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 슈바이처’ 60년 인술 휴진

입력 2004.12.31 (22:04)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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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생 의료봉사와 나눔의 삶을 실천해 온 상계동 슈바이처 김경희 박사가 이제 노환으로 인술을 펼칠 수 없게 됐습니다.
이충헌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주민들을 반갑게 맞았던 내과에는 휴진이라는 글씨와 함께 문이 닫혔습니다.
의원의 주인으로 60여 년 동안 인술을 펼쳤던 김경희 박사가 84살의 나이에 심장병까지 겹쳐 마침내 진료를 멈춘 것입니다.
⊙김경희(박사): 안타깝기는 하죠, 하고 싶죠.
그런데 원체 워낙 나이의 벽을 넘기 힘드네요.
⊙기자: 세브란스 의전을 졸업한 뒤 1984년 당시 서울의 대표적인 빈민촌이던 상계동에 터를 잡은 김 박사는 찾아오는 주민들에게 단돈 1000원만 받았고 심장병 무료수술에다 2000여 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습니다.
최근까지 직접 왕진가방을 들고 주민들을 찾아다녔고 어려운 이들에게는 생활비도 보조해 주던 김경희 박사, 주민들은 하늘이 무너진 듯합니다.
⊙강윤희(서울시 하계동): 저희들한테는 아주 큰 낭패예요.
한 75살만 됐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요.
⊙함월분(서울시 월계동): 참 고마웠습니다.
잊을 수가 없어요.
선생님이 내내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셔야 되는데...
⊙기자: 진료는 접었지만 아직도 하루 50여 명의 노인들에게 매일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는 등 김 박사의 사랑실천은 끝이 없습니다.
⊙김경희(박사): 결국 사람을 살려놓고 보자는 거지.
죽으면 안 된다.
그것이 더 지존하고 지고하다.
제일 귀한 거다.
⊙기자: KBS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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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계동 슈바이처’ 60년 인술 휴진
    • 입력 2004-12-31 21:46:37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평생 의료봉사와 나눔의 삶을 실천해 온 상계동 슈바이처 김경희 박사가 이제 노환으로 인술을 펼칠 수 없게 됐습니다. 이충헌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주민들을 반갑게 맞았던 내과에는 휴진이라는 글씨와 함께 문이 닫혔습니다. 의원의 주인으로 60여 년 동안 인술을 펼쳤던 김경희 박사가 84살의 나이에 심장병까지 겹쳐 마침내 진료를 멈춘 것입니다. ⊙김경희(박사): 안타깝기는 하죠, 하고 싶죠. 그런데 원체 워낙 나이의 벽을 넘기 힘드네요. ⊙기자: 세브란스 의전을 졸업한 뒤 1984년 당시 서울의 대표적인 빈민촌이던 상계동에 터를 잡은 김 박사는 찾아오는 주민들에게 단돈 1000원만 받았고 심장병 무료수술에다 2000여 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습니다. 최근까지 직접 왕진가방을 들고 주민들을 찾아다녔고 어려운 이들에게는 생활비도 보조해 주던 김경희 박사, 주민들은 하늘이 무너진 듯합니다. ⊙강윤희(서울시 하계동): 저희들한테는 아주 큰 낭패예요. 한 75살만 됐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요. ⊙함월분(서울시 월계동): 참 고마웠습니다. 잊을 수가 없어요. 선생님이 내내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셔야 되는데... ⊙기자: 진료는 접었지만 아직도 하루 50여 명의 노인들에게 매일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는 등 김 박사의 사랑실천은 끝이 없습니다. ⊙김경희(박사): 결국 사람을 살려놓고 보자는 거지. 죽으면 안 된다. 그것이 더 지존하고 지고하다. 제일 귀한 거다. ⊙기자: KBS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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