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김정은, 군수공장 방문…북러 무기 거래

입력 2023.09.16 (07:50) 수정 2023.09.1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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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남북의 창>입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년 5개월 만에 정상회담을 열었습니다.

회담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은 “러시아를 무조건 지지한다”고 밝혔고, 푸틴 대통령도 북한 경제와 안보에 대한 보답을 시사했습니다.

김 위원장으로선, 사실상 동맹화한 한미일에 맞설 수 있게 됐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필요한 무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걸로 분석됩니다.

또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국내에 없는 가운데에도 13일, 동해 쪽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쏘는 등 도발을 이어갔습니다.

9월 셋째 주 <남북의 창>, 오늘은 북러 정상회담 소식으로 문을 열겠습니다.

북러 두 정상이 만난 곳은 러시아의 우주 발사체 기술이 응축된 핵심 우주기지였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돕겠다고 약속해 이미 두 차례나 군사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김정은 위원장이, 꼭 듣고 싶었을 말을 했는데요.

합의문도, 기자회견도 없는 비정상적 정상회담을 마치고, 김 위원장은 러시아의 군용 전투기 제조공장도 둘러봤습니다.

북한이 원하는 군사기술 완성의 마지막 퍼즐을 러시아가 채워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지각 대장’푸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30분이나 앞서 회담장에 도착해 김 위원장을 맞았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이렇게 바쁜 속에서도 우리를 초청해 주시고 환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 : "만나서 반갑습니다."]

두 정상은 회담에 앞서 먼저 최신 로켓 실험장부터 찾았습니다.

우주기지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던 김 위원장은 기술적인 문제들을 직접 묻기도 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이거 보조까지 포함해서 8미터네? 이 우주 발사대에서 발사할 수 있는 가장 큰 대형 로켓포의 발사 추진력이 얼마인가?"]

우주기지 시찰 현장에는 북한군 내 ‘미사일 3인방’으로 불리는 리병철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이 수행했습니다.

북한이 낙후된 동창리 발사장과 두 차례 연이어 실패한 군사정찰위성을 어떻게 개선할지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실제 김 위원장은 방명록에 “첫 우주 정복자들을 낳은 러시아의 영광은 불멸할 것”이라고 적었고,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위성 개발을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천리마 1형’ 로켓이나 ‘만리경 1호’ 위성 개발을 지원하거나, 아예 우주 발사체를 제공하는 방안 등이 가능한데, 어느 경우건 우리에겐 새로운 위협이란 평갑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카메라의 해상도를 높여 나가는 기초적인 작업에서부터 발사체의 추진력을 제고하거나 관련 물품과 기술을 제공하는 문제, 푸틴 대통령이 통 크게 위성 개발에 협조하겠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굉장히 세심하게 단계적으로 협조의 수준을 올려 가지 않을까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1시간가량 우주기지를 둘러본 뒤 이어진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반제국주의 동맹을 약속했고, 푸틴 대통령은 모든 문제를 북한과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앞으로도 언제나 반제·자주 전선에서 내가 러시아와 함께 있을 것임을 다시 이 기회를 빌어서 확언하는 바입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 : "오늘 회담에서 경제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 대한 협력에 대해 논의하려고 합니다.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요."]

이번 방러 수행단에 오수용 당비서와 박훈 내각부총리 등이 포함된 점으로 볼 때, 식량 지원, 북한 노동자 파견 등도 두 정상이 다뤘을 거란 분석입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첫 번째는 무기 거래고 그다음에 기술 이전이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연합 훈련이 있죠. 경제적으로 러시아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사실 극동 개발을 위해서 북한의 값싼 노동력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작년에 러시아 부총리가 대략 2만 명에서 5만 명 정도의 북한 노동력을 우리가 필요로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정상회담을 마친 김 위원장은 러시아의 주력 전투기 생산 공장 등을 잇따라 둘러봤습니다.

특히 오늘은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따로 만날 계획이어서 주목됩니다.

또,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이 편리한 시기에 평양을 찾을 것을 초청했고, 푸틴은 이를 수락해 추가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앵커]

북러의 이 같은 밀착에 대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우리 정부는 한목소리로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0일,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북러의 군사 거래를 비판할 걸로 보이고, 18일엔, 미 상무부 부장관이 한국과 일본을 찾아 대러 수출통제 등 공동 대책을 협의할 예정입니다.

