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죽게 생겼어요”…건설경기 ‘한파’에 일용직도 직격탄

입력 2023.02.17 (21:12) 수정 2023.02.1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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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어서 서민들 먹고사는 문제 들여다봅니다.

물가에 난방비에, 안 그래도 고된 겨울에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들은 유난히 더 추운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일자리가 줄고,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사람들을 박영민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새벽 4시 반. 서울 구로구의 인력 시장.

일용직 건설 노동자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건설 일용직 노동자/음성변조 : "(일찍 나오셨네요?) 예. (어떤 일 하세요?) 저는 목공일하죠."]

남들보다 서두른 만큼 오늘은 일감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건설 일용직 노동자/음성변조 : "일찍 나와야지 사람을 만날 확률이 높잖아."]

경찰이 통제에 나설 정도로, 거리는 북적이지만, 현장으로 떠난 노동자들은 3분의 1도 채 되지 않습니다.

일감을 구한 노동자들 대부분 현장으로 떠났을 시간이지만, 아직까지 이 곳에는 2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하루 벌이를 위해 새벽 추위을 견뎠지만, 빈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건설 일용직 노동자/음성변조 : "올해부터 일이 거의 없어요. 집세 못 물어요. 쌀도 없어 지금. 굶어 죽겠어."]

날이 밝은 뒤 공사를 시작한 재개발 아파트 단지.

숙련공이 아닌, 일용직 근로자는 거의 없습니다.

[조재일/건설현장 인력관리반장 : "전문성이 없는 일용직 같은 분 경우에는 청소라든지, 정리라든지 단순한 업무를 하기 때문에 그 분들이 갈 자리가 잘 없죠."]

자잿값과 인건비로 4년 전보다 30% 이상 오른 공사 비용.

조합과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면, 어렵게 얻은 일자리도 잃게 됩니다.

[조문희/건설 일용직 노동자 : "건설하다가 이게 멈추는 경우도 되게 많아가지고, 일했던 사람들도 빠져야 되거든요, 현장에서. 그러면 또 이제 기다리는 시간이 많이 길어지는 거죠."]

건설 경기는 최근 두 달 동안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어둡게 보는 건설사가 더 많습니다.

[건설 일용직 노동자 : "오늘은 운이 좋은데 오늘 끝나면 내일이 걱정이 되는 거죠. 내일이 이제 또 어디 로 갈지, 그게 좀 걱정됩니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 붙으면서 건설사들은 이번달 신규 분양 물량을 절반 가까이 줄였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 하정현/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서수민 기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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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굶어죽게 생겼어요”…건설경기 ‘한파’에 일용직도 직격탄
    • 입력 2023-02-17 21:12:39
    • 수정2023-02-17 22:04:43
    뉴스 9
[앵커]

이어서 서민들 먹고사는 문제 들여다봅니다.

물가에 난방비에, 안 그래도 고된 겨울에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들은 유난히 더 추운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일자리가 줄고,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사람들을 박영민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새벽 4시 반. 서울 구로구의 인력 시장.

일용직 건설 노동자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건설 일용직 노동자/음성변조 : "(일찍 나오셨네요?) 예. (어떤 일 하세요?) 저는 목공일하죠."]

남들보다 서두른 만큼 오늘은 일감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건설 일용직 노동자/음성변조 : "일찍 나와야지 사람을 만날 확률이 높잖아."]

경찰이 통제에 나설 정도로, 거리는 북적이지만, 현장으로 떠난 노동자들은 3분의 1도 채 되지 않습니다.

일감을 구한 노동자들 대부분 현장으로 떠났을 시간이지만, 아직까지 이 곳에는 2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하루 벌이를 위해 새벽 추위을 견뎠지만, 빈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건설 일용직 노동자/음성변조 : "올해부터 일이 거의 없어요. 집세 못 물어요. 쌀도 없어 지금. 굶어 죽겠어."]

날이 밝은 뒤 공사를 시작한 재개발 아파트 단지.

숙련공이 아닌, 일용직 근로자는 거의 없습니다.

[조재일/건설현장 인력관리반장 : "전문성이 없는 일용직 같은 분 경우에는 청소라든지, 정리라든지 단순한 업무를 하기 때문에 그 분들이 갈 자리가 잘 없죠."]

자잿값과 인건비로 4년 전보다 30% 이상 오른 공사 비용.

조합과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면, 어렵게 얻은 일자리도 잃게 됩니다.

[조문희/건설 일용직 노동자 : "건설하다가 이게 멈추는 경우도 되게 많아가지고, 일했던 사람들도 빠져야 되거든요, 현장에서. 그러면 또 이제 기다리는 시간이 많이 길어지는 거죠."]

건설 경기는 최근 두 달 동안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어둡게 보는 건설사가 더 많습니다.

[건설 일용직 노동자 : "오늘은 운이 좋은데 오늘 끝나면 내일이 걱정이 되는 거죠. 내일이 이제 또 어디 로 갈지, 그게 좀 걱정됩니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 붙으면서 건설사들은 이번달 신규 분양 물량을 절반 가까이 줄였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 하정현/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서수민 기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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