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학기 초 촌지 극성, 신고는 없다

입력 2005.03.31 (22:16)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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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 학년 새 학기, 일선 학교에서 또다시 촌지를 주고받는 행위가 눈에 띄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고하는 사람, 감독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촌지수수 현장 김지영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이제 갓 학교에 들어간 1학년생의 교실 앞에서는 학부모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학부모와 교사의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하는 학부모의 손에 무언가가 들려 있습니다.
교사는 거절하는 듯하지만 그 무언가는 이내 교사의 손으로 넘어갑니다.
이른바 촌지봉투입니다.
수수 장면이 촬영됐다고 알려주자 교사는 이렇게 변명합니다.
⊙초등학교 교사: 거기서 이거 촌지 들었어도 펴 볼 수 없잖아요.
그래도 다 돌려 드리거든요.
⊙기자: 또 다른 초등학교입니다.
교사와의 상담이 끝나자마자 학부모는 선물가방을 건넵니다.
⊙학부모: 안 찾아왔다 하니까, 크게 잘못한 것도 아닌데 엄청 혼내더라고요.
아이를 앞에다 두고...
⊙기자: 심지어 백화점의 선물포장코너에서는 갓 학부모가 된 사람들에게 촌지 전달요령을 알려주기까지 합니다.
⊙백화점 포장 코너 직원: 책 선물 많이 하고 봄이니까 스카프, 기본이 넥타이, 여기 껴 가지고...
한 3장(30만원) 정도?
⊙기자: 이 학교는 아예 날을 잡아 전체 학부모를 소집했습니다.
학교 운동장은 학부모들의 자가용으로 가득찼고 모임이 끝나자 학급마다 마치 연례행사처럼 촌지 주고받기가 이어집니다.
이렇게 촌지가 극성이지만 해당 기관인 서울시교육청은 제대로 된 감사 한번 나서지 않았습니다.
촌지수수 신고대장에는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김성갑(서울시교육청 감사 담당): 촌지 자체가 학부모와 일부 교사간에 일대일로 이루어지는 행위이기 때문에 적발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기자: 지난해 촌지 수수로 서울시교육청 감사에 적발된 교사는 단 3명, 하지만 이들은 어떠한 신분상 불이익도 받지 않았습니다.
현장추적 김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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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학기 초 촌지 극성, 신고는 없다
    • 입력 2005-03-31 21:23:16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새 학년 새 학기, 일선 학교에서 또다시 촌지를 주고받는 행위가 눈에 띄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고하는 사람, 감독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촌지수수 현장 김지영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이제 갓 학교에 들어간 1학년생의 교실 앞에서는 학부모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학부모와 교사의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하는 학부모의 손에 무언가가 들려 있습니다. 교사는 거절하는 듯하지만 그 무언가는 이내 교사의 손으로 넘어갑니다. 이른바 촌지봉투입니다. 수수 장면이 촬영됐다고 알려주자 교사는 이렇게 변명합니다. ⊙초등학교 교사: 거기서 이거 촌지 들었어도 펴 볼 수 없잖아요. 그래도 다 돌려 드리거든요. ⊙기자: 또 다른 초등학교입니다. 교사와의 상담이 끝나자마자 학부모는 선물가방을 건넵니다. ⊙학부모: 안 찾아왔다 하니까, 크게 잘못한 것도 아닌데 엄청 혼내더라고요. 아이를 앞에다 두고... ⊙기자: 심지어 백화점의 선물포장코너에서는 갓 학부모가 된 사람들에게 촌지 전달요령을 알려주기까지 합니다. ⊙백화점 포장 코너 직원: 책 선물 많이 하고 봄이니까 스카프, 기본이 넥타이, 여기 껴 가지고... 한 3장(30만원) 정도? ⊙기자: 이 학교는 아예 날을 잡아 전체 학부모를 소집했습니다. 학교 운동장은 학부모들의 자가용으로 가득찼고 모임이 끝나자 학급마다 마치 연례행사처럼 촌지 주고받기가 이어집니다. 이렇게 촌지가 극성이지만 해당 기관인 서울시교육청은 제대로 된 감사 한번 나서지 않았습니다. 촌지수수 신고대장에는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김성갑(서울시교육청 감사 담당): 촌지 자체가 학부모와 일부 교사간에 일대일로 이루어지는 행위이기 때문에 적발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기자: 지난해 촌지 수수로 서울시교육청 감사에 적발된 교사는 단 3명, 하지만 이들은 어떠한 신분상 불이익도 받지 않았습니다. 현장추적 김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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