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마음기록]② “꽃에 손대는 것조차 미안해”…‘미안’ 천여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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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역 1번 출구는 상징적 공간이 됐습니다. 시민들이 남긴 추모 쪽지로 가득합니다. KBS는 거기에 담긴 시민들의 마음을 기록화하기로 했습니다. 쪽지는 줄잡아 6천6백여 장(11월 25일 현재)에 이릅니다. 내용을 키워드로 분석했고, 소개할 만한 쪽지를 추렸습니다. 3편의 기사로 정리합니다.
[그 마음을 기록합니다 2편] "꽃에 손대는 것조차 미안해"…'미안' 천여 번
"포개져 있는 꽃조차 미안한 마음이 들어 차마 손대지 못합니다. 미안합니다. 영면하소서."
꽃을 손대는 것조차 미안하다는 이들. 추모공간을 찾은 추모객들이었습니다.
KBS가 분석한 추모 쪽지 2,872장. 그 중 '미안'과 '죄송', 이 두 단어는 1,102차례나 언급됐습니다. 가장 많이 나왔던 '명복'을 넘어서는 수였습니다. 시민들이 이렇게 미안해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연관 기사]
이태원, 6천6백 장의 쪽지…그 마음 이어가려면 (2022.11.28. 뉴스9)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611705
[그마음기록]① “답답했을 테니 포옹 대신…” 추모 마저 조심스러웠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615029
■ '지.못.미' 가장 많았던 키워드
지켜주지 못해서, 함께하지 못해서 시민들은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날 현장에서 발 벗고 뛴 구조자들조차 더 많은 이들을 구해내지 못했다며 고통스러워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며, 또다시 청년들을 지켜내지 못했음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안전하지 못한 사회를 만들어 미안하다는 '어른'들의 외침은 92차례나 나왔습니다.
이곳을 찾은 한 추모객은 "이 사회가 고마운 여러분을 힘들게 하는 것만 같다"며,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 죄송할 따름"이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은 어디에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미안함'을 이야기하는 한 달 동안, 관계 기관 중 누구 하나도 '책임'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책임져야 할 이들이 책임을 지려 하지 않자, 시민들의 외침은 누구의 책임인지 밝혀내야 한다는 '진상 규명'으로 이어졌습니다.
경찰과 지자체, 행정안전부와 정부까지 '시민의 안전'에 책임이 있음에도, 떠넘기는 이들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가 줄줄이 나왔습니다.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또 다른 참사가 재발되지 않게 하려고 추모객들은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찾았습니다. 시민들은 그날의 참사 '책임'이 누구에게 있었는지, 정부에게 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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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마음기록]② “꽃에 손대는 것조차 미안해”…‘미안’ 천여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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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12-03 08:00:18
- 수정2022-12-03 08:01:00
"포개져 있는 꽃조차 미안한 마음이 들어 차마 손대지 못합니다. 미안합니다. 영면하소서."
꽃을 손대는 것조차 미안하다는 이들. 추모공간을 찾은 추모객들이었습니다.
KBS가 분석한 추모 쪽지 2,872장. 그 중 '미안'과 '죄송', 이 두 단어는 1,102차례나 언급됐습니다. 가장 많이 나왔던 '명복'을 넘어서는 수였습니다. 시민들이 이렇게 미안해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연관 기사]
이태원, 6천6백 장의 쪽지…그 마음 이어가려면 (2022.11.28. 뉴스9)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611705
[그마음기록]① “답답했을 테니 포옹 대신…” 추모 마저 조심스러웠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615029
■ '지.못.미' 가장 많았던 키워드
지켜주지 못해서, 함께하지 못해서 시민들은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날 현장에서 발 벗고 뛴 구조자들조차 더 많은 이들을 구해내지 못했다며 고통스러워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며, 또다시 청년들을 지켜내지 못했음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안전하지 못한 사회를 만들어 미안하다는 '어른'들의 외침은 92차례나 나왔습니다.
이곳을 찾은 한 추모객은 "이 사회가 고마운 여러분을 힘들게 하는 것만 같다"며,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 죄송할 따름"이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은 어디에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미안함'을 이야기하는 한 달 동안, 관계 기관 중 누구 하나도 '책임'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책임져야 할 이들이 책임을 지려 하지 않자, 시민들의 외침은 누구의 책임인지 밝혀내야 한다는 '진상 규명'으로 이어졌습니다.
경찰과 지자체, 행정안전부와 정부까지 '시민의 안전'에 책임이 있음에도, 떠넘기는 이들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가 줄줄이 나왔습니다.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또 다른 참사가 재발되지 않게 하려고 추모객들은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찾았습니다. 시민들은 그날의 참사 '책임'이 누구에게 있었는지, 정부에게 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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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주 기자 sey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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