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선수 병역 기피 고질화

⊙앵커: 이번 병역비리는 연루자 규모도 규모지만 수법이 새롭고 치밀한 점이 특징입니다.
선수들이 왜 이렇게 병역비리 유혹에 손쉽게 빠져들까요, 원종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기량이 절정에 오른 젊은 선수들에게 군입대는 운동을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보통 길어야 10년인 선수생명 가운데 2년이 넘는 기간은 너무나 큰 공백이기 때문입니다.
⊙조진호(프로 야구 선수): 저는 꿈이 있었는데 그 꿈을 유혹이 왔어요, 옆에서 와 가지고 뿌리치기가 힘들더라고요.
⊙기자: 군팀인 상무에 입대하면 운동은 계속할 수 있지만 들어가기부터 쉽지 않습니다.
매년 프로에 데뷔하는 신인 선수들은 70명이 넘는데 상무에는 10명 정도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운 좋게 상무에 입대해도 문제는 여전히 남습니다.
몸값이 수십억원씩 치솟는 자유계약 선수가 되기까지 9년, 여기에 군대까지 더해 12년이 지나면 30살을 훌쩍 넘어 높은 몸값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야구 구단 관계자: 군대를 갔다 와서 3년 정도의 공백이 있다 보면 FA(자유 계약 선수) 선언할 때 훨씬 대우도 적게 받을 뿐만 아니라...
⊙기자: 병무청이 지난 97년 운동선수와 연예인 등에 대한 특별관리제도를 폐지한 것도 비리확산의 원인이 됐습니다.
⊙박희관(병무청 사무관): 특별관리대상자들의 신상 관계 자료를 관련 기관이나 단체로부터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또 일부에서는 특별관리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이런 지적이 있어서 폐지가 됐습니다.
⊙기자: 운동과 돈, 그리고 명예.
그 유혹을 물리치지 못하면서 야구선수들의 병역비리의 뿌리는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뉴스 원종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