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주가 움직임 왜 몰랐을까?

입력 2023.05.03 (21:16) 수정 2023.05.0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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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부 손서영 기자와 몇 가지 더 짚어보겠습니다.

손 기자, 주가조작 사전 포착하는 감시망이 한둘이 아닐 텐데, 왜 미리 파악하지 못했나요?

[기자]

보통 주가조작하면 짧은 기간 안에 진행되거든요,

주가를 확 끌어올리고 한번에 팔고 빠집니다.

그래서 한국거래소나 금융감독원의 감시 시스템도 단기 급등락이나 거래량 급증을 잡아내는 데 집중돼 있는데요,

이번엔 완전히 달랐습니다.

주가 상승이 길게는 3년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특히 하루에 주가를 1% 미만 오르게 관리하며 꾸준히 밀어 올린 겁니다.

감시시스템을 역으로 이용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차액결제거래, CFD를 활용한 것도 감시망 무력화하는데 한 몫했죠?

[기자]

CFD 거래는 실제 투자는 개인이 하더라도, 겉으론 증권사 거래로 잡힙니다.

조작 세력이 뒤로 숨기 쉬운 구조인데다, 투자 주체는 외국인으로 분류됩니다.

법이 정한 공시 의무를 피할 수 있어서, 누가 얼마나 샀는지가 드러나질 않습니다.

어떤 면에선 주가조작 하기 딱 좋은 거래구조다, 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거래주체도 명확치 않고 거래도 위험하다고 보기 때문에 미국은 자국민의 CFD 거래를 전면 금지합니다.

[앵커]

금융당국이 사건을 처음에 알게된 뒤에도 늑장 대응한 거 아니냐는 비판도 있잖아요.

[기자]

폭락사태가 일어난 8개 종목에 대해 지난해부터 작전세력 개입이 의심된다는 개인 투자자의 우려가 있었지만, 금융당국이 즉시 움직이진 않았습니다.

금융위원회에 제보가 접수된 게 지난달 7일 무렵인데, 2주가 넘어서야 금융감독원에 상황을 알려줬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24일쯤에야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는데, 바로 그날 주가 폭락이 시작됐습니다.

제보를 받고도 상황을 안이하게 판단했단 비판은 물론 제보가 들어갔다는 정보가 유출돼 일부 기업의 대주주들이 폭락 직전 지분을 팔았다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오늘(3일)에야 뒤늦게 키움증권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습니다.

[앵커]

일단 검찰이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수사의 쟁점은 뭐가 될까요?

[기자]

폭락 전과 후로 나눠서, 크게 둘로 볼 수 있는데, 주가가 3년에 걸쳐 오르는 동안, 통정매매, 그러니까 미리 짜고 주식 사고 판 거 아니냐는 의혹을 밝히는 게 핵심이 될 겁니다.

일단 라덕연 씨는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통정매매는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폭락 시작 당시 누가 첫 방아쇠를 당겼느냐도 중요한 쟁점인데, 라 씨와 키움 김익래 회장은 서로가 사태 촉발시켰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영상편집:박철식/그래픽: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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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상한 주가 움직임 왜 몰랐을까?
    • 입력 2023-05-03 21:16:53
    • 수정2023-05-03 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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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부 손서영 기자와 몇 가지 더 짚어보겠습니다.

손 기자, 주가조작 사전 포착하는 감시망이 한둘이 아닐 텐데, 왜 미리 파악하지 못했나요?

[기자]

보통 주가조작하면 짧은 기간 안에 진행되거든요,

주가를 확 끌어올리고 한번에 팔고 빠집니다.

그래서 한국거래소나 금융감독원의 감시 시스템도 단기 급등락이나 거래량 급증을 잡아내는 데 집중돼 있는데요,

이번엔 완전히 달랐습니다.

주가 상승이 길게는 3년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특히 하루에 주가를 1% 미만 오르게 관리하며 꾸준히 밀어 올린 겁니다.

감시시스템을 역으로 이용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차액결제거래, CFD를 활용한 것도 감시망 무력화하는데 한 몫했죠?

[기자]

CFD 거래는 실제 투자는 개인이 하더라도, 겉으론 증권사 거래로 잡힙니다.

조작 세력이 뒤로 숨기 쉬운 구조인데다, 투자 주체는 외국인으로 분류됩니다.

법이 정한 공시 의무를 피할 수 있어서, 누가 얼마나 샀는지가 드러나질 않습니다.

어떤 면에선 주가조작 하기 딱 좋은 거래구조다, 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거래주체도 명확치 않고 거래도 위험하다고 보기 때문에 미국은 자국민의 CFD 거래를 전면 금지합니다.

[앵커]

금융당국이 사건을 처음에 알게된 뒤에도 늑장 대응한 거 아니냐는 비판도 있잖아요.

[기자]

폭락사태가 일어난 8개 종목에 대해 지난해부터 작전세력 개입이 의심된다는 개인 투자자의 우려가 있었지만, 금융당국이 즉시 움직이진 않았습니다.

금융위원회에 제보가 접수된 게 지난달 7일 무렵인데, 2주가 넘어서야 금융감독원에 상황을 알려줬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24일쯤에야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는데, 바로 그날 주가 폭락이 시작됐습니다.

제보를 받고도 상황을 안이하게 판단했단 비판은 물론 제보가 들어갔다는 정보가 유출돼 일부 기업의 대주주들이 폭락 직전 지분을 팔았다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오늘(3일)에야 뒤늦게 키움증권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습니다.

[앵커]

일단 검찰이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수사의 쟁점은 뭐가 될까요?

[기자]

폭락 전과 후로 나눠서, 크게 둘로 볼 수 있는데, 주가가 3년에 걸쳐 오르는 동안, 통정매매, 그러니까 미리 짜고 주식 사고 판 거 아니냐는 의혹을 밝히는 게 핵심이 될 겁니다.

일단 라덕연 씨는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통정매매는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폭락 시작 당시 누가 첫 방아쇠를 당겼느냐도 중요한 쟁점인데, 라 씨와 키움 김익래 회장은 서로가 사태 촉발시켰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영상편집:박철식/그래픽: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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