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1234 등록금도 투자

입력 2000.04.02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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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훈 앵커 :
상아탑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셀러리맨들의 주식투자 열풍이 대학까지 확산되면서 학생
들이 등록금을 날리거나 휴학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배종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배종호 기자 :
오전 11시, 서울시내 대학가의 한 PC방입니다. 주식거래에 몰두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이
곳 저곳에서 눈에 띕니다.
- 지금 몇 학년이에요?
⊙ 주식투자 대학생 :
4학년이에요.
- 무슨 과예요?
법학과요.
- 주식 투자한 지는 얼마나 됐어요?
옛날부터 관심 있어서요....
⊙ 배종호 기자 :
주식거래는 인터넷을 통해 학교 안에서까지 버젓이 이루어집니다. 여학생도 예외는 아닙
니다. 컴퓨터에 바짝 앉아 시시각각 변하는 주가를 지켜보느라 수업을 빼먹는 경우도 적
지않습니다. 이른바 반타족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주식을 사고 팝니다.
- 심하게 매매하는 날은 몇 번 정도?
⊙ 주식투자 대학생 :
20번도 넘어갑니다. 20~30번 정도...
- 장이 급박하게 돌아갈 때는?
수업을 다 빠져야죠. 손실이 수백만 원씩 나니까요.
⊙ 배종호 기자 :
또 다른 대학교의 도서관, 이곳에서도 주식투자를 하는 대학생이 쉽게 눈에 띕니다. 이렇
게 주식투자에 나선 대학생이 학교마다 천명은 족히 넘는다는 게 학생들의 얘깁니다.
⊙ 주식투자 대학생 :
전문적으로 하는 학생은 100~150명 정도고, 취미삼아 하는 애들은 한 천명 정도 될 거예
요.
⊙ 배종호 기자 :
대학생들의 투자액수는 보통 3백만 원 대, 그러나 이른바 고수라 불리는 일부 학생들은
억대를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투자금액은?
⊙ 주식투자 대학생 :
2억원 가까이 됩니다.
- 투자자금은 어떻게 마련했어요?
선배들, 친구들이 투자하고, 등록금인데 불려달라는 학생도 있고...
⊙ 배종호 기자 :
자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는 물론 신용금고에서 대출까지 받는 학생도 상당수에 이릅
니다. 서울 강남의 한 신용금고, 대출을 받으려는 대학생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연 24%
의 높은 금리인데도 지난해 후반부터 지금까지 대출을 받아간 대학생이 이곳에서만 7천
명이 넘습니다. 그러나 주식투자에 나선 대학생 모두가 돈을 버는 것은 아닙니다. 이른바
대박만을 꿈꾸며 주식투자에 나선 학생 가운데는 등록금까지 날리고 휴학한 대학생도 있
습니다.
⊙ 주식투자 대학생 :
휴학을 한 상태에서 아르바이트나 그런 것 해서 투자자본을 모아서...
⊙ 배종호 기자 :
주식투자 열풍 속에 최근 대학내 증권 동아리도 급속도로 늘어나 30여 개에 이르고 있습
니다. 학문적 취지에서 시작했지만 돈벌이 모임으로 전락한 동아리도 적지 않습니다.
- 왜 가입하려고 해요?
⊙ 증권 동아리 신입회원 :
확실한 (투자)종목을 선택하기 위해서요.
⊙ 배종호 기자 :
대학생들의 주식투자가 법적으로 금지된 행위는 아닙니다. 그렇지만은 장차 이 나라의
기둥이 돼야 될 대학생들이 본업인 학문을 뒷전으로 하고 돈맛에만 길들여진다면 이제
우리 모두가 한번 깊이 생각해 볼 대목입니다. KBS 뉴스 배종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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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취재 1234 등록금도 투자
    • 입력 2000-04-02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 김정훈 앵커 : 상아탑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셀러리맨들의 주식투자 열풍이 대학까지 확산되면서 학생 들이 등록금을 날리거나 휴학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배종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배종호 기자 : 오전 11시, 서울시내 대학가의 한 PC방입니다. 주식거래에 몰두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이 곳 저곳에서 눈에 띕니다. - 지금 몇 학년이에요? ⊙ 주식투자 대학생 : 4학년이에요. - 무슨 과예요? 법학과요. - 주식 투자한 지는 얼마나 됐어요? 옛날부터 관심 있어서요.... ⊙ 배종호 기자 : 주식거래는 인터넷을 통해 학교 안에서까지 버젓이 이루어집니다. 여학생도 예외는 아닙 니다. 컴퓨터에 바짝 앉아 시시각각 변하는 주가를 지켜보느라 수업을 빼먹는 경우도 적 지않습니다. 이른바 반타족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주식을 사고 팝니다. - 심하게 매매하는 날은 몇 번 정도? ⊙ 주식투자 대학생 : 20번도 넘어갑니다. 20~30번 정도... - 장이 급박하게 돌아갈 때는? 수업을 다 빠져야죠. 손실이 수백만 원씩 나니까요. ⊙ 배종호 기자 : 또 다른 대학교의 도서관, 이곳에서도 주식투자를 하는 대학생이 쉽게 눈에 띕니다. 이렇 게 주식투자에 나선 대학생이 학교마다 천명은 족히 넘는다는 게 학생들의 얘깁니다. ⊙ 주식투자 대학생 : 전문적으로 하는 학생은 100~150명 정도고, 취미삼아 하는 애들은 한 천명 정도 될 거예 요. ⊙ 배종호 기자 : 대학생들의 투자액수는 보통 3백만 원 대, 그러나 이른바 고수라 불리는 일부 학생들은 억대를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투자금액은? ⊙ 주식투자 대학생 : 2억원 가까이 됩니다. - 투자자금은 어떻게 마련했어요? 선배들, 친구들이 투자하고, 등록금인데 불려달라는 학생도 있고... ⊙ 배종호 기자 : 자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는 물론 신용금고에서 대출까지 받는 학생도 상당수에 이릅 니다. 서울 강남의 한 신용금고, 대출을 받으려는 대학생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연 24% 의 높은 금리인데도 지난해 후반부터 지금까지 대출을 받아간 대학생이 이곳에서만 7천 명이 넘습니다. 그러나 주식투자에 나선 대학생 모두가 돈을 버는 것은 아닙니다. 이른바 대박만을 꿈꾸며 주식투자에 나선 학생 가운데는 등록금까지 날리고 휴학한 대학생도 있 습니다. ⊙ 주식투자 대학생 : 휴학을 한 상태에서 아르바이트나 그런 것 해서 투자자본을 모아서... ⊙ 배종호 기자 : 주식투자 열풍 속에 최근 대학내 증권 동아리도 급속도로 늘어나 30여 개에 이르고 있습 니다. 학문적 취지에서 시작했지만 돈벌이 모임으로 전락한 동아리도 적지 않습니다. - 왜 가입하려고 해요? ⊙ 증권 동아리 신입회원 : 확실한 (투자)종목을 선택하기 위해서요. ⊙ 배종호 기자 : 대학생들의 주식투자가 법적으로 금지된 행위는 아닙니다. 그렇지만은 장차 이 나라의 기둥이 돼야 될 대학생들이 본업인 학문을 뒷전으로 하고 돈맛에만 길들여진다면 이제 우리 모두가 한번 깊이 생각해 볼 대목입니다. KBS 뉴스 배종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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