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5세기 가야 유물 ‘마구잡이’ 도굴

입력 2005.05.25 (22:05)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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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야시대 고분들이 도굴꾼들의 손에 남아나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관리가 되길래 이렇게 도굴꾼들이 마음놓고 도굴을 해가고 있는 걸까요?
거래 과정에서도 도굴된 것임을 당당히 밝힐 정도입니다.
현장추적 정수영 기자입니다.
⊙기자: 5세기 대가야 유물이 다량 출토된 백천리 고분군입니다.
소나무숲을 헤치고 들어서자 나무 밑둥 아래 지름 90cm 정도의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도굴꾼이 파내려간 도굴갱입니다.
발각되지 않기 위해 입구에 나뭇가지를 덮어 위장까지 해뒀습니다.
⊙유창환(경상대 박물관 학예연구사): 흙을 파서 뚜껑을 들어내고 사람이 이 안쪽으로 딱 한 사람이 들어갈 만한 공간이죠 들어가서 유물들을 끄집어낸 것 같습니다.
⊙기자: 2, 300m 떨어진 곳에 또 다른 가야시대 고분에도 도굴꾼이 구멍을 파놓았습니다.
도굴에 앞서 유물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하는 탐침봉 자국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유창환(경상대 박물관 학예연구사): 도굴꾼들이 긴 침 같은 것을 들고 다니면서 찔러서 속에 뭐가 있는지 손으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자: 백천리 고분군의 도굴 흔적은 취재진이 확인한 곳만 10곳에 이릅니다.
이렇게 도굴된 유물들은 경남 진주시내에서 버젓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한 골동품 가게에서 전시판매중인 전형적인 가야토기는 무려 10여 점이나 됩니다.
가게 주인은 도굴로 나온 1000년이 넘은 진품이라며 가격을 흥정합니다.
⊙골동품 거래상: 가야 토기죠, 가야 토기.
싹 다 도굴된 거지, 옛날에.
⊙기자: 이런 건 얼마나 합니까?
⊙골동품 거래상: 80만원.
⊙기자: 도굴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거래까지 벌어지고 있지만 군청이 하는 일은 도굴현장에서 문화재 파편을 수습하는 게 고작입니다.
⊙정대훈(함양군청 문화재계장): 도굴 현장에 구멍이 나 있었고 저러한 물건들은 가져가고 나머지 파편들만 남아 있어서 저희들이 수거를 해 온 것입니다.
⊙기자: 지난 97년 경상남도 문화재로 지정된 백천리 고분군, 허술한 관리로 천년 역사가 깃든 가야고분이 도굴꾼의 손에 만신창이가 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정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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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5세기 가야 유물 ‘마구잡이’ 도굴
    • 입력 2005-05-25 21:24:25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가야시대 고분들이 도굴꾼들의 손에 남아나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관리가 되길래 이렇게 도굴꾼들이 마음놓고 도굴을 해가고 있는 걸까요? 거래 과정에서도 도굴된 것임을 당당히 밝힐 정도입니다. 현장추적 정수영 기자입니다. ⊙기자: 5세기 대가야 유물이 다량 출토된 백천리 고분군입니다. 소나무숲을 헤치고 들어서자 나무 밑둥 아래 지름 90cm 정도의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도굴꾼이 파내려간 도굴갱입니다. 발각되지 않기 위해 입구에 나뭇가지를 덮어 위장까지 해뒀습니다. ⊙유창환(경상대 박물관 학예연구사): 흙을 파서 뚜껑을 들어내고 사람이 이 안쪽으로 딱 한 사람이 들어갈 만한 공간이죠 들어가서 유물들을 끄집어낸 것 같습니다. ⊙기자: 2, 300m 떨어진 곳에 또 다른 가야시대 고분에도 도굴꾼이 구멍을 파놓았습니다. 도굴에 앞서 유물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하는 탐침봉 자국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유창환(경상대 박물관 학예연구사): 도굴꾼들이 긴 침 같은 것을 들고 다니면서 찔러서 속에 뭐가 있는지 손으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자: 백천리 고분군의 도굴 흔적은 취재진이 확인한 곳만 10곳에 이릅니다. 이렇게 도굴된 유물들은 경남 진주시내에서 버젓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한 골동품 가게에서 전시판매중인 전형적인 가야토기는 무려 10여 점이나 됩니다. 가게 주인은 도굴로 나온 1000년이 넘은 진품이라며 가격을 흥정합니다. ⊙골동품 거래상: 가야 토기죠, 가야 토기. 싹 다 도굴된 거지, 옛날에. ⊙기자: 이런 건 얼마나 합니까? ⊙골동품 거래상: 80만원. ⊙기자: 도굴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거래까지 벌어지고 있지만 군청이 하는 일은 도굴현장에서 문화재 파편을 수습하는 게 고작입니다. ⊙정대훈(함양군청 문화재계장): 도굴 현장에 구멍이 나 있었고 저러한 물건들은 가져가고 나머지 파편들만 남아 있어서 저희들이 수거를 해 온 것입니다. ⊙기자: 지난 97년 경상남도 문화재로 지정된 백천리 고분군, 허술한 관리로 천년 역사가 깃든 가야고분이 도굴꾼의 손에 만신창이가 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정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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