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직원 사망 ‘최다’ 제주항공…‘산재 요청’ 유족에 회유·압박

입력 2023.09.22 (21:22) 수정 2023.09.2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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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외에서 일하던 제주항공 지점장이 지난해 갑자기 숨졌습니다.

유족들은 오랜 시간 과로에 시달렸다며 산업 재해 신청을 준비했는데 제주항공 측은 회사 부담을 덜어달라며 회유를 시도했고, 가족들이 힘들어질거라고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이지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제주항공 중국 옌타이 지점장이 퇴근길에 심장 마비로 숨졌습니다.

실적 압박을 많이 받았다고 유족들은 말합니다.

[사망 지점장 아내/음성변조 : "내가 여기서 성과를 못 내면 또 승진을 못 하지. 이 시기에 어디 나가면 취직할 데도 없고."]

당시 아내와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

하루 12시간 가까이 일했지만, 업무를 감당할 수 없어 휴일에도 출근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사망 지점장 아내/음성변조 : "회사에서는 전혀 지원을 안 해주니 대외적으로 영업도 하고 월말 정산이라든지 직원 관리도 해야 되고 그러니까 모든 걸 다 했다고 보시면 돼요."]

유족들은 1년 넘게 이어진 과로가 사망 원인이라며 산업 재해 신청을 준비했습니다.

필요한 서류를 회사에 요구했지만, 제공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습니다.

[제주항공 관계자/음성변조 : "요청하시는 자료나 이런 것들이 있다 하더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거고 아마 그런 자료들은 있지도 않을 거예요."]

[제주항공 관계자/음성변조 : "산재로 인정되면 회사는 근로조건이 안 좋은 회사가 돼요. 그런 게 회사한테 좋은 건 아니거든요."]

산업 재해를 신청하더라도 회사는 막을 수 있다는 압박도 이어졌습니다.

[제주항공 관계자/음성변조 : "회사가 (산재) 아니라는 걸 입증하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어요. 진행 과정에서 속상한 일들도 생겨요."]

최근 5년 동안 사망한 국내 항공 종사자 10명 가운데 6명이 제주항공에서 나왔습니다.

2명은 돌연사 했지만, 산업 재해로 인정된 사례는 없습니다.

[박상혁/국회 국토교통위원/민주당 : "유독 한 항공사에서 이렇게 절반 이상의 사고가 발생한다라는 데 대해서는 굉장히 우려스럽고요. 노동부에서 특별근로감독을 한다든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주항공 측은 당시 해당 지점장의 업무량이 많지 않았다면서도 유족과 산재 절차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고영민 최진영/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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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직원 사망 ‘최다’ 제주항공…‘산재 요청’ 유족에 회유·압박
    • 입력 2023-09-22 21:22:06
    • 수정2023-09-23 08:11:41
    뉴스 9
[앵커]

해외에서 일하던 제주항공 지점장이 지난해 갑자기 숨졌습니다.

유족들은 오랜 시간 과로에 시달렸다며 산업 재해 신청을 준비했는데 제주항공 측은 회사 부담을 덜어달라며 회유를 시도했고, 가족들이 힘들어질거라고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이지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제주항공 중국 옌타이 지점장이 퇴근길에 심장 마비로 숨졌습니다.

실적 압박을 많이 받았다고 유족들은 말합니다.

[사망 지점장 아내/음성변조 : "내가 여기서 성과를 못 내면 또 승진을 못 하지. 이 시기에 어디 나가면 취직할 데도 없고."]

당시 아내와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

하루 12시간 가까이 일했지만, 업무를 감당할 수 없어 휴일에도 출근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사망 지점장 아내/음성변조 : "회사에서는 전혀 지원을 안 해주니 대외적으로 영업도 하고 월말 정산이라든지 직원 관리도 해야 되고 그러니까 모든 걸 다 했다고 보시면 돼요."]

유족들은 1년 넘게 이어진 과로가 사망 원인이라며 산업 재해 신청을 준비했습니다.

필요한 서류를 회사에 요구했지만, 제공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습니다.

[제주항공 관계자/음성변조 : "요청하시는 자료나 이런 것들이 있다 하더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거고 아마 그런 자료들은 있지도 않을 거예요."]

[제주항공 관계자/음성변조 : "산재로 인정되면 회사는 근로조건이 안 좋은 회사가 돼요. 그런 게 회사한테 좋은 건 아니거든요."]

산업 재해를 신청하더라도 회사는 막을 수 있다는 압박도 이어졌습니다.

[제주항공 관계자/음성변조 : "회사가 (산재) 아니라는 걸 입증하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어요. 진행 과정에서 속상한 일들도 생겨요."]

최근 5년 동안 사망한 국내 항공 종사자 10명 가운데 6명이 제주항공에서 나왔습니다.

2명은 돌연사 했지만, 산업 재해로 인정된 사례는 없습니다.

[박상혁/국회 국토교통위원/민주당 : "유독 한 항공사에서 이렇게 절반 이상의 사고가 발생한다라는 데 대해서는 굉장히 우려스럽고요. 노동부에서 특별근로감독을 한다든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주항공 측은 당시 해당 지점장의 업무량이 많지 않았다면서도 유족과 산재 절차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고영민 최진영/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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