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돋보기] “문화재 활용이 보존”…경주 서악마을의 변신

입력 2024.02.26 (19:34) 수정 2024.02.2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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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서쪽 관문인 선도산 아래의 서악마을, 태종 무열왕릉을 비롯한 신라시대 고분 수십 기가 밀집해 있고 보물인 서악리 삼층석탑과 조선시대 서악서원, 도봉서원 등의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습니다.

선도산 자락에는 또 김유신 장군의 누이가 소변 보는 꿈을 팔아 무열왕의 왕비가 됐다는 보희·문희의 꿈 이야기도 서려 있습니다.

[문정자/서악마을 해설사 : "동북 사적지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지만 거기는 이렇게 평지에 능이 있잖아요. 근데 여기는 이 산자락에 이렇게 고들이 올라가면서 계단식으로 되어 있어서 그 정경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서악리 삼층석탑에는 매년 봄·가을 작약꽃과 구절초를 배경으로 한 음악회가 열리고 서원에서는 화랑체험과 다도체험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이어집니다.

지난해 이 마을의 체험과 공연 프로그램에 참여한 관광객이 3천여 명.

경주의 대표적인 체험관광마을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마을은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지금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마을 곳곳에 보이는 푸른 패널 지붕.

대부분 소를 키우던 우사였습니다.

까만 지붕으로 덮힌 지금의 한옥 마을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서악리 삼층석탑 주변은 10 미터가 넘는 대나무와 닭장으로 얽혀 관광객의 접근조차 어려웠습니다.

마을 연못에는 잡초가 우거지고 주변에는 쓰레기더미가 쌓였습니다.

[김영욱/서악마을 통장 : "연못만 보면... 연꽃도 없었고 여기도 잡초가 우거져 있었고 그렇죠. 밑에 내려가려면 어려웠어요."]

이 마을의 변화는 평소 문화재를 가꾸고 정비하는 문화재 돌봄활동에서 시작됐습니다.

석탑과 서원 등의 문화재만 보살피는 것이 아니라 문화재 주변을 정비하기 시작한 겁니다.

석탑 주변의 대나무를 2년간 베고 꽃밭을 조성했습니다.

여기에 음악회와 연등행사 등을 열면서 관광객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진병길/국가유산활용단체연합회 회장 : "주변이 대나무로 엉망이었는데 이것을 돌봄 사업에서 정비를 하고 꽃을 1,000평을 심으니까 10평의 문화유산이 1,000평의 영역이 되고 그것이 탄력이 붙으니까 마을을 바꾸니까 문화재 마을이 되고..."]

2017년부터는 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확대했습니다.

마을 전체를 한옥 형태인 흰 벽과 검은 지붕으로 바꾸고 복잡한 케이블 선을 지중화했습니다.

연못에는 연꽃을 심고 쓰레기더미가 있던 주변은 공원으로 조성했습니다.

문화재청과 경주시가 힘을 보탰고 마을 주민과 민간기업도 나섰습니다.

[김영욱/서악마을 통장 : "예전하고 비교하면 하기 전하고 비교하면 이게 천지 개벽이지 다른 마을에도 잘 돼 있다는 마을 가도 이렇게 깨끗한 마을은 잘 없습니다."]

서원은 방치된 공간을 수리해 관광객을 위한 숙박과 체험 장소로 정비했습니다.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한 휴게시설과 숙박시설 등도 잇따라 생겨났습니다.

숙박과 공연, 체험 등을 위해 서원을 찾는 관광객들은 서악마을 문화유산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었습니다.

문화재를 정비하고 활용한 결과가 문화재 보존과 산업화로 이어진 겁니다.

[김정순/신라문화원 서원차회장 : "고택이나 이런 것들이 먼지가 많이 쌓여 있어요. 그리고 이 표면이 거칠거칠해요. 근데 자꾸 이리 사람들이 만지면서 또 이렇게 보고 또 느끼고 이러면서 반질반질해지는 거예요."]

지난해 국내에서 문화재를 활용해 진행한 공연과 체험 등의 프로그램은 4백여 건.

최근 10년 사이 10배 이상 늘었습니다.

