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일하고도 돈 못 받는 스탭들

입력 2005.09.21 (22:08)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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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형 뮤지컬이나 오페라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우리나라 공연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획사들이 주먹구구식 일처리로 무대뒤에서 일하는 스탭들은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박일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3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돼 15일 장기 공연이라는 기록을 세웠던 투란도트.

무대는 화려했지만 정작 무대 뒤 의상과 무대 분장 등 스탭 100명에겐 기획사가 약속한 임금의 80%밖에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흥행이 안됐다는 이윱니다.

길게는 두달이나 밤낮없이 일한 스텝들은 억울할뿐입니다.

<인터뷰> 박 모씨(무대 스텝) : "다음 공연때 20%를 주고 계약금도 준다는데 다음 공연이 언제인지 알 수 없어요."

지난 8월에 끝난 뮤지컬 갓스펠의 무대스텝도 수천만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획사 사무실은 없어지고 연락두절입니다.

지난 2003년 60억원이 넘는 돈을 들인 대형 오페라 아이다는 의상 소품 무대 등 스탭임금 2천 6백여 만원이 지급되지 않아 지금도 소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기필(당시 의상팀장) : 제가 알기로도 이런 식으로 일을 하다가 공연 쪽에 있다가 너무 힘드니까 아예 다른 일을 다른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친구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나마 계약서라도 있으면 다행입니다.

현재 공연계에서는 기획사와 각 부문의 팀장급들과만 계약을 맺을 뿐 현장스텝들은 팀장들이 알음알음 찾아가 계약서 없이 일을 맡기는것이 관행입니다.

<인터뷰> 원종원(순천향대 신방과 교수) : 말로만 그냥 계약을 해서 작품에 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나중에 재무적으로 문제가 생길 때 본인에 노력의 대가를 받지못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어서..."

또 공연 전 재무계획을 완벽하게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 작품을 올려 흥행이 실패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공연스텝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정배 교수 : "이런 사람들 관리가 안 되면 공연이 제대로 될 수 없습니다. 관객을 쫓아내는 게 됩니다."

외형적으로 급성장한 국내 공연 시장.

시스템은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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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일하고도 돈 못 받는 스탭들
    • 입력 2005-09-21 21:24:03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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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형 뮤지컬이나 오페라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우리나라 공연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획사들이 주먹구구식 일처리로 무대뒤에서 일하는 스탭들은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박일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3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돼 15일 장기 공연이라는 기록을 세웠던 투란도트. 무대는 화려했지만 정작 무대 뒤 의상과 무대 분장 등 스탭 100명에겐 기획사가 약속한 임금의 80%밖에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흥행이 안됐다는 이윱니다. 길게는 두달이나 밤낮없이 일한 스텝들은 억울할뿐입니다. <인터뷰> 박 모씨(무대 스텝) : "다음 공연때 20%를 주고 계약금도 준다는데 다음 공연이 언제인지 알 수 없어요." 지난 8월에 끝난 뮤지컬 갓스펠의 무대스텝도 수천만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획사 사무실은 없어지고 연락두절입니다. 지난 2003년 60억원이 넘는 돈을 들인 대형 오페라 아이다는 의상 소품 무대 등 스탭임금 2천 6백여 만원이 지급되지 않아 지금도 소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기필(당시 의상팀장) : 제가 알기로도 이런 식으로 일을 하다가 공연 쪽에 있다가 너무 힘드니까 아예 다른 일을 다른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친구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나마 계약서라도 있으면 다행입니다. 현재 공연계에서는 기획사와 각 부문의 팀장급들과만 계약을 맺을 뿐 현장스텝들은 팀장들이 알음알음 찾아가 계약서 없이 일을 맡기는것이 관행입니다. <인터뷰> 원종원(순천향대 신방과 교수) : 말로만 그냥 계약을 해서 작품에 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나중에 재무적으로 문제가 생길 때 본인에 노력의 대가를 받지못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어서..." 또 공연 전 재무계획을 완벽하게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 작품을 올려 흥행이 실패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공연스텝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정배 교수 : "이런 사람들 관리가 안 되면 공연이 제대로 될 수 없습니다. 관객을 쫓아내는 게 됩니다." 외형적으로 급성장한 국내 공연 시장. 시스템은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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