개가 비닐에 싸여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도 중고 LCD입니다.
비닐을 뜯어내자 그제서야 중고라고 실토합니다.
⊙제조업체 관계자: 일본 슬롯머신에 장착했던 것인데 폐기됐던 걸 모아놨다가 수입업자 통해서 (들여옵니다.)
⊙기자: 이 업체는 재생액정 화면을 대충 닦은 뒤 그대로 차량용 TV에 장착해 왔습니다.
⊙조유원(MAIN-LCD 대표): 내종가가 상당히 올라가기 때문에 램프를 안 갈고 세척이 안 된 상태에서 제조가 되기 때문에 문제가 좀 심각한 것 같습니다.
⊙기자: 그런데도 버젓이 새 제품으로 팔아왔습니다.
⊙판매업자: 재생이라고 굳이 얘기 안 하죠.
재성이라고 얘기해서 재생이라고 얘기하면 사람들이 일단 안 사니까...
⊙기자: 이 재생 LCD를 분해해 봤습니다.
화질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백라이트 끝부분이 새카맣게 변했습니다.
이미 일본에서 18개월 이상 사용됐기 때문입니다.
새 LCD와 성능을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커집니다.
새 제품의 화면 밝기가 218룩스인데 비해 재생용은 159룩스에 불과합니다.
⊙최창락(한국전기전자시험연구원 팀장): 이미 열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백라이트의 열화, 액정열화 등으로 인하여 화질이 떨어지고 수명이 단축될 수 있습니다.
⊙기자: 게다가 재생액정 화면은 1년쯤 지나면 백화현상으로 화면이 거의 나타나지 않게 됩니다.
이런 재생액정화면이 개당 평균 6, 7만원에 수입돼 30만원짜리 새 차량용 TV로 둔갑해 온 것입니다.
⊙제조업체 관계자: 전문가가 아닌 이상은 모르거든요.
소비자들을 어떻게 보면 속이는 거지요. 업계에서는 8, 90%가 재생 패널을 쓴다고 보거든요.
⊙기자: 일본에서 폐기 처분된 LCD가 지난해에만 20여 만개나 수입됐습니다.
현장추적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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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폐기 LCD 신품으로 둔갑
    • 입력 2004-03-27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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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동차에 TV 설치하려는 분들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자칫하면 수십만원씩 내고 중고 TV를 속아서 사게 된다고 합니다. 기동취재부 이석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차량용 전자제품을 주로 파는 매장입니다. 종업원이 30만원짜리 새 액정이라며 차량용 TV 판매에 열을 올립니다. ⊙판매업자: 새 액정을 일정 크기로 잘라서 만들지 재생 같은 건 안 사요. 그러면 저걸 누가 사요? ⊙기자: 과연 그런지 제조회사를 찾아가 봤습니다. 공장 한쪽에는 LCD 수백개가 비닐에 싸여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도 중고 LCD입니다. 비닐을 뜯어내자 그제서야 중고라고 실토합니다. ⊙제조업체 관계자: 일본 슬롯머신에 장착했던 것인데 폐기됐던 걸 모아놨다가 수입업자 통해서 (들여옵니다.) ⊙기자: 이 업체는 재생액정 화면을 대충 닦은 뒤 그대로 차량용 TV에 장착해 왔습니다. ⊙조유원(MAIN-LCD 대표): 내종가가 상당히 올라가기 때문에 램프를 안 갈고 세척이 안 된 상태에서 제조가 되기 때문에 문제가 좀 심각한 것 같습니다. ⊙기자: 그런데도 버젓이 새 제품으로 팔아왔습니다. ⊙판매업자: 재생이라고 굳이 얘기 안 하죠. 재성이라고 얘기해서 재생이라고 얘기하면 사람들이 일단 안 사니까... ⊙기자: 이 재생 LCD를 분해해 봤습니다. 화질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백라이트 끝부분이 새카맣게 변했습니다. 이미 일본에서 18개월 이상 사용됐기 때문입니다. 새 LCD와 성능을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커집니다. 새 제품의 화면 밝기가 218룩스인데 비해 재생용은 159룩스에 불과합니다. ⊙최창락(한국전기전자시험연구원 팀장): 이미 열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백라이트의 열화, 액정열화 등으로 인하여 화질이 떨어지고 수명이 단축될 수 있습니다. ⊙기자: 게다가 재생액정 화면은 1년쯤 지나면 백화현상으로 화면이 거의 나타나지 않게 됩니다. 이런 재생액정화면이 개당 평균 6, 7만원에 수입돼 30만원짜리 새 차량용 TV로 둔갑해 온 것입니다. ⊙제조업체 관계자: 전문가가 아닌 이상은 모르거든요. 소비자들을 어떻게 보면 속이는 거지요. 업계에서는 8, 90%가 재생 패널을 쓴다고 보거든요. ⊙기자: 일본에서 폐기 처분된 LCD가 지난해에만 20여 만개나 수입됐습니다. 현장추적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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