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교전국’ 천명한 북한…‘한반도·통일’ 지우기 박차

입력 2024.02.21 (19:42) 수정 2024.02.21 (20: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북한이 최근 남한을 '적대적 교전국'으로 규정하고, 평화 통일과 관련된 용어는 물론 상징물도 사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는데요.

이후 실제로 북한에서는 각종 방송과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통일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발 빠르게 삭제되고 있고,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의 현판도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의 발사 성공을 자축하는 연회, 한반도를 붉게 칠한 지도가 배경으로 등장합니다.

그런데, 최근엔 북측 지역만 붉게 칠해져 있습니다.

지난해 말 김정은 위원장이 남한을 '적대적 교전국'으로 규정하고, 지난달 시정 연설에선 '평화 통일'과 관련된 용어나, 상징물을 쓰지 말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겁니다.

'삼천리 금수강산'과 '8천만 겨레', '우리 민족끼리', '동족' 등의 표현이 구체적으로 금지 대상으로 적시됐습니다.

실제, 북한 방송에서는 산업 미술을 소개하면서 상표 도안과 관련된 '삼천리'라는 회사를 등장시켰는데, 나흘 뒤 방송에서는 인터뷰 배경과 의상에 부착된 '삼천리' 관련 이미지를 모두 삭제했습니다.

출판과 무역 등과 관련된 북한 웹사이트에서도 붉게 칠한 한반도 지도가 한꺼번에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김인애/통일부 부대변인/지난 16일 : "5,000년간 민족의 터전인 한반도를 의미하는 '삼천리'라는 단어를 지우는 식으로 통일 관련 용어조차 없애려고 하는 반민족적 행태에 유감을 표합니다."]

아울러, 정부는 지난달 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북측 지역의 '통일각' 현판이 철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주북 러시아 대사관 SNS엔 기존의 '통일역'에서 '통일'을 지우고 '역'으로만 표시된 평양 지하철 노선도가 등장하는 등 북한 내부에서 통일 흔적 지우기는 착착 진행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영상편집:이윤진/그래픽:채상우 김성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적대적 교전국’ 천명한 북한…‘한반도·통일’ 지우기 박차
    • 입력 2024-02-21 19:42:22
    • 수정2024-02-21 20:00:30
    뉴스 7
[앵커]

북한이 최근 남한을 '적대적 교전국'으로 규정하고, 평화 통일과 관련된 용어는 물론 상징물도 사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는데요.

이후 실제로 북한에서는 각종 방송과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통일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발 빠르게 삭제되고 있고,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의 현판도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의 발사 성공을 자축하는 연회, 한반도를 붉게 칠한 지도가 배경으로 등장합니다.

그런데, 최근엔 북측 지역만 붉게 칠해져 있습니다.

지난해 말 김정은 위원장이 남한을 '적대적 교전국'으로 규정하고, 지난달 시정 연설에선 '평화 통일'과 관련된 용어나, 상징물을 쓰지 말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겁니다.

'삼천리 금수강산'과 '8천만 겨레', '우리 민족끼리', '동족' 등의 표현이 구체적으로 금지 대상으로 적시됐습니다.

실제, 북한 방송에서는 산업 미술을 소개하면서 상표 도안과 관련된 '삼천리'라는 회사를 등장시켰는데, 나흘 뒤 방송에서는 인터뷰 배경과 의상에 부착된 '삼천리' 관련 이미지를 모두 삭제했습니다.

출판과 무역 등과 관련된 북한 웹사이트에서도 붉게 칠한 한반도 지도가 한꺼번에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김인애/통일부 부대변인/지난 16일 : "5,000년간 민족의 터전인 한반도를 의미하는 '삼천리'라는 단어를 지우는 식으로 통일 관련 용어조차 없애려고 하는 반민족적 행태에 유감을 표합니다."]

아울러, 정부는 지난달 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북측 지역의 '통일각' 현판이 철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주북 러시아 대사관 SNS엔 기존의 '통일역'에서 '통일'을 지우고 '역'으로만 표시된 평양 지하철 노선도가 등장하는 등 북한 내부에서 통일 흔적 지우기는 착착 진행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영상편집:이윤진/그래픽:채상우 김성일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