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난민 가득한데, 병원 비워라?…“생명 위협”

입력 2023.10.31 (12:10) 수정 2023.10.3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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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스라엘의 본격적인 지상군 투입과 함께 민간인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환자와 피란민이 대거 병원으로 몰려들고 있는데, 병원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근거지로 한 대형 병원을 지목하면서 공습도 우려됩니다.

이하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병원 바닥에 담요 한 장을 깔고 잠이 든 아이들.

복도엔 환자와 보호자, 공습을 피해 집을 떠나온 피란민들이 뒤섞여 있습니다.

[음 아마드/가자 지구 피란민 : "잘 곳을 찾아 아이들과 이곳에 왔습니다. 전에는 아이들이 모래를 가지고 노는 것만 봐도 싫었는데, 지금 우리 아이들의 손에는 온통 바닥에 있는 피가 묻어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도 더는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가자시티에서 두 번째로 큰 '알쿠즈' 병원 근처 하늘에서 섬광이 번쩍입니다.

병원 창문이 깨지고, 사람들이 서둘러 대피합니다.

병원 안에는 환자 수백 명과 피란민 만여 명이 머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팔레스타인 적십자격인 '적신월사'는 병원에서 불과 50미터 떨어진 곳에 공습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공습 전 병원을 비울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병원 안 사람들에겐 생사가 달린 문제입니다.

[네발 파르사크/팔레스타인 적신월사 홍보담당 : "대피는 환자를 죽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대피 명령을 거부하는 이유입니다."]

이스라엘은 앞서 가자지구 안 또 다른 대형병원 지하에 하마스 사령부가 있다면서, 병원 공습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다니엘 하가리/이스라엘 방위군 대변인 : "병원에서 작전을 수행하면서 하마스는 이스라엘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릴 뿐 아니라, 무고한 가자 주민들도 '인간 방패'로 쓰고 있습니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가자지구 병원 세 곳 중 한 곳은 문을 닫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연료와 의약품, 의료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공습 우려까지 커지면서 가자지구 병원들은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

영상편집:김인수/영상그래픽:임홍근/자료조사:문종원/화면출처:팔레스타인 적신월사·이스라엘 방위군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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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자·난민 가득한데, 병원 비워라?…“생명 위협”
    • 입력 2023-10-31 12:10:23
    • 수정2023-10-31 12:23:14
    뉴스 12
[앵커]

이스라엘의 본격적인 지상군 투입과 함께 민간인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환자와 피란민이 대거 병원으로 몰려들고 있는데, 병원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근거지로 한 대형 병원을 지목하면서 공습도 우려됩니다.

이하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병원 바닥에 담요 한 장을 깔고 잠이 든 아이들.

복도엔 환자와 보호자, 공습을 피해 집을 떠나온 피란민들이 뒤섞여 있습니다.

[음 아마드/가자 지구 피란민 : "잘 곳을 찾아 아이들과 이곳에 왔습니다. 전에는 아이들이 모래를 가지고 노는 것만 봐도 싫었는데, 지금 우리 아이들의 손에는 온통 바닥에 있는 피가 묻어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도 더는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가자시티에서 두 번째로 큰 '알쿠즈' 병원 근처 하늘에서 섬광이 번쩍입니다.

병원 창문이 깨지고, 사람들이 서둘러 대피합니다.

병원 안에는 환자 수백 명과 피란민 만여 명이 머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팔레스타인 적십자격인 '적신월사'는 병원에서 불과 50미터 떨어진 곳에 공습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공습 전 병원을 비울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병원 안 사람들에겐 생사가 달린 문제입니다.

[네발 파르사크/팔레스타인 적신월사 홍보담당 : "대피는 환자를 죽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대피 명령을 거부하는 이유입니다."]

이스라엘은 앞서 가자지구 안 또 다른 대형병원 지하에 하마스 사령부가 있다면서, 병원 공습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다니엘 하가리/이스라엘 방위군 대변인 : "병원에서 작전을 수행하면서 하마스는 이스라엘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릴 뿐 아니라, 무고한 가자 주민들도 '인간 방패'로 쓰고 있습니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가자지구 병원 세 곳 중 한 곳은 문을 닫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연료와 의약품, 의료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공습 우려까지 커지면서 가자지구 병원들은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

영상편집:김인수/영상그래픽:임홍근/자료조사:문종원/화면출처:팔레스타인 적신월사·이스라엘 방위군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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