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대기권] ‘고통 분담’요구에 통신요금 또 찔끔 인하?

입력 2023.02.18 (21:17) 수정 2023.02.18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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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주 이 시간 선보이고 있는 박대기 기자의 경제대기권.

오늘(18일)도 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통신요금 이야기한다고요?

[기자]

네, 윤 대통령이 '통신사도 물가 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에 동참하라'고 해 쟁점이 됐습니다.

통신사들은 3월 한 달 일정량의 무료 데이터를 제공하겠다고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게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 이런 반응도 꽤 나오는 거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첫 키워드 '빛 좋은 개살구' 입니다.

통신사 이야기는 데이터를 준다는 것이지 요금을 깎아준다는 말이 아닙니다.

요금을 아끼려면 3월 한 달만 데이터 제공이 적은 싼 요금제로 바꿨다가 돌아오는 수고를 들여야 합니다.

무제한 요금제를 쓰거나 요금제가 고정된 분들에게는 이런 방법도 불가능합니다.

[앵커]

사실 통신요금을 낮추자는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나온 거잖아요.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최근 논의가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기자]

'중간도 비싸다'가 다음 키워드입니다.

정부가 통신사와 협의해서 중간요금제를 출시하겠다고 합니다.

사실 통신사들이 지난해에도 한 번 도입했습니다.

예전에는 데이터 제공량이 적은 5만 5천 원짜리 요금제가 있고 이것보다 많이 쓰려면 7만 원쯤 내야 했습니다.

정부에 화답해 통신 3사는 30기가 바이트쯤 주는 6만 원짜리 중간요금제를 도입했습니다만 고작 만 원 내렸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정부는 이번에 70기가쯤 주는 또 다른 중간요금제를 추진한다는 것인데 문제는 요금입니다.

기존 중간 요금제처럼 요금 사이의 중간값을 찾으면 월 6만 5천 원 정도인데, 이것 역시 부담되는 금액이죠.

아예 전반적인 요금을 낮추자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우리나라 통신요금이 다른 나라랑 비교하면 어떤 편입니까.

[기자]

나라마다 요금제 내용이 달라 일률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일본 정부가 비교한 자료가 있습니다.

주요 6개 나라 도시의 5G 무제한 요금을 가장 싼 통신사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입니다.

서울이 6만 8천 원으로 파리에 이어 두 번째로 비쌌습니다.

뉴욕이나 도쿄같은 도시보다도 비싸고, 런던 보다는 두 배입니다.

나라별 물가를 감안해 비교한 결과가 이렇습니다.

지난해 국내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은 4조 4천억 원으로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상황이 그렇다면 통신요금을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비교적 많이 내릴 수는 없는 건가요.

[기자]

정부는 통신사 자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시장 원리대로 가격을 낮추려면 통신 3사를 떠나서 알뜰폰에 가입하는 소비자가 늘어야 합니다.

알뜰폰 요금제 중에는 월 만 원짜리도 많습니다.

알뜰폰을 어떻게 장려할지 정부도 고민해야 합니다

[앵커]

지금까진 통신요금 이야기를 했고, 휴대전화 자체의 가격, 이것도 논란이 되잖아요.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기자]

'할인하면 처벌?' 이 다음 키워드입니다.

2014년 단통법, 즉 '단말기유통개선법'이 시행됐습니다.

이 법 이전에는 매장마다 스마트폰값이 천차만별이었는데, 고객 간 차별이 심하다는 이유로 통신사별로 스마트폰 지원금을 통일하도록 한 법입니다.

문제는 통신 3사간 할인 경쟁이 줄었다는 점입니다.

갤럭시 S23의 공시지원금인데, 월 8만 원대 요금제를 써도 지원금은 15만 원 안팎으로 비슷합니다.

가격 경쟁이 있기는 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단통법을 어떻게 보완할지에 대해 정부는 이번 민생 대책에서 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래서 휴대전화 살 때 이른바 불법 보조금을 주는 음성적인 거래가 계속된다면서요.

[기자]

다음 키워드가 '성지 순례'입니다.

이른바 '휴대폰 성지'라는 불법 보조금 업체들이 지금도 활개치고 있습니다.

S23의 공시지원금이 15만 원이지만 성지에서는 40만 원까지 불법 보조금이 지급됩니다.

간판도 없는 가게에서 몰래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고가 요금제에 가입시키면 나오는 장려금을 보조금으로 돌린 걸로 보입니다.

겉으론 싸 보여도 소비자에게 고가요금제를 강요하기 때문에 손해인 경우도 많습니다.

[앵커]

지금 상황에서 그나마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해준다면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알뜰폰 통신사로 번호 이동하는 걸 추천합니다.

