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혔던 불길 강풍으로 다시 번져

⊙앵커: 사실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양양 산불은 거의 잡히는 듯했었습니다.
잔불이 순식간에 대형산불로 커진 것은 바로 강풍 때문이었습니다.
박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젯밤 11시 50분쯤 시작된 양양 산불은 오전에 헬기 5대가 투입되면서 한때 불길이 잡히는 듯했습니다.
이때가 오전 10시 20분쯤, 전체 산불지역 가운데 80% 가량이 소방헬기의 진화로 불길이 잡혔습니다.
산불이 어느 정도 잡히자 군 병력과 공무원 등 5800명의 인원이 투입돼 잔불 정리작업에 나섰습니다.
잔불을 정리하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 안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소방헬기 5대 중 3대는 고성 산불지역으로 기수를 돌렸고 2대만 남아 양양 산불을 진화했습니다.
양양 시내로 대피했던 13개 마을 700여 명의 주민 가운데 절반 가량도 다시 집으로 돌아와 잔불을 끄고 가재도구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초속 30m의 강한 바람으로 잔불이 바람을 타고 산을 넘으면서 불길이 삽시간에 다시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갔던 주민들은 다시 짐을 싸 시내로 몸을 피해야만 했습니다.
⊙산불 피해 주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
이제 안 타는구나 하고...
그런데 순식간에 뒷집이 먼저 타더라고요.
⊙기자: 오후에는 소방헬기도 5대에서 18대로 3배 이상 늘렸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오전 한때 안도의 한숨을 쉬며 불길이 잡히기를 기도했던 양양 주민들은 결국 화마에 휩쓸린 삶의 터전을 뻔히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KBS뉴스 박찬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