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피하려 기습 참배…‘반쪽짜리’ 5·18 화해

입력 2023.02.19 (21:30) 수정 2023.02.2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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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했던 특전사 예비역 단체가 오늘(19일) 광주에서 일부 5.18 단체와 함께 '화해'의 행사를 처음 열었습니다.

사죄와 진상규명이 먼저라며 반발하는 또다른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행사장 주변에서 이어졌는데, 반발을 감안한 듯, 행사 참여자들은 5.18 민주묘지를 기습 참배하기도 했습니다.

유승용 기잡니다.

[리포트]

5·18기념문화센터 강당이 검은 베레모를 쓴 특전사동지회 회원들로 가득 찼습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진압한 계엄군 주력이 특전사인데, 이 특전사 예비역 단체가 5·18 부상자회·공로자회와 함께 '공동선언식'을 연 겁니다.

이들은 당시 계엄군 장병도 '피해자'로 규정하며 '화해와 용서'를 말했습니다.

[정성국/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장 : "강경진압의 트라우마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또 다른 피해자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계엄군 장병들의 '노고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며 제도적 지원을 추진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최익봉/특전사동지회 총재 : "여전히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군 선배들의 아픔도 정당하게 치유되고 보상되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5·18 공법단체 가운데 유족회가 불참한데다 시민사회단체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사과와 진상규명 협조가 먼저라며 행사 철회를 요구했고 일부 충돌을 빚기도 했습니다.

[류봉식/광주진보연대 대표 : "진실 규명과 5·18 역사 바로 세우기에 동참하고 나서고 있지 않은 그들에게 무슨 놈의 용서와 화해란 말입니까."]

당초 오후로 예고됐던 5·18민주묘지 참배는 반발을 의식한 탓인지 전혀 알리지 않은 채 아침에 아무도 없는 사이 기습적으로 진행해 빈축을 샀습니다.

KBS 뉴스 유승용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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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돌 피하려 기습 참배…‘반쪽짜리’ 5·18 화해
    • 입력 2023-02-19 21:30:31
    • 수정2023-02-20 07: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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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했던 특전사 예비역 단체가 오늘(19일) 광주에서 일부 5.18 단체와 함께 '화해'의 행사를 처음 열었습니다.

사죄와 진상규명이 먼저라며 반발하는 또다른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행사장 주변에서 이어졌는데, 반발을 감안한 듯, 행사 참여자들은 5.18 민주묘지를 기습 참배하기도 했습니다.

유승용 기잡니다.

[리포트]

5·18기념문화센터 강당이 검은 베레모를 쓴 특전사동지회 회원들로 가득 찼습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진압한 계엄군 주력이 특전사인데, 이 특전사 예비역 단체가 5·18 부상자회·공로자회와 함께 '공동선언식'을 연 겁니다.

이들은 당시 계엄군 장병도 '피해자'로 규정하며 '화해와 용서'를 말했습니다.

[정성국/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장 : "강경진압의 트라우마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또 다른 피해자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계엄군 장병들의 '노고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며 제도적 지원을 추진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최익봉/특전사동지회 총재 : "여전히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군 선배들의 아픔도 정당하게 치유되고 보상되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5·18 공법단체 가운데 유족회가 불참한데다 시민사회단체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사과와 진상규명 협조가 먼저라며 행사 철회를 요구했고 일부 충돌을 빚기도 했습니다.

[류봉식/광주진보연대 대표 : "진실 규명과 5·18 역사 바로 세우기에 동참하고 나서고 있지 않은 그들에게 무슨 놈의 용서와 화해란 말입니까."]

당초 오후로 예고됐던 5·18민주묘지 참배는 반발을 의식한 탓인지 전혀 알리지 않은 채 아침에 아무도 없는 사이 기습적으로 진행해 빈축을 샀습니다.

KBS 뉴스 유승용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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