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 뿐인 관광 특구 이태원

입력 2004.11.19 (22:02)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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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표적인 외국인 관광명소였던 서울 이태원이 그 명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태원의 쇠락, 그 원인을 김태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저녁 9시, 이태원 거리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특구지만 가게의 절반 정도는 문을 닫고 있습니다.
관광객보다도 순찰에 나선 주한미군이 더 눈에 띄일 정도입니다.
그나마 음식점이 영업을 하고 있을 뿐 밤 늦게까지 일한다는 노점상도 철시준비를 합니다.
일찌감치 문을 닫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 되었습니다.
⊙이태원 상인: 이제 9시인데, 안 돼요.
⊙기자: 손님이 그렇게 없어요?
⊙이태원 상인: 사람들은 있는데, 물건 사는 사람이 없어요.
⊙기자: 흥겨워야 할 거리 풍경도 쓸쓸합니다.
골목길에만 들어서면 가로등 보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국제적 쇼핑가라는 명성이 무색합니다.
⊙데릭(미국인): 골목길만 들어서면 조금 어두워지는데, 외국 쇼핑객들이 불안해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자: 이태원은 왜 이렇게 침체됐을까.
먼저 가짜 유명브랜드 제품에 안주해 유통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품질고급화를 게을리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태원만이 내세울 수 있고 자랑할 만한 상품을 찾는 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태원에서 살 수 있는 제품은 다른 시장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태원 상인: 동대문 제품 많이 가져오죠.
동대문 도매 시장이니까, 거기에서...
⊙기자: 인사동의 골동품, 동대문의 패션, 남대문의 재래시장처럼 각 지역별로 특유의 자랑거리가 있지만 이태원은 이른바 짝퉁제품의 인기가 시들하면서 이태원만의 정체성을 잃어버렸습니다.
이태원 상인들은 뒤늦게 가짜 복제품 판매도 자제하고 이태원축제를 여는 등 상권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신화옥(이태원관광특구연합 회장): 외국인들이 편하게 자기 환경을 쉽게 적응할 수 있다라는 점이 강점이었거든요.
그 부분에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상품으로 우리가 탈바꿈을 해야 하죠.
⊙기자: 지난 2001년 조사 때 외국 관광객이 가장 자주 찾는 관광지는 이태원이었습니다.
⊙최영민(숙명여대 문화관광학과 교수): 이태원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다국적 문화의 거리로서 인증될 수 있는 정책적 지원과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외국에 더 많이 알려져 있다는 이태원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다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KBS뉴스 김태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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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울 뿐인 관광 특구 이태원
    • 입력 2004-11-19 21:24:44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대표적인 외국인 관광명소였던 서울 이태원이 그 명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태원의 쇠락, 그 원인을 김태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저녁 9시, 이태원 거리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특구지만 가게의 절반 정도는 문을 닫고 있습니다. 관광객보다도 순찰에 나선 주한미군이 더 눈에 띄일 정도입니다. 그나마 음식점이 영업을 하고 있을 뿐 밤 늦게까지 일한다는 노점상도 철시준비를 합니다. 일찌감치 문을 닫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 되었습니다. ⊙이태원 상인: 이제 9시인데, 안 돼요. ⊙기자: 손님이 그렇게 없어요? ⊙이태원 상인: 사람들은 있는데, 물건 사는 사람이 없어요. ⊙기자: 흥겨워야 할 거리 풍경도 쓸쓸합니다. 골목길에만 들어서면 가로등 보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국제적 쇼핑가라는 명성이 무색합니다. ⊙데릭(미국인): 골목길만 들어서면 조금 어두워지는데, 외국 쇼핑객들이 불안해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자: 이태원은 왜 이렇게 침체됐을까. 먼저 가짜 유명브랜드 제품에 안주해 유통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품질고급화를 게을리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태원만이 내세울 수 있고 자랑할 만한 상품을 찾는 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태원에서 살 수 있는 제품은 다른 시장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태원 상인: 동대문 제품 많이 가져오죠. 동대문 도매 시장이니까, 거기에서... ⊙기자: 인사동의 골동품, 동대문의 패션, 남대문의 재래시장처럼 각 지역별로 특유의 자랑거리가 있지만 이태원은 이른바 짝퉁제품의 인기가 시들하면서 이태원만의 정체성을 잃어버렸습니다. 이태원 상인들은 뒤늦게 가짜 복제품 판매도 자제하고 이태원축제를 여는 등 상권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신화옥(이태원관광특구연합 회장): 외국인들이 편하게 자기 환경을 쉽게 적응할 수 있다라는 점이 강점이었거든요. 그 부분에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상품으로 우리가 탈바꿈을 해야 하죠. ⊙기자: 지난 2001년 조사 때 외국 관광객이 가장 자주 찾는 관광지는 이태원이었습니다. ⊙최영민(숙명여대 문화관광학과 교수): 이태원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다국적 문화의 거리로서 인증될 수 있는 정책적 지원과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외국에 더 많이 알려져 있다는 이태원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다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KBS뉴스 김태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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