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조금에 허리휘는 학부모

⊙앵커: 촌지뿐 아니라 일부 학교의 찬조금 모금 관행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학교측 얘기대로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모금이라면 왜 이렇게 학부모들이 부담스러워할까요?
이경진 기자입니다.
⊙기자: 초등학교 어머니회가 회비 10만원씩을 걷은 통장입니다.
모두 130만원입니다.
자질구레한 비품 구입에다 회식비와 교사 간식비, 소풍 때 운전기사 수고비까지 챙겼습니다.
⊙초등학생 학부모(음성 변조): 강압적으로 걷으라는 건 절대없어요, 그렇지만 이거이거 해 달라고 말은 해요.
화분이 몇 개 모자란다, 교실 커튼이 미흡하네요...
⊙기자: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 학부모 부담은 더욱 커집니다.
어머니회에다 학부모회, 체육진흥회까지 있어 보통 20만원을 넘게 냅니다.
게다가 자녀가 임원이라도 맡게 되면 액수는 덩달아 두 배로 뛰게 마련입니다.
⊙중학생 학부모(음성 변조): 찬조금을 꼭 이렇게 내야 되나...
임원이다 보니 말은 못하지만 속으로는 부담을 갖죠...
⊙기자: 모금 자체가 불법이다 보니 돈을 내고도 어떻게 쓰였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김은종(학부모): 실제로 학부모회의 모임에서는 결산을 한다고 해요, 그런데 저는 한 번 학부모회 들어가 봤지만 결산을 언제 하는지 전화조차도 안 왔었습니다.
⊙기자: 그런데도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모금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고등학교 교장: 어머니들도 한 번 오셨더라고요, 회장은 얼마 내고 부회장 얼마 내고 해서 통장 개설해 이렇게 걷으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느냐, 어머니 절대 안 됩니다, 그랬죠.
⊙기자: 아이를 학교에 맡겼다는 이유만으로 수십만원씩 할당되는 불법찬조금에 학부모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경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