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악의 취업난에 너도 나도 “왕훙 될래요”

입력 2023.12.02 (21:30) 수정 2023.12.02 (21:4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악의 실업난을 겪고 있는 중국에선 젊은이들이 온라인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 SNS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왕훙'이라고 하는데요, '왕훙'이 되는 방법을 가르치는 학원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김효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알리바바 등 중국 최고 IT 기업들이 몰려 있는 항저우 중심가입니다.

최근에는 중국판 유튜버를 뜻하는 '왕훙'의 도시로 이름을 더 알리고 있습니다.

항저우 시내 상업 중심가입니다.

밤이면 왕훙들이 몰려들면서 라이브 방송의 무대가 됩니다.

수익 기준 상위 5% 안에 들면 우리 돈으로 매달 천8백여만 원 정도 버는데, 중국 대졸자 평균 첫 월급의 16배가 넘습니다.

단기간에 '왕훙'을 육성하는 학원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습니다.

교육 기간 열흘에 수강료가 190만 원 정도로 비싸지만, 이름난 학원엔 전국에서 수강생이 몰려듭니다.

[왕슈슈/농촌 출신 왕훙 지망생 : "2~3달 정도의 월급으로 학비를 내야 하니까 샤워하고 잘 수 있는 곳만 있으면 돼요. 그래서 룸메이트랑 같이 살 곳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진짜 '왕훙'이 되는 건 쉽지 않습니다.

10명 가운데 9명은 한 달에 채 90만 원도 벌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 같은 '왕훙' 열풍 이면에는 청년 취업난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중국 청년실업률이 21.3%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그 이후엔 통계 발표가 아예 중단됐습니다.

최악의 취업난으로 공무원 시험 응시생도 올해 303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초초/중국 사범대 졸업생 : "저는 2년 전에 대학원을 마치고, 훠궈 식당에서 청소를 했어요. 이런 결과를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요?"]

일자리 절벽에서 '왕훙'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중국 정부는 '시골에 가서 일하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항저우에서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양의정/그래픽:노경일/자료조사:이은결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중국 최악의 취업난에 너도 나도 “왕훙 될래요”
    • 입력 2023-12-02 21:30:37
    • 수정2023-12-02 21:43:50
    뉴스 9
[앵커]

최악의 실업난을 겪고 있는 중국에선 젊은이들이 온라인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 SNS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왕훙'이라고 하는데요, '왕훙'이 되는 방법을 가르치는 학원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김효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알리바바 등 중국 최고 IT 기업들이 몰려 있는 항저우 중심가입니다.

최근에는 중국판 유튜버를 뜻하는 '왕훙'의 도시로 이름을 더 알리고 있습니다.

항저우 시내 상업 중심가입니다.

밤이면 왕훙들이 몰려들면서 라이브 방송의 무대가 됩니다.

수익 기준 상위 5% 안에 들면 우리 돈으로 매달 천8백여만 원 정도 버는데, 중국 대졸자 평균 첫 월급의 16배가 넘습니다.

단기간에 '왕훙'을 육성하는 학원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습니다.

교육 기간 열흘에 수강료가 190만 원 정도로 비싸지만, 이름난 학원엔 전국에서 수강생이 몰려듭니다.

[왕슈슈/농촌 출신 왕훙 지망생 : "2~3달 정도의 월급으로 학비를 내야 하니까 샤워하고 잘 수 있는 곳만 있으면 돼요. 그래서 룸메이트랑 같이 살 곳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진짜 '왕훙'이 되는 건 쉽지 않습니다.

10명 가운데 9명은 한 달에 채 90만 원도 벌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 같은 '왕훙' 열풍 이면에는 청년 취업난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중국 청년실업률이 21.3%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그 이후엔 통계 발표가 아예 중단됐습니다.

최악의 취업난으로 공무원 시험 응시생도 올해 303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초초/중국 사범대 졸업생 : "저는 2년 전에 대학원을 마치고, 훠궈 식당에서 청소를 했어요. 이런 결과를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요?"]

일자리 절벽에서 '왕훙'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중국 정부는 '시골에 가서 일하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항저우에서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양의정/그래픽:노경일/자료조사:이은결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