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증축’ 해밀톤호텔 대표 벌금 800만 원…‘이태원 참사’ 첫 선고

입력 2023.11.29 (21:46) 수정 2023.11.29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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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참사 발생 1년여 만에 참사 발생 골목에 불법 건축물을 세운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해밀톤호텔 대표에게 1심 재판부가 일부 유죄를 인정해 벌금 8백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피해를 키웠다고 지목된 가벽 불법 설치에 대해선 법원이 고의성 인정이 어렵다며 무죄 판단을 내렸는데, 유족들은 반쪽짜리 판결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배지현 기잡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던 거리입니다.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던 붉은 철제 가벽이 보입니다.

당시 이 가벽 때문에 골목 폭이 5m에서 3m로 좁아져 있었고, 피해자들이 좁아진 골목길을 지나다 사고를 당했다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수사당국의 판단도 같았습니다.

해밀톤호텔 대표 이 모 씨 등 3명은 골목에 불법 건축물을 세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박준영/금오공대 교수/특수본 최종 수사결과 브리핑/1월 13일 :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힘(압력)을 받는 사람들의 숫자를 보게 되면 구조물이 없는 경우에는 훨씬 더 좀 적고요."]

하지만 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참사가 일어났던 골목입니다.

옆쪽으로 보이는 철제 가벽이 도로를 더욱 좁혀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재판부는 해밀턴호텔 측의 고의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핵심 쟁점이었던 붉은 가벽의 불법 설치 여부에 대해선 무죄라는 결론을 내린 겁니다.

재판부는 판단 근거로 호텔 측이 가벽을 설치할 때 "담장이 건축선을 침범하는지 몰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신 호텔 뒤편 테라스를 불법으로 세운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이 씨와 해밀톤 회사 법인에 각각 벌금 8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이OO/해밀톤호텔 대표이사 : "(혹시 유가족들에게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 위로의 말씀 드립니다."]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는 "호텔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철제 패널의 건축법, 도로법 위반에 관해 무죄를 선고한 반쪽짜리 판결"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이태원 참사 관련 첫 선고가 이뤄졌지만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주요 피고인에 대한 재판 4건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KBS 뉴스 배지현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채상우 임홍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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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 증축’ 해밀톤호텔 대표 벌금 800만 원…‘이태원 참사’ 첫 선고
    • 입력 2023-11-29 21:46:29
    • 수정2023-11-29 22:08:52
    뉴스 9
[앵커]

이태원 참사 발생 1년여 만에 참사 발생 골목에 불법 건축물을 세운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해밀톤호텔 대표에게 1심 재판부가 일부 유죄를 인정해 벌금 8백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피해를 키웠다고 지목된 가벽 불법 설치에 대해선 법원이 고의성 인정이 어렵다며 무죄 판단을 내렸는데, 유족들은 반쪽짜리 판결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배지현 기잡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던 거리입니다.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던 붉은 철제 가벽이 보입니다.

당시 이 가벽 때문에 골목 폭이 5m에서 3m로 좁아져 있었고, 피해자들이 좁아진 골목길을 지나다 사고를 당했다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수사당국의 판단도 같았습니다.

해밀톤호텔 대표 이 모 씨 등 3명은 골목에 불법 건축물을 세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박준영/금오공대 교수/특수본 최종 수사결과 브리핑/1월 13일 :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힘(압력)을 받는 사람들의 숫자를 보게 되면 구조물이 없는 경우에는 훨씬 더 좀 적고요."]

하지만 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참사가 일어났던 골목입니다.

옆쪽으로 보이는 철제 가벽이 도로를 더욱 좁혀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재판부는 해밀턴호텔 측의 고의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핵심 쟁점이었던 붉은 가벽의 불법 설치 여부에 대해선 무죄라는 결론을 내린 겁니다.

재판부는 판단 근거로 호텔 측이 가벽을 설치할 때 "담장이 건축선을 침범하는지 몰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신 호텔 뒤편 테라스를 불법으로 세운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이 씨와 해밀톤 회사 법인에 각각 벌금 8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이OO/해밀톤호텔 대표이사 : "(혹시 유가족들에게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 위로의 말씀 드립니다."]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는 "호텔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철제 패널의 건축법, 도로법 위반에 관해 무죄를 선고한 반쪽짜리 판결"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이태원 참사 관련 첫 선고가 이뤄졌지만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주요 피고인에 대한 재판 4건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KBS 뉴스 배지현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채상우 임홍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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