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란종 수매 ‘주먹구구’…줄줄 새는 혈세

입력 2023.12.09 (21:31) 수정 2023.12.0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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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처럼 넘쳐나는 외래 교란종 퇴치를 위해 여러 자치단체에서 물고기 수매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자치단체는 어민들이 잡아 온 물고기가 교란종인지 확인조차 하지 않고 세금을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계속해서 고순정 기잡니다.

[리포트]

냉동 창고 안에 자루와 비닐 봉지가 쌓여 있습니다.

안에는 꽁꽁 언 물고기들이 가득합니다.

어민들이 이렇게 얼려 온 교란종 물고기를 자치단체는 1kg당 5천 원에 사줍니다.

그렇다면, 교란종인지 확인은 할까.

[어민 : "분류는 안하고 그냥 일괄적으로 하얀 봉지에 담아서. 블루길, 배스, 누치 뭐 이런 거."]

KBS가 입수한 강원도 화천군의 물고기 수매 실적 기록 장부입니다.

올해 12,000Kg을 샀다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어종은 하나같이 '확인 불가'라고 돼 있습니다.

수매 대상이 맞는지, 다른 이물질이 들어 있는 건 아닌지 확인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강원도 화천군 폐기물처리장 직원 : "그 사람(어민)들이 그 안에다 뭘 넣고서 물고기를 이렇게 해서 얼리진 않았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그거는 눈으로만 확인하고 뜯어보진 않았어요. 저희가."]

애초 수매 대상 어종은 블루길과 배스, 생태계 교란종 2종류였습니다.

그러다 2019년부터 토종 물고기 3종을 수매 대상에 추가했습니다.

많이 잡히지만 시장에선 안 팔리는 물고기들입니다.

결국 교란종 퇴치 사업이 어민 소득 보장 사업으로 변질된 겁니다.

최근 3년간 이렇게 쓴 돈이 2억 2,600만 원, 대상은 어민 단 4명입니다.

한 사람이 1년에 2천 만원 가까이 받아갔습니다.

[송희열/강원도 화천군 환경과장 : "전문성도 약간 좀 결여가 돼 있었고, 어찌 됐든 지금이라도 잘못된 거는 개선이 되고."]

지자체의 주먹구구식 환경 정책이 외래 교란종의 생태계 잠식을 방치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윱니다.

KBS 뉴스 고순정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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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란종 수매 ‘주먹구구’…줄줄 새는 혈세
    • 입력 2023-12-09 21:31:33
    • 수정2023-12-09 21: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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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처럼 넘쳐나는 외래 교란종 퇴치를 위해 여러 자치단체에서 물고기 수매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자치단체는 어민들이 잡아 온 물고기가 교란종인지 확인조차 하지 않고 세금을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계속해서 고순정 기잡니다.

[리포트]

냉동 창고 안에 자루와 비닐 봉지가 쌓여 있습니다.

안에는 꽁꽁 언 물고기들이 가득합니다.

어민들이 이렇게 얼려 온 교란종 물고기를 자치단체는 1kg당 5천 원에 사줍니다.

그렇다면, 교란종인지 확인은 할까.

[어민 : "분류는 안하고 그냥 일괄적으로 하얀 봉지에 담아서. 블루길, 배스, 누치 뭐 이런 거."]

KBS가 입수한 강원도 화천군의 물고기 수매 실적 기록 장부입니다.

올해 12,000Kg을 샀다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어종은 하나같이 '확인 불가'라고 돼 있습니다.

수매 대상이 맞는지, 다른 이물질이 들어 있는 건 아닌지 확인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강원도 화천군 폐기물처리장 직원 : "그 사람(어민)들이 그 안에다 뭘 넣고서 물고기를 이렇게 해서 얼리진 않았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그거는 눈으로만 확인하고 뜯어보진 않았어요. 저희가."]

애초 수매 대상 어종은 블루길과 배스, 생태계 교란종 2종류였습니다.

그러다 2019년부터 토종 물고기 3종을 수매 대상에 추가했습니다.

많이 잡히지만 시장에선 안 팔리는 물고기들입니다.

결국 교란종 퇴치 사업이 어민 소득 보장 사업으로 변질된 겁니다.

최근 3년간 이렇게 쓴 돈이 2억 2,600만 원, 대상은 어민 단 4명입니다.

한 사람이 1년에 2천 만원 가까이 받아갔습니다.

[송희열/강원도 화천군 환경과장 : "전문성도 약간 좀 결여가 돼 있었고, 어찌 됐든 지금이라도 잘못된 거는 개선이 되고."]

지자체의 주먹구구식 환경 정책이 외래 교란종의 생태계 잠식을 방치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윱니다.

KBS 뉴스 고순정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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