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세요! 사람이 죽어요!”…현장 경찰들은 고군분투

입력 2022.11.02 (00:02) 수정 2022.11.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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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참사에 있어 경찰 조직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못했음은 경찰 스스로가 오늘 인정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경찰 책임 라인의 오판과는 별개로, 이태원 '현장'에 있었던 일선 경찰들은 그야말로 '사투'를 벌였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려고 목이 터져라 외쳤던 어느 경찰관의 고군분투가 보는 이들을 숙연케 했습니다.

이호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참사 발생지 인근으로 추정되는 장소.

한 경찰관이 고함을 치며 현장을 통제해보려 합니다.

[경찰관 : "다 이동하세요! 멀뚱멀뚱 보고 있지 말고, 그만 돌아가세요!"]

확성기 없는 외침은 주변 음악에 묻히고, 보행자들 대부분은 가던 길을 갔습니다.

다급해진 경찰관의 입에선 '제발'이라는 호소까지 나옵니다.

[경찰관 :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상황이 본격적으로 악화 되자, 더 높은 곳에 올라가 절규하듯 외칩니다.

[경찰관 : "여러분, 사람이 죽고 있어요! 다 이쪽으로! 이쪽으로 (가세요), 사람이 죽고 있어요!"]

상당 시간 계속됐을 이 '고군분투'를 선명히 기억하는 시민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현장 목격자 : "경찰분 한 분께서 비좁은 틈을 가로지르면서 소리를 엄청 지르시면서, 앞으로 가면 안 된다고 뒤로 이제 가셔야 된다고..."]

해당 동영상은 어제(31일) 온라인에 올라왔고 시민들에게 큰 울림을 줬습니다.

'이 분 덕에 반대 방향으로 갈 수 있었다', '많은 생명을 살렸다', '진정한 영웅이다' 감사 댓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 경찰관 말고도 참사 현장에 몸을 던졌던 경찰·소방관들은 많습니다.

상당수는 '트라우마'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숨을 거두는 사람과 이미 숨져있는 시신들을 무수히 맞닥뜨렸을 충격, 경찰이라고 일반 시민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현장에 있던 경찰 대부분이 취재진 앞에서 말을 아꼈고, 노출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용산 지역 경찰관 : "인터뷰하라고 하면 할 말은 많겠지만 알잖아요. 그냥 말 못하는 거..."]

참사의 책임을 규명하는 일은 언제나 뼈아픈 숙제로 남습니다.

그러나 참사의 규모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데 기여한 사람들도 있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영상편집:안영아/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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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와주세요! 사람이 죽어요!”…현장 경찰들은 고군분투
    • 입력 2022-11-02 00:02:32
    • 수정2022-11-02 00: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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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참사에 있어 경찰 조직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못했음은 경찰 스스로가 오늘 인정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경찰 책임 라인의 오판과는 별개로, 이태원 '현장'에 있었던 일선 경찰들은 그야말로 '사투'를 벌였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려고 목이 터져라 외쳤던 어느 경찰관의 고군분투가 보는 이들을 숙연케 했습니다.

이호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참사 발생지 인근으로 추정되는 장소.

한 경찰관이 고함을 치며 현장을 통제해보려 합니다.

[경찰관 : "다 이동하세요! 멀뚱멀뚱 보고 있지 말고, 그만 돌아가세요!"]

확성기 없는 외침은 주변 음악에 묻히고, 보행자들 대부분은 가던 길을 갔습니다.

다급해진 경찰관의 입에선 '제발'이라는 호소까지 나옵니다.

[경찰관 :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상황이 본격적으로 악화 되자, 더 높은 곳에 올라가 절규하듯 외칩니다.

[경찰관 : "여러분, 사람이 죽고 있어요! 다 이쪽으로! 이쪽으로 (가세요), 사람이 죽고 있어요!"]

상당 시간 계속됐을 이 '고군분투'를 선명히 기억하는 시민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현장 목격자 : "경찰분 한 분께서 비좁은 틈을 가로지르면서 소리를 엄청 지르시면서, 앞으로 가면 안 된다고 뒤로 이제 가셔야 된다고..."]

해당 동영상은 어제(31일) 온라인에 올라왔고 시민들에게 큰 울림을 줬습니다.

'이 분 덕에 반대 방향으로 갈 수 있었다', '많은 생명을 살렸다', '진정한 영웅이다' 감사 댓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 경찰관 말고도 참사 현장에 몸을 던졌던 경찰·소방관들은 많습니다.

상당수는 '트라우마'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숨을 거두는 사람과 이미 숨져있는 시신들을 무수히 맞닥뜨렸을 충격, 경찰이라고 일반 시민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현장에 있던 경찰 대부분이 취재진 앞에서 말을 아꼈고, 노출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용산 지역 경찰관 : "인터뷰하라고 하면 할 말은 많겠지만 알잖아요. 그냥 말 못하는 거..."]

참사의 책임을 규명하는 일은 언제나 뼈아픈 숙제로 남습니다.

그러나 참사의 규모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데 기여한 사람들도 있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영상편집:안영아/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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