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관련국과 대화해라”에 일본 ‘외교 승리’…왜?

입력 2023.09.15 (21:12) 수정 2023.09.1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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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은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올리면서 강제동원 사실을 알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2년 전 이례적으로 강한 유감을 나타냈던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이번에는 그동안 일본의 조치에 꽤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습니다.

황정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참혹한 강제동원의 현장이었던 군함도.

2015년 세계유산 등재 당시 일본은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사토 쿠니/주 유네스코 일본 대사/2015년 : "수많은 조선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 아래 강제로 노역한 사실을 (알릴 것입니다)."]

하지만 이후 일본은 조선인 강제동원이나 차별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시물 등을 점검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2021년, 이례적으로 '강한 유감'을 밝히며 후속조치 이행을 촉구했을 정돕니다.

그런데 2년 만에 일본의 조치들을 상당 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결정문이 채택됐습니다.

여전히 강제동원과 조선인 차별을 부정하는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일본의 입장은 그대로인데, 전시 내용을 추가하는 등 일부 조치를 했다는 이유로 후한 평가를 준 겁니다.

관련단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승은/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 "(일본에서) '강제 노동은 없었다' 라고 하는 전시가 지속되고 있는 한 '국제 사회와 약속을 제대로 지키고 있다'라고 하는 것을 인정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세계유산위는 관련국과 대화를 지속하고, 역사를 제대로 알리겠다는 기존 약속을 지키라고 권고하며, 진전된 이행 사항을 제출하라고 일본에 요구했습니다.

외교부는 일본이 약속을 이행하기를 기대한다며 일본 측과 대화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에서는 최근 한일 관계 개선과 외교적 노력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사실상 외교적 승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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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5 21:12:42
    • 수정2023-09-15 22: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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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은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올리면서 강제동원 사실을 알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2년 전 이례적으로 강한 유감을 나타냈던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이번에는 그동안 일본의 조치에 꽤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습니다.

황정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참혹한 강제동원의 현장이었던 군함도.

2015년 세계유산 등재 당시 일본은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사토 쿠니/주 유네스코 일본 대사/2015년 : "수많은 조선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 아래 강제로 노역한 사실을 (알릴 것입니다)."]

하지만 이후 일본은 조선인 강제동원이나 차별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시물 등을 점검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2021년, 이례적으로 '강한 유감'을 밝히며 후속조치 이행을 촉구했을 정돕니다.

그런데 2년 만에 일본의 조치들을 상당 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결정문이 채택됐습니다.

여전히 강제동원과 조선인 차별을 부정하는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일본의 입장은 그대로인데, 전시 내용을 추가하는 등 일부 조치를 했다는 이유로 후한 평가를 준 겁니다.

관련단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승은/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 "(일본에서) '강제 노동은 없었다' 라고 하는 전시가 지속되고 있는 한 '국제 사회와 약속을 제대로 지키고 있다'라고 하는 것을 인정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세계유산위는 관련국과 대화를 지속하고, 역사를 제대로 알리겠다는 기존 약속을 지키라고 권고하며, 진전된 이행 사항을 제출하라고 일본에 요구했습니다.

외교부는 일본이 약속을 이행하기를 기대한다며 일본 측과 대화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에서는 최근 한일 관계 개선과 외교적 노력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사실상 외교적 승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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