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과거’ 친일 영화 공개

입력 2005.02.28 (20:34) 수정 2005.02.2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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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시대 우리말로 제작된 친일영화들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앵커: 부끄러운 과거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과거이기도 한데요.
친일을 어떻게 부추겼는지 함께 보시겠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기자: 중일전쟁이 절정이던 1938년에 제작된 영화 군용열차.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군인열차의 정보를 중국에 넘긴 주인공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자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인터뷰: 동양 영원 평화를 위하여 내가 할 것까지 다 해 주게.
⊙기자: 서광재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황국신민의식과 동화공영을 강조한 첫 친일영화로 꼽힙니다.
1941년에 나온 집없는 천사는 한 구제사업가가 부랑아들을 바른길로 인도하는 내용의 계몽주의 영화입니다.
하지만 부랑아들이 가난과 폭력에서 벗어나 찾은 것은 다름아닌 황국신민의 길입니다.
⊙인터뷰: 우리는 대일본 제국의 신민이다.
⊙기자: 태평양전쟁이 일어나면서 친일영화는 그 제작의도를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냅니다.
안석영 감독의 1941년작 지원병은 일본군에 지원한 주인공을 영웅으로 그려내면서 젊은이들의 군입대를 강요합니다.
⊙김종원(영화 평론가): 일본 사람들은 조선인들에게까지도 전시동원령을 내리면서 영화를 교화의 수단으로 이용했던 것입니다.
⊙기자: 이들 친일영화와 함께 해방 뒤에 제작된 기록영화 4편도 새로 공개됐습니다.
격정적으로 연설하는 김 구 선생의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김구(광복 1주년 기념행사): 오늘은 우리 대한민족이 세계의 무대에로 발을 들여놓는 그런 날입니다.
⊙기자: 이외에도 1946년에 열린 야구대회와 사관학교 제1회 졸업식 장면 등 진귀한 역사기록들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습니다.
⊙한홍구(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 아마도 미군정이나 미군정의 후원을 받는 보수 우익쪽에서 제작한 것으로서 당시의 시대상황을 알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자료입니다.
⊙기자: 이번에 공개된 필름들은 지난해 말 중국과 일본에서 발견됐습니다.
⊙이효인(한국영상자료원 원장): 2004년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오래된 작품들을 확인하던 과정에서 동시에 그게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기자: 특히 지금까지 국내에 소장중이던 일제시대 영화는 불과 3편.
하지만 이번에 4편이 새로 발굴돼 모두 7편으로 늘었습니다.
⊙이미경(국회 문화관광위원장): 오늘의 우리가 어떻게 역사를 살아야 하는 것을 되새겨 보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기자: 이들 친일영화와 기록영화는 다음달 2일부터 사흘간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일반에 공개됩니다.
KBS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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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끄러운 과거’ 친일 영화 공개
    • 입력 2005-02-28 20:18:49
    • 수정2005-02-28 21:25:11
    뉴스타임
⊙앵커: 일제시대 우리말로 제작된 친일영화들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앵커: 부끄러운 과거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과거이기도 한데요. 친일을 어떻게 부추겼는지 함께 보시겠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기자: 중일전쟁이 절정이던 1938년에 제작된 영화 군용열차.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군인열차의 정보를 중국에 넘긴 주인공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자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인터뷰: 동양 영원 평화를 위하여 내가 할 것까지 다 해 주게. ⊙기자: 서광재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황국신민의식과 동화공영을 강조한 첫 친일영화로 꼽힙니다. 1941년에 나온 집없는 천사는 한 구제사업가가 부랑아들을 바른길로 인도하는 내용의 계몽주의 영화입니다. 하지만 부랑아들이 가난과 폭력에서 벗어나 찾은 것은 다름아닌 황국신민의 길입니다. ⊙인터뷰: 우리는 대일본 제국의 신민이다. ⊙기자: 태평양전쟁이 일어나면서 친일영화는 그 제작의도를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냅니다. 안석영 감독의 1941년작 지원병은 일본군에 지원한 주인공을 영웅으로 그려내면서 젊은이들의 군입대를 강요합니다. ⊙김종원(영화 평론가): 일본 사람들은 조선인들에게까지도 전시동원령을 내리면서 영화를 교화의 수단으로 이용했던 것입니다. ⊙기자: 이들 친일영화와 함께 해방 뒤에 제작된 기록영화 4편도 새로 공개됐습니다. 격정적으로 연설하는 김 구 선생의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김구(광복 1주년 기념행사): 오늘은 우리 대한민족이 세계의 무대에로 발을 들여놓는 그런 날입니다. ⊙기자: 이외에도 1946년에 열린 야구대회와 사관학교 제1회 졸업식 장면 등 진귀한 역사기록들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습니다. ⊙한홍구(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 아마도 미군정이나 미군정의 후원을 받는 보수 우익쪽에서 제작한 것으로서 당시의 시대상황을 알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자료입니다. ⊙기자: 이번에 공개된 필름들은 지난해 말 중국과 일본에서 발견됐습니다. ⊙이효인(한국영상자료원 원장): 2004년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오래된 작품들을 확인하던 과정에서 동시에 그게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기자: 특히 지금까지 국내에 소장중이던 일제시대 영화는 불과 3편. 하지만 이번에 4편이 새로 발굴돼 모두 7편으로 늘었습니다. ⊙이미경(국회 문화관광위원장): 오늘의 우리가 어떻게 역사를 살아야 하는 것을 되새겨 보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기자: 이들 친일영화와 기록영화는 다음달 2일부터 사흘간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일반에 공개됩니다. KBS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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