이에 맞서 러시아는 18일 중국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다며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애쓰는 모습입니다.

북러 정상회담이 한반도에 끼칠 파장과 전망을 이어서 살펴드립니다.

[리포트]

북한이 두 차례 발사에 실패한 위성 발사체, 천리마-1형은 탄두부에 핵탄두만 장착하면 ICBM으로 전용이 가능합니다.

때문에 정찰위성 기술 이전은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위반 사항입니다.

하지만 러시아 크렘린궁은 “북한과 공개 안 되는 민감한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며 무기 거래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자신도 찬성했던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두진호/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해제하는 데 공조를 하겠다고 선언을 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북한과 관련된 그리고 자국 러시아와 관련된 이런 제재를 앞으로 지속적으로 무력화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유엔 대북 제재 틀 안에서도 북한과 군사 협력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는데,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9월 13일 : "글쎄요. (북한과의 군사 협력에 대한) 몇 가지 제약이 있는데 러시아는 이 모든 제약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론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방러 직전, SL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해 수중에서 핵 공격이 가능하다며 전술핵공격 잠수함을 공개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9월 8일 : "앞으로 계획되어 있는 신형 잠수함들, 특히 핵추진잠수함과 함께 기존의 중형 잠수함들도 발전된 동력체계를 도입하고..."]

옛 소련의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량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러시아에 핵추진잠수함 기술 이전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이렇듯 북러가 군사적으로 밀착한다면 한반도는 지금보다 더 군사적 긴장이 커질 거란 우렵니다.

1990년 우리나라와 수교하고 6년 뒤 삭제한 북러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되살아나는 등 군사 동맹에 가까운 밀월이 이뤄진다면 한반도에서의 신냉전은 본격화할 거란 전망입니다.

[두진호/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이제부터 시작되는 군사 기술 협력 그리고 전방위적인 경제 협력의 관행들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과거와 마찬가지로 동맹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이 되고요. 미국이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해 주는 것처럼 북한 또한 어떤 강대국으로부터 이런 확장억제를 제공받고 싶어 하는 생각이 분명히 있을 텐데 그런 지점에서 러시아는 북한의 최우선 정책 대상인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코로나 사태 뒤 첫 해외 방문으로 러시아를 택한 건 이 같은 전략적 중요성을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김일성 주석 때부터 추진했던 대미 관계 정상화의 기대는 접고,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는 분석입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적어도 바이든 행정부가 유지되는 상태에서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 채널을 열 의사는 없어 보이고요. 내년이 되면 미국도 대선 국면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북한 문제의 중요성을 국내적으로 높이 다루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북한은 당분간 북러 관계 북중 관계를 최대한 관리하면서 미국의 대선을 기다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또 북한과 러시아 모두 중국까지 끌어들여 북중러 연대 강화를 추진할 것으로도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관망하는 모습의 중국은 변숩니다.

[마오닝/중국 외교부 대변인/9월 12일 : "북한 지도자의 러시아 방문은 북한과 러시아가 마련한 것으로, 북러 사이의 관계입니다."]

대북 영향력을 러시아와 나누는 건 달갑지 않지만 북러 양국의 밀착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부담스러울 거란 분석입니다.

우리로선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등 중국과의 적극적인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지금 10월에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일대일로 국제 협력 포럼에서 만날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데 그 이전에라도 한중 간의 어떤 외교 채널을 긴밀하게 가동함으로써 북러 연대가 가져올 위험성을 한중 간에 공유하고 또 경각심을 재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가운데 한미일은 계속적인 군사 협력 강화와 독자 제재 등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돼, 한반도에서의 군비 경쟁과 안보 딜레마는 상당 기간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두진호/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만약에 얻게 될 첨단 군사 기술들이 북한의 기존 재래식 무기에 결합이 된다면 기존에 우리가 가졌던 한국군의 무기 체계에 대한 전반의 패러다임의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보고요.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가 한국에 대한 위협, 나아가 동맹에 대한 위협이 될 것이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북러 정상회담 이후에 한반도 안보 환경이 엄중한 상황에 있다고 봅니다."]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한층 강화된 한미일 군사협력에 편을 이뤄 맞서기 시작한 북한과 러시아.

