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 하기 나름

입력 2005.04.13 (21:57)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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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도 이제 산행 인구가 매주 200만명을 넘고 휴양림 이용객이 크게 늘어날 만큼 숲과 많이 가까워지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숲을 제대로 알고 즐기는 문화는 아직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민필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인근의 청계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으면서 등산로는 넓어지고 직선화되었습니다.
산중턱에는 500여 평의 넓은 휴게소가 마련됐습니다.
나무 주위에 둥글게 보호석이 설치됐지만 주변은 사람의 발자국으로 땅이 꺼져 뿌리가 드러나고 나무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김석권(산림생산기술연구소 생산기술과장): 사람들이 밟게 못하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줬지만 실질적으로 이 나무가 살아가기 위해서 활동하는 뿌리는 우리가 지금 밟고 있는 바로 이 지역에 와 있다라는 겁니다.
⊙기자: 청계산뿐 아니라 주말이면 많은 인파가 몰리는 북한산과 관악산, 도봉산 등 주요 산들의 훼손 상태도 심각합니다.
설악산이나 지리산 같은 명산도 갈수록 등산객이 많아지면서 고산지 생태계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비교적 숲을 즐기는 문화가 정착돼 가는 휴양림도 아직은 단순한 쉼터 이상의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토요일 오후가 되면 자연휴양림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립니다.
방문객들은 가족끼리 휴양림 내의 숲을 산책하기도 하고 식물들을 관찰하기도 합니다.
⊙휴양림 이용객: 물소리도 들리고 친구들하고 같이 고기도 구워먹고 자연 속에서...
이것만큼 좋은 휴양은 없는 것 같아요.
⊙기자: 그러나 휴양림에서도 고기를 굽거나 술을 마시며 심지어 고성방가를 하기도 합니다.
또 지나치게 편의를 강조한 나머지 휴양림 문앞까지 포장도로가 나는 등 오히려 숲이 파괴되기도 합니다.
⊙장호찬(방송통신대 관광학과 교수): 숲이 아무리 좋고 나무가 아무리 좋아도 그 나무에서 어떤 것들을 우리가 배워야 하는지를 모르면 그건 의미가 없는 거죠.
⊙기자: 이제는 숲을 파괴하면서 숲이 주는 혜택만을 누리려 할 것이 아니라 숲과 공생하는 진정한 휴양문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KBS뉴스 민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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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사람 하기 나름
    • 입력 2005-04-13 21:17:27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우리나라도 이제 산행 인구가 매주 200만명을 넘고 휴양림 이용객이 크게 늘어날 만큼 숲과 많이 가까워지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숲을 제대로 알고 즐기는 문화는 아직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민필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인근의 청계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으면서 등산로는 넓어지고 직선화되었습니다. 산중턱에는 500여 평의 넓은 휴게소가 마련됐습니다. 나무 주위에 둥글게 보호석이 설치됐지만 주변은 사람의 발자국으로 땅이 꺼져 뿌리가 드러나고 나무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김석권(산림생산기술연구소 생산기술과장): 사람들이 밟게 못하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줬지만 실질적으로 이 나무가 살아가기 위해서 활동하는 뿌리는 우리가 지금 밟고 있는 바로 이 지역에 와 있다라는 겁니다. ⊙기자: 청계산뿐 아니라 주말이면 많은 인파가 몰리는 북한산과 관악산, 도봉산 등 주요 산들의 훼손 상태도 심각합니다. 설악산이나 지리산 같은 명산도 갈수록 등산객이 많아지면서 고산지 생태계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비교적 숲을 즐기는 문화가 정착돼 가는 휴양림도 아직은 단순한 쉼터 이상의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토요일 오후가 되면 자연휴양림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립니다. 방문객들은 가족끼리 휴양림 내의 숲을 산책하기도 하고 식물들을 관찰하기도 합니다. ⊙휴양림 이용객: 물소리도 들리고 친구들하고 같이 고기도 구워먹고 자연 속에서... 이것만큼 좋은 휴양은 없는 것 같아요. ⊙기자: 그러나 휴양림에서도 고기를 굽거나 술을 마시며 심지어 고성방가를 하기도 합니다. 또 지나치게 편의를 강조한 나머지 휴양림 문앞까지 포장도로가 나는 등 오히려 숲이 파괴되기도 합니다. ⊙장호찬(방송통신대 관광학과 교수): 숲이 아무리 좋고 나무가 아무리 좋아도 그 나무에서 어떤 것들을 우리가 배워야 하는지를 모르면 그건 의미가 없는 거죠. ⊙기자: 이제는 숲을 파괴하면서 숲이 주는 혜택만을 누리려 할 것이 아니라 숲과 공생하는 진정한 휴양문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KBS뉴스 민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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