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다 만 채로 13년 넘게 방치, 대형 리조트 ‘흉물’ 전락

입력 2024.02.14 (19:53) 수정 2024.02.1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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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해안의 주요 관광지인 태안해안국립공원에 짓다 만 대형 리조트가 13년 넘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골조만 남은 흉물로 전락해 보기에도 좋지 않고, 안전 문제까지 우려되면서 주민들이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정재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안선을 따라 절경이 펼쳐지는 태안해안국립공원의 한 자락.

로마 시대 상징물을 본 따 만든 대형 건물이 우뚝 서 있습니다.

하지만 인기척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인근에 자리 잡은 대규모 수영장과 편의시설도 콘크리트가 노출된 채 방치돼 있습니다.

축구장 10개 면적이 넘는 8만 7천㎡에 걸쳐 18개 동, 850여 객실 규모로 지어지던 복합테마리조트 건설 현장입니다.

착공 3년여 만인 2011년, 시공사가 경영 악화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13년째 공사가 멈춰 있습니다.

방치된 리조트 근처에는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빨간 페인트가 곳곳에 칠해져 있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흉물이 돼 버린 건물을 늘상 마주하고 살아야 하는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합니다.

[문득호/태안군 남면 몽산1리 이장 : "이 지역의 모든 관광자원이라든지 이런 게 이 흉물스러운 건물로 인해서 제대로 활성화가 안 되고…."]

안전 우려도 제기돼 자치단체가 장기 방치 건축물로 지정했지만, 민간 소유라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상황.

[강병수/태안군 건축허가 2팀장 : "강제로 과태료를 부과할 수는 없습니다. 여러 사업자와 공사 재개를 위해 간담회도 수차례 했는데…."]

공매를 통해 소유권을 넘겨받은 법인도 "코로나19와 건설경기 부진을 겪으며 사업 재개가 어려운 상태"라며 해결에 난색을 표했습니다.

이곳처럼 준공되지 못한 채 방치된 건축물이 충남에만 30여 곳.

전국적으로는 2백 80곳이 넘는데, 철거 말고는 마땅한 활용방안을 찾기도 힘들어 지역 사회의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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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짓다 만 채로 13년 넘게 방치, 대형 리조트 ‘흉물’ 전락
    • 입력 2024-02-14 19:53:39
    • 수정2024-02-14 20:35:07
    뉴스7(대전)
[앵커]

서해안의 주요 관광지인 태안해안국립공원에 짓다 만 대형 리조트가 13년 넘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골조만 남은 흉물로 전락해 보기에도 좋지 않고, 안전 문제까지 우려되면서 주민들이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정재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안선을 따라 절경이 펼쳐지는 태안해안국립공원의 한 자락.

로마 시대 상징물을 본 따 만든 대형 건물이 우뚝 서 있습니다.

하지만 인기척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인근에 자리 잡은 대규모 수영장과 편의시설도 콘크리트가 노출된 채 방치돼 있습니다.

축구장 10개 면적이 넘는 8만 7천㎡에 걸쳐 18개 동, 850여 객실 규모로 지어지던 복합테마리조트 건설 현장입니다.

착공 3년여 만인 2011년, 시공사가 경영 악화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13년째 공사가 멈춰 있습니다.

방치된 리조트 근처에는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빨간 페인트가 곳곳에 칠해져 있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흉물이 돼 버린 건물을 늘상 마주하고 살아야 하는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합니다.

[문득호/태안군 남면 몽산1리 이장 : "이 지역의 모든 관광자원이라든지 이런 게 이 흉물스러운 건물로 인해서 제대로 활성화가 안 되고…."]

안전 우려도 제기돼 자치단체가 장기 방치 건축물로 지정했지만, 민간 소유라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상황.

[강병수/태안군 건축허가 2팀장 : "강제로 과태료를 부과할 수는 없습니다. 여러 사업자와 공사 재개를 위해 간담회도 수차례 했는데…."]

공매를 통해 소유권을 넘겨받은 법인도 "코로나19와 건설경기 부진을 겪으며 사업 재개가 어려운 상태"라며 해결에 난색을 표했습니다.

이곳처럼 준공되지 못한 채 방치된 건축물이 충남에만 30여 곳.

전국적으로는 2백 80곳이 넘는데, 철거 말고는 마땅한 활용방안을 찾기도 힘들어 지역 사회의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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