중국의 동참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우리의 안보 환경은 당분간 크게 요동치며 불안정성을 키울 거로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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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김정은, 군수공장 방문…북러 무기 거래
    • 입력 2023-09-16 07:50:39
    • 수정2023-09-16 14:11:54
    남북의 창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남북의 창>입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년 5개월 만에 정상회담을 열었습니다.

회담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은 “러시아를 무조건 지지한다”고 밝혔고, 푸틴 대통령도 북한 경제와 안보에 대한 보답을 시사했습니다.

김 위원장으로선, 사실상 동맹화한 한미일에 맞설 수 있게 됐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필요한 무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걸로 분석됩니다.

또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국내에 없는 가운데에도 13일, 동해 쪽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쏘는 등 도발을 이어갔습니다.

9월 셋째 주 <남북의 창>, 오늘은 북러 정상회담 소식으로 문을 열겠습니다.

북러 두 정상이 만난 곳은 러시아의 우주 발사체 기술이 응축된 핵심 우주기지였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돕겠다고 약속해 이미 두 차례나 군사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김정은 위원장이, 꼭 듣고 싶었을 말을 했는데요.

합의문도, 기자회견도 없는 비정상적 정상회담을 마치고, 김 위원장은 러시아의 군용 전투기 제조공장도 둘러봤습니다.

북한이 원하는 군사기술 완성의 마지막 퍼즐을 러시아가 채워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지각 대장’푸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30분이나 앞서 회담장에 도착해 김 위원장을 맞았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이렇게 바쁜 속에서도 우리를 초청해 주시고 환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 : "만나서 반갑습니다."]

두 정상은 회담에 앞서 먼저 최신 로켓 실험장부터 찾았습니다.

우주기지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던 김 위원장은 기술적인 문제들을 직접 묻기도 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이거 보조까지 포함해서 8미터네? 이 우주 발사대에서 발사할 수 있는 가장 큰 대형 로켓포의 발사 추진력이 얼마인가?"]

우주기지 시찰 현장에는 북한군 내 ‘미사일 3인방’으로 불리는 리병철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이 수행했습니다.

북한이 낙후된 동창리 발사장과 두 차례 연이어 실패한 군사정찰위성을 어떻게 개선할지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실제 김 위원장은 방명록에 “첫 우주 정복자들을 낳은 러시아의 영광은 불멸할 것”이라고 적었고,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위성 개발을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천리마 1형’ 로켓이나 ‘만리경 1호’ 위성 개발을 지원하거나, 아예 우주 발사체를 제공하는 방안 등이 가능한데, 어느 경우건 우리에겐 새로운 위협이란 평갑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카메라의 해상도를 높여 나가는 기초적인 작업에서부터 발사체의 추진력을 제고하거나 관련 물품과 기술을 제공하는 문제, 푸틴 대통령이 통 크게 위성 개발에 협조하겠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굉장히 세심하게 단계적으로 협조의 수준을 올려 가지 않을까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1시간가량 우주기지를 둘러본 뒤 이어진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반제국주의 동맹을 약속했고, 푸틴 대통령은 모든 문제를 북한과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앞으로도 언제나 반제·자주 전선에서 내가 러시아와 함께 있을 것임을 다시 이 기회를 빌어서 확언하는 바입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 : "오늘 회담에서 경제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 대한 협력에 대해 논의하려고 합니다.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요."]

이번 방러 수행단에 오수용 당비서와 박훈 내각부총리 등이 포함된 점으로 볼 때, 식량 지원, 북한 노동자 파견 등도 두 정상이 다뤘을 거란 분석입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첫 번째는 무기 거래고 그다음에 기술 이전이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연합 훈련이 있죠. 경제적으로 러시아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사실 극동 개발을 위해서 북한의 값싼 노동력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작년에 러시아 부총리가 대략 2만 명에서 5만 명 정도의 북한 노동력을 우리가 필요로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정상회담을 마친 김 위원장은 러시아의 주력 전투기 생산 공장 등을 잇따라 둘러봤습니다.

특히 오늘은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따로 만날 계획이어서 주목됩니다.

또,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이 편리한 시기에 평양을 찾을 것을 초청했고, 푸틴은 이를 수락해 추가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앵커]

북러의 이 같은 밀착에 대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우리 정부는 한목소리로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0일,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북러의 군사 거래를 비판할 걸로 보이고, 18일엔, 미 상무부 부장관이 한국과 일본을 찾아 대러 수출통제 등 공동 대책을 협의할 예정입니다.

