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자금 따먹는 농기계 사기판매 극성

입력 2000.04.27 (21:00) 수정 2024.02.0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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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현정 앵커 :
정부가 지원하는 농기계 구입 융자금이 새고 있습니다. 일부 농기계 업체의 속임수 판매
때문입니다. 취재에 한증성 기자입니다.
⊙ 한증성 기자 :
농용톱밥 제조기라는 이름이 붙은 농기계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가정용 정미기입니다. 농
기계업체에서 융자대상이 아닌 가정용 정미기를 팔기 위해 농림부로부터 융자대상으로
승인받은 농용톱밥 제조기의 형식명을 가짜로 붙인 것입니다. 농협의 대출 신청서에는
모두 농용톱밥 제조기를 구입한 것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심지어는 다른 회사의 제품에
승인받은 제품의 형식명을 붙여 팔기도 합니다. 지난 2년 동안 전국적으로 만6천여 대나
되는 정미기가 톱밥 제조기로 둔갑해 판매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금
액으로는 240여 억 원이나 됩니다. 형식명이 DY104CM인 이 파쇄기는 나무를 잘게 썰어
퇴비를 만드는 농기계입니다. 그러나 뜯어보면 값이 훨씬 싼 DY102CM이라는 제품입니
다. DY104CM이라면 4개의 회전칼이 있어야 하는데 이 농기계에는 2개의 회전칼 밖에
없습니다. 120만 원 짜리 농기계를 167만 원 짜리 농기계로 속여 팔아 차액을 챙긴 것입
니다.
⊙ 농기계 판매 경력자 :
104는 나오지도 않아요. 104로 써 있는 것 모두 102예요.
⊙ 한증성 기자 :
역시 업체에서 꾸민 대출 신청서에는 104기계를 산 것으로 돼 있습니다.
⊙ 농민 :
써 먹지도 못하고 가져가지도 안하고, 아무리 융자를 해줘도 내가 갚아야 되는 거 아니
예요.
⊙ 한증성 기자 :
정부가 정한 융자대상 농기계는 150여 종입니다. 이 가운데 상당수 품목에서 이 같은 속
임수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고, 결국 융자금을 갚아야 할 농민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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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융자금 따먹는 농기계 사기판매 극성
    • 입력 2000-04-27 21:00:00
    • 수정2024-02-08 15:05:12
    뉴스 9
⊙ 황현정 앵커 :
정부가 지원하는 농기계 구입 융자금이 새고 있습니다. 일부 농기계 업체의 속임수 판매
때문입니다. 취재에 한증성 기자입니다.
⊙ 한증성 기자 :
농용톱밥 제조기라는 이름이 붙은 농기계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가정용 정미기입니다. 농
기계업체에서 융자대상이 아닌 가정용 정미기를 팔기 위해 농림부로부터 융자대상으로
승인받은 농용톱밥 제조기의 형식명을 가짜로 붙인 것입니다. 농협의 대출 신청서에는
모두 농용톱밥 제조기를 구입한 것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심지어는 다른 회사의 제품에
승인받은 제품의 형식명을 붙여 팔기도 합니다. 지난 2년 동안 전국적으로 만6천여 대나
되는 정미기가 톱밥 제조기로 둔갑해 판매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금
액으로는 240여 억 원이나 됩니다. 형식명이 DY104CM인 이 파쇄기는 나무를 잘게 썰어
퇴비를 만드는 농기계입니다. 그러나 뜯어보면 값이 훨씬 싼 DY102CM이라는 제품입니
다. DY104CM이라면 4개의 회전칼이 있어야 하는데 이 농기계에는 2개의 회전칼 밖에
없습니다. 120만 원 짜리 농기계를 167만 원 짜리 농기계로 속여 팔아 차액을 챙긴 것입
니다.
⊙ 농기계 판매 경력자 :
104는 나오지도 않아요. 104로 써 있는 것 모두 102예요.
⊙ 한증성 기자 :
역시 업체에서 꾸민 대출 신청서에는 104기계를 산 것으로 돼 있습니다.
⊙ 농민 :
써 먹지도 못하고 가져가지도 안하고, 아무리 융자를 해줘도 내가 갚아야 되는 거 아니
예요.
⊙ 한증성 기자 :
정부가 정한 융자대상 농기계는 150여 종입니다. 이 가운데 상당수 품목에서 이 같은 속
임수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고, 결국 융자금을 갚아야 할 농민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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