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등산로 산림 수난

입력 2005.05.31 (21:57)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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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5일제 실시와 웰빙바람을 타고 요즘 주말과 휴일이면 전국의 주요 산은 그야말로 등산객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습니다.
문제는 등산로가 아닌 엉뚱한 곳으로 산을 오르는 그런 사람들입니다.
현장추적 김학재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근교의 한 야산.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등산로를 벗어나 산을 오릅니다.
등산객들에게 짓밟힌 나무들이 줄줄이 뿌리를 드러낸 채 말라죽고 있습니다.
⊙이석구(서울시 구기동): 사람 발처럼 무서운 것이 없어요.
식물의 뿌리도 노출이 될 뿐 아니라 사람이 걸어가면 거기가 패이기 때문에 물길이 자연히 되어버려요.
⊙기자: 나무뿌리는 이미 등산객들의 계단이 된 지 오래입니다.
등산객들의 발길을 견디지 못한 나무들이 뿌리를 온통 드러내고 쓰러져가고 있습니다.
등산로 곳곳은 심하게 훼손돼 바로 이곳처럼 어른 키만큼이나 깊이 패인 곳도 있습니다.
산 중턱이 마치 계곡처럼 깊이 깎여나간 곳도 있습니다.
⊙이세걸(서울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집중호우시에 이게 흙이 쏠려내려갈 염려가 있습니다.
남한산성을 지탱하고 있는 산이 청량산이기 때문에 남한산성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기자: 서울 근교의 또 다른 산도 마찬가지입니다.
등산객들이 발길을 내딛는 대로 길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등산로가 넓어지면서 산자락 곳곳이 맨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자주 닿는 곳은 더 이상 식물이 자랄 수 없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흙의 단단함을 나타내는 견밀도 측정 결과 숲 속의 흙은 식물 생장의 최적 상태인 9mm인 반면 등산로는 풀조차 자랄 수 없는 29mm나 됐습니다.
⊙변재경(박사/국립산림과학원): 사람이 자주 왕래하게 되면 토양이 단단해져서 뿌리 발달이 매우 어렵게 됩니다.
또한 토양 내 공기의 유통이 낮아지면서 수목생장을 나쁘게 하거나 결국에는 고사에 이르게 됩니다.
⊙기자: 웰빙열풍으로 산을 찾는 사람들은 늘고 있는 반면에 애써 가꾸어놓은 산림이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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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등산로 산림 수난
    • 입력 2005-05-31 21:33:01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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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5일제 실시와 웰빙바람을 타고 요즘 주말과 휴일이면 전국의 주요 산은 그야말로 등산객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습니다. 문제는 등산로가 아닌 엉뚱한 곳으로 산을 오르는 그런 사람들입니다. 현장추적 김학재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근교의 한 야산.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등산로를 벗어나 산을 오릅니다. 등산객들에게 짓밟힌 나무들이 줄줄이 뿌리를 드러낸 채 말라죽고 있습니다. ⊙이석구(서울시 구기동): 사람 발처럼 무서운 것이 없어요. 식물의 뿌리도 노출이 될 뿐 아니라 사람이 걸어가면 거기가 패이기 때문에 물길이 자연히 되어버려요. ⊙기자: 나무뿌리는 이미 등산객들의 계단이 된 지 오래입니다. 등산객들의 발길을 견디지 못한 나무들이 뿌리를 온통 드러내고 쓰러져가고 있습니다. 등산로 곳곳은 심하게 훼손돼 바로 이곳처럼 어른 키만큼이나 깊이 패인 곳도 있습니다. 산 중턱이 마치 계곡처럼 깊이 깎여나간 곳도 있습니다. ⊙이세걸(서울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집중호우시에 이게 흙이 쏠려내려갈 염려가 있습니다. 남한산성을 지탱하고 있는 산이 청량산이기 때문에 남한산성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기자: 서울 근교의 또 다른 산도 마찬가지입니다. 등산객들이 발길을 내딛는 대로 길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등산로가 넓어지면서 산자락 곳곳이 맨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자주 닿는 곳은 더 이상 식물이 자랄 수 없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흙의 단단함을 나타내는 견밀도 측정 결과 숲 속의 흙은 식물 생장의 최적 상태인 9mm인 반면 등산로는 풀조차 자랄 수 없는 29mm나 됐습니다. ⊙변재경(박사/국립산림과학원): 사람이 자주 왕래하게 되면 토양이 단단해져서 뿌리 발달이 매우 어렵게 됩니다. 또한 토양 내 공기의 유통이 낮아지면서 수목생장을 나쁘게 하거나 결국에는 고사에 이르게 됩니다. ⊙기자: 웰빙열풍으로 산을 찾는 사람들은 늘고 있는 반면에 애써 가꾸어놓은 산림이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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