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채록 5·18] 43년 만에 빛 본 아버지의 사진…화가 최재영

입력 2024.02.29 (20:06) 수정 2024.02.2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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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중 기획 5.18 영상채록 43번째 순서입니다.

5.18 당시 사진 작가인 아버지와 함께 참혹한 상황을 담은 스무 살 청년이 있습니다.

43년 만에 아버지 유품에서 발견한 그때의 사진과 최근 그린 본인의 그림으로 전시회를 연 최재영 화가를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최재영/화가/5.18 사진 기록 故 최병오 씨 아들 : "아버님을 따라 나서기 위해 카메라 가방을 메고 아버님이 열심히 촬영하는 순간을 뒤에서 바라보는 또 멀리 무등산이 보이는 이런 느낌을 한 번 상상해서 표현한 작품입니다. 제가 아버님을 따라 나섰을 횟수를 생각해보면 한 4~5일은 제가 열흘 항쟁 중에서 참여했던 것 같습니다."]

[최재영/화가/5.18 사진 기록 故 최병오 씨 아들 : "정치 군인들이 권력을 잡기 위해서 무도하게 광주 시민들 이렇게 탄압하고 있다. 굉장히 격앙된 분위기, 격노하시고... 처음에는 혼자 나가시다가 이게 혼자 촬영해서 될 문제가 아니고 위험을 느끼셨는지 "다음부터는 너하고 같이 가야겠다. 네가 좀 가림막을 해주고 내가 뒤에서 찍을 테니까 같이 가자."]

[최재영/화가/5.18 사진 기록 故 최병오 씨 아들 : "트럭에다가 시민들이 총을 잔뜩 싣고 와서 "군대 다녀온 사람 손 드세요" 하면서 총을 나눠주고 어린 학생들은 배제하고 그런 모습도 찍었었고... 마지막 날 탱크 무한궤도 돌아가는 소리, 27일 새벽쯤으로 기억되는데 밤새 그 여자의 울부짖는 "시민군을 도와주세요"하는 그 구슬픈 여자의 목소리에 잠을 못 이루고 그렇게 울려 퍼진 그런 생각이 납니다."]

[최재영/화가/5.18 사진 기록 故 최병오 씨 아들 : "80년 6월 장마철 그 무렵입니다. 계엄사에서 이 사진이나 이런 것을 현상소를 압수수색하고 사진 작가들 집도 온다는 소문이 있어서 우리 가족이 해를 당할까 봐 이렇게 태운다 하시더라고요."]

[최재영/화가/5.18 사진 기록 故 최병오 씨 아들 : "필름 겉에는 5·18 민주화의거 20일, 15일 이렇게 써져 있었습니다. 가슴이 떨리고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 왜 그러냐면 너무나 기다리다가 포기했던 존재들이기 때문에 과연 이 속에 뭐가 들어있을까 그래서 이걸 아무 데나 맡길 수도 없지 않습니까. 고민을 하다가 이게 정말 의미 있게 쓰여져야 할 텐데 그래서 한 일주일 정도 후에 5·18 기록관이 생각이 나서 기증한 계기가 됐습니다."]

[최재영/화가/5.18 사진 기록 故 최병오 씨 아들 : "5·18이 광주 시민 모두의 것이지 특정한 사람의 것이 아니다. 그 모두가 피해를 당시에 입었던 일이고 다들 기억하고 있는, 또 세월이 흘러가기 때문에 다들 (직접 경험한) 사람도 없어지지만 이번에 이런 자료들이 남아서 민주화운동을 규명하는 데 일조했으면 하는 그런 기대를 가져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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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채록 5·18] 43년 만에 빛 본 아버지의 사진…화가 최재영
    • 입력 2024-02-29 20:06:01
    • 수정2024-02-29 20:40:00
    뉴스7(광주)
[앵커]

연중 기획 5.18 영상채록 43번째 순서입니다.

5.18 당시 사진 작가인 아버지와 함께 참혹한 상황을 담은 스무 살 청년이 있습니다.

43년 만에 아버지 유품에서 발견한 그때의 사진과 최근 그린 본인의 그림으로 전시회를 연 최재영 화가를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최재영/화가/5.18 사진 기록 故 최병오 씨 아들 : "아버님을 따라 나서기 위해 카메라 가방을 메고 아버님이 열심히 촬영하는 순간을 뒤에서 바라보는 또 멀리 무등산이 보이는 이런 느낌을 한 번 상상해서 표현한 작품입니다. 제가 아버님을 따라 나섰을 횟수를 생각해보면 한 4~5일은 제가 열흘 항쟁 중에서 참여했던 것 같습니다."]

[최재영/화가/5.18 사진 기록 故 최병오 씨 아들 : "정치 군인들이 권력을 잡기 위해서 무도하게 광주 시민들 이렇게 탄압하고 있다. 굉장히 격앙된 분위기, 격노하시고... 처음에는 혼자 나가시다가 이게 혼자 촬영해서 될 문제가 아니고 위험을 느끼셨는지 "다음부터는 너하고 같이 가야겠다. 네가 좀 가림막을 해주고 내가 뒤에서 찍을 테니까 같이 가자."]

[최재영/화가/5.18 사진 기록 故 최병오 씨 아들 : "트럭에다가 시민들이 총을 잔뜩 싣고 와서 "군대 다녀온 사람 손 드세요" 하면서 총을 나눠주고 어린 학생들은 배제하고 그런 모습도 찍었었고... 마지막 날 탱크 무한궤도 돌아가는 소리, 27일 새벽쯤으로 기억되는데 밤새 그 여자의 울부짖는 "시민군을 도와주세요"하는 그 구슬픈 여자의 목소리에 잠을 못 이루고 그렇게 울려 퍼진 그런 생각이 납니다."]

[최재영/화가/5.18 사진 기록 故 최병오 씨 아들 : "80년 6월 장마철 그 무렵입니다. 계엄사에서 이 사진이나 이런 것을 현상소를 압수수색하고 사진 작가들 집도 온다는 소문이 있어서 우리 가족이 해를 당할까 봐 이렇게 태운다 하시더라고요."]

[최재영/화가/5.18 사진 기록 故 최병오 씨 아들 : "필름 겉에는 5·18 민주화의거 20일, 15일 이렇게 써져 있었습니다. 가슴이 떨리고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 왜 그러냐면 너무나 기다리다가 포기했던 존재들이기 때문에 과연 이 속에 뭐가 들어있을까 그래서 이걸 아무 데나 맡길 수도 없지 않습니까. 고민을 하다가 이게 정말 의미 있게 쓰여져야 할 텐데 그래서 한 일주일 정도 후에 5·18 기록관이 생각이 나서 기증한 계기가 됐습니다."]

[최재영/화가/5.18 사진 기록 故 최병오 씨 아들 : "5·18이 광주 시민 모두의 것이지 특정한 사람의 것이 아니다. 그 모두가 피해를 당시에 입었던 일이고 다들 기억하고 있는, 또 세월이 흘러가기 때문에 다들 (직접 경험한) 사람도 없어지지만 이번에 이런 자료들이 남아서 민주화운동을 규명하는 데 일조했으면 하는 그런 기대를 가져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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