우체국에서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또, 통신3사를 계속 쓴다면 '선택약정'에 가입해서 요금 25%를 절약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정부도 실효성 있는 요금 인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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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대기권] ‘고통 분담’요구에 통신요금 또 찔끔 인하?
    • 입력 2023-02-18 21:17:23
    • 수정2023-02-18 21: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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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주 이 시간 선보이고 있는 박대기 기자의 경제대기권.

오늘(18일)도 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통신요금 이야기한다고요?

[기자]

네, 윤 대통령이 '통신사도 물가 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에 동참하라'고 해 쟁점이 됐습니다.

통신사들은 3월 한 달 일정량의 무료 데이터를 제공하겠다고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게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 이런 반응도 꽤 나오는 거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첫 키워드 '빛 좋은 개살구' 입니다.

통신사 이야기는 데이터를 준다는 것이지 요금을 깎아준다는 말이 아닙니다.

요금을 아끼려면 3월 한 달만 데이터 제공이 적은 싼 요금제로 바꿨다가 돌아오는 수고를 들여야 합니다.

무제한 요금제를 쓰거나 요금제가 고정된 분들에게는 이런 방법도 불가능합니다.

[앵커]

사실 통신요금을 낮추자는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나온 거잖아요.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최근 논의가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기자]

'중간도 비싸다'가 다음 키워드입니다.

정부가 통신사와 협의해서 중간요금제를 출시하겠다고 합니다.

사실 통신사들이 지난해에도 한 번 도입했습니다.

예전에는 데이터 제공량이 적은 5만 5천 원짜리 요금제가 있고 이것보다 많이 쓰려면 7만 원쯤 내야 했습니다.

정부에 화답해 통신 3사는 30기가 바이트쯤 주는 6만 원짜리 중간요금제를 도입했습니다만 고작 만 원 내렸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정부는 이번에 70기가쯤 주는 또 다른 중간요금제를 추진한다는 것인데 문제는 요금입니다.

기존 중간 요금제처럼 요금 사이의 중간값을 찾으면 월 6만 5천 원 정도인데, 이것 역시 부담되는 금액이죠.

아예 전반적인 요금을 낮추자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우리나라 통신요금이 다른 나라랑 비교하면 어떤 편입니까.

[기자]

나라마다 요금제 내용이 달라 일률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일본 정부가 비교한 자료가 있습니다.

주요 6개 나라 도시의 5G 무제한 요금을 가장 싼 통신사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입니다.

서울이 6만 8천 원으로 파리에 이어 두 번째로 비쌌습니다.

뉴욕이나 도쿄같은 도시보다도 비싸고, 런던 보다는 두 배입니다.

나라별 물가를 감안해 비교한 결과가 이렇습니다.

지난해 국내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은 4조 4천억 원으로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상황이 그렇다면 통신요금을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비교적 많이 내릴 수는 없는 건가요.

[기자]

정부는 통신사 자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시장 원리대로 가격을 낮추려면 통신 3사를 떠나서 알뜰폰에 가입하는 소비자가 늘어야 합니다.

알뜰폰 요금제 중에는 월 만 원짜리도 많습니다.

알뜰폰을 어떻게 장려할지 정부도 고민해야 합니다

[앵커]

지금까진 통신요금 이야기를 했고, 휴대전화 자체의 가격, 이것도 논란이 되잖아요.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기자]

'할인하면 처벌?' 이 다음 키워드입니다.

2014년 단통법, 즉 '단말기유통개선법'이 시행됐습니다.

이 법 이전에는 매장마다 스마트폰값이 천차만별이었는데, 고객 간 차별이 심하다는 이유로 통신사별로 스마트폰 지원금을 통일하도록 한 법입니다.

문제는 통신 3사간 할인 경쟁이 줄었다는 점입니다.

갤럭시 S23의 공시지원금인데, 월 8만 원대 요금제를 써도 지원금은 15만 원 안팎으로 비슷합니다.

가격 경쟁이 있기는 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단통법을 어떻게 보완할지에 대해 정부는 이번 민생 대책에서 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래서 휴대전화 살 때 이른바 불법 보조금을 주는 음성적인 거래가 계속된다면서요.

[기자]

다음 키워드가 '성지 순례'입니다.

이른바 '휴대폰 성지'라는 불법 보조금 업체들이 지금도 활개치고 있습니다.

S23의 공시지원금이 15만 원이지만 성지에서는 40만 원까지 불법 보조금이 지급됩니다.

간판도 없는 가게에서 몰래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고가 요금제에 가입시키면 나오는 장려금을 보조금으로 돌린 걸로 보입니다.

겉으론 싸 보여도 소비자에게 고가요금제를 강요하기 때문에 손해인 경우도 많습니다.

[앵커]

지금 상황에서 그나마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해준다면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알뜰폰 통신사로 번호 이동하는 걸 추천합니다.

우체국에서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또, 통신3사를 계속 쓴다면 '선택약정'에 가입해서 요금 25%를 절약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정부도 실효성 있는 요금 인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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