서악마을의 변화 사례는 "들어가지 마세요. 하지 마세요"였던 문화재에 대한 우리 인식이 이젠 "들어가세요, 활용하세요"로 바뀌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준형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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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안 돋보기] “문화재 활용이 보존”…경주 서악마을의 변신
    • 입력 2024-02-26 19:34:37
    • 수정2024-02-26 20:49:24
    뉴스7(대구)
경주의 서쪽 관문인 선도산 아래의 서악마을, 태종 무열왕릉을 비롯한 신라시대 고분 수십 기가 밀집해 있고 보물인 서악리 삼층석탑과 조선시대 서악서원, 도봉서원 등의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습니다.

선도산 자락에는 또 김유신 장군의 누이가 소변 보는 꿈을 팔아 무열왕의 왕비가 됐다는 보희·문희의 꿈 이야기도 서려 있습니다.

[문정자/서악마을 해설사 : "동북 사적지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지만 거기는 이렇게 평지에 능이 있잖아요. 근데 여기는 이 산자락에 이렇게 고들이 올라가면서 계단식으로 되어 있어서 그 정경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서악리 삼층석탑에는 매년 봄·가을 작약꽃과 구절초를 배경으로 한 음악회가 열리고 서원에서는 화랑체험과 다도체험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이어집니다.

지난해 이 마을의 체험과 공연 프로그램에 참여한 관광객이 3천여 명.

경주의 대표적인 체험관광마을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마을은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지금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마을 곳곳에 보이는 푸른 패널 지붕.

대부분 소를 키우던 우사였습니다.

까만 지붕으로 덮힌 지금의 한옥 마을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서악리 삼층석탑 주변은 10 미터가 넘는 대나무와 닭장으로 얽혀 관광객의 접근조차 어려웠습니다.

마을 연못에는 잡초가 우거지고 주변에는 쓰레기더미가 쌓였습니다.

[김영욱/서악마을 통장 : "연못만 보면... 연꽃도 없었고 여기도 잡초가 우거져 있었고 그렇죠. 밑에 내려가려면 어려웠어요."]

이 마을의 변화는 평소 문화재를 가꾸고 정비하는 문화재 돌봄활동에서 시작됐습니다.

석탑과 서원 등의 문화재만 보살피는 것이 아니라 문화재 주변을 정비하기 시작한 겁니다.

석탑 주변의 대나무를 2년간 베고 꽃밭을 조성했습니다.

여기에 음악회와 연등행사 등을 열면서 관광객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진병길/국가유산활용단체연합회 회장 : "주변이 대나무로 엉망이었는데 이것을 돌봄 사업에서 정비를 하고 꽃을 1,000평을 심으니까 10평의 문화유산이 1,000평의 영역이 되고 그것이 탄력이 붙으니까 마을을 바꾸니까 문화재 마을이 되고..."]

2017년부터는 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확대했습니다.

마을 전체를 한옥 형태인 흰 벽과 검은 지붕으로 바꾸고 복잡한 케이블 선을 지중화했습니다.

연못에는 연꽃을 심고 쓰레기더미가 있던 주변은 공원으로 조성했습니다.

문화재청과 경주시가 힘을 보탰고 마을 주민과 민간기업도 나섰습니다.

[김영욱/서악마을 통장 : "예전하고 비교하면 하기 전하고 비교하면 이게 천지 개벽이지 다른 마을에도 잘 돼 있다는 마을 가도 이렇게 깨끗한 마을은 잘 없습니다."]

서원은 방치된 공간을 수리해 관광객을 위한 숙박과 체험 장소로 정비했습니다.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한 휴게시설과 숙박시설 등도 잇따라 생겨났습니다.

숙박과 공연, 체험 등을 위해 서원을 찾는 관광객들은 서악마을 문화유산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었습니다.

문화재를 정비하고 활용한 결과가 문화재 보존과 산업화로 이어진 겁니다.

[김정순/신라문화원 서원차회장 : "고택이나 이런 것들이 먼지가 많이 쌓여 있어요. 그리고 이 표면이 거칠거칠해요. 근데 자꾸 이리 사람들이 만지면서 또 이렇게 보고 또 느끼고 이러면서 반질반질해지는 거예요."]

지난해 국내에서 문화재를 활용해 진행한 공연과 체험 등의 프로그램은 4백여 건.

최근 10년 사이 10배 이상 늘었습니다.

서악마을의 변화 사례는 "들어가지 마세요. 하지 마세요"였던 문화재에 대한 우리 인식이 이젠 "들어가세요, 활용하세요"로 바뀌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준형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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