이에 맞서 러시아는 18일 중국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다며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애쓰는 모습입니다.

북러 정상회담이 한반도에 끼칠 파장과 전망을 이어서 살펴드립니다.

[리포트]

북한이 두 차례 발사에 실패한 위성 발사체, 천리마-1형은 탄두부에 핵탄두만 장착하면 ICBM으로 전용이 가능합니다.

때문에 정찰위성 기술 이전은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위반 사항입니다.

하지만 러시아 크렘린궁은 “북한과 공개 안 되는 민감한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며 무기 거래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자신도 찬성했던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두진호/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해제하는 데 공조를 하겠다고 선언을 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북한과 관련된 그리고 자국 러시아와 관련된 이런 제재를 앞으로 지속적으로 무력화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유엔 대북 제재 틀 안에서도 북한과 군사 협력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는데,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9월 13일 : "글쎄요. (북한과의 군사 협력에 대한) 몇 가지 제약이 있는데 러시아는 이 모든 제약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론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방러 직전, SL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해 수중에서 핵 공격이 가능하다며 전술핵공격 잠수함을 공개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9월 8일 : "앞으로 계획되어 있는 신형 잠수함들, 특히 핵추진잠수함과 함께 기존의 중형 잠수함들도 발전된 동력체계를 도입하고..."]

옛 소련의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량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러시아에 핵추진잠수함 기술 이전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이렇듯 북러가 군사적으로 밀착한다면 한반도는 지금보다 더 군사적 긴장이 커질 거란 우렵니다.

1990년 우리나라와 수교하고 6년 뒤 삭제한 북러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되살아나는 등 군사 동맹에 가까운 밀월이 이뤄진다면 한반도에서의 신냉전은 본격화할 거란 전망입니다.

[두진호/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이제부터 시작되는 군사 기술 협력 그리고 전방위적인 경제 협력의 관행들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과거와 마찬가지로 동맹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이 되고요. 미국이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해 주는 것처럼 북한 또한 어떤 강대국으로부터 이런 확장억제를 제공받고 싶어 하는 생각이 분명히 있을 텐데 그런 지점에서 러시아는 북한의 최우선 정책 대상인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코로나 사태 뒤 첫 해외 방문으로 러시아를 택한 건 이 같은 전략적 중요성을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김일성 주석 때부터 추진했던 대미 관계 정상화의 기대는 접고,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는 분석입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적어도 바이든 행정부가 유지되는 상태에서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 채널을 열 의사는 없어 보이고요. 내년이 되면 미국도 대선 국면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북한 문제의 중요성을 국내적으로 높이 다루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북한은 당분간 북러 관계 북중 관계를 최대한 관리하면서 미국의 대선을 기다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또 북한과 러시아 모두 중국까지 끌어들여 북중러 연대 강화를 추진할 것으로도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관망하는 모습의 중국은 변숩니다.

[마오닝/중국 외교부 대변인/9월 12일 : "북한 지도자의 러시아 방문은 북한과 러시아가 마련한 것으로, 북러 사이의 관계입니다."]

대북 영향력을 러시아와 나누는 건 달갑지 않지만 북러 양국의 밀착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부담스러울 거란 분석입니다.

우리로선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등 중국과의 적극적인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지금 10월에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일대일로 국제 협력 포럼에서 만날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데 그 이전에라도 한중 간의 어떤 외교 채널을 긴밀하게 가동함으로써 북러 연대가 가져올 위험성을 한중 간에 공유하고 또 경각심을 재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가운데 한미일은 계속적인 군사 협력 강화와 독자 제재 등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돼, 한반도에서의 군비 경쟁과 안보 딜레마는 상당 기간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두진호/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만약에 얻게 될 첨단 군사 기술들이 북한의 기존 재래식 무기에 결합이 된다면 기존에 우리가 가졌던 한국군의 무기 체계에 대한 전반의 패러다임의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보고요.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가 한국에 대한 위협, 나아가 동맹에 대한 위협이 될 것이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북러 정상회담 이후에 한반도 안보 환경이 엄중한 상황에 있다고 봅니다."]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한층 강화된 한미일 군사협력에 편을 이뤄 맞서기 시작한 북한과 러시아.

중국의 동참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우리의 안보 환경은 당분간 크게 요동치며 불안정성을 키울 거로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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