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 포커스] 발코니 확장! 화재 무방비 입증

입력 2005.11.07 (08:52) 수정 2005.11.0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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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아파트 사시는 분들 가장 큰 관심거리, 바로 아파트 발코니 확장 문제일 텐데요. 그런데 정작 불이 나는 등 비상시에 발코니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좀 무관심 하신 것 같습니다.

네, 대부분 설마 무슨 일이야 있겠어...이렇게 생각 많이들 하시죠?
그러나 특히 불이 났을 때 발코니가 있는 아파트와 없는 아파트는 그야말로 천지차이였습니다.

지금부터 실험결과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강민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강민수 기자? 발코니가 화재 때 안전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런 실험이 있었다구요?

<리포트>

네 발코니 확장이 화재에 위험하다라는 소방당국의 우려가 있었는데요, 이번 실험을 통해 그 우려가 사실임이 입증됐습니다.

발코니 확장이 어째서 위험한 것인지 실험을 통해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빈 아파트에서 발코니 개조와 화재 위험에 대한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우선 발코니와 거실 사이의 유리창을 없애고 거실을 확장했습니다.

전형적인 발코니 확장 아파트를 만든 뒤 불을 붙여 봤는데요, 검은 연기가 이내 발코니 창 틈 사이로 흘러나옵니다.

시간이 지나자 밖으로 아오는 연기의 양이 늘어나더니 잠시후...

빨간 화염이 창문 틈 사이로 삐져나오기 시작합니다.

강한 열기에 발코니 창은 녹아내리고 불길은 더욱 거세집니다.

그러면서 불길은 곧바로 윗층으로 향하는 모습인데요, 처음 불이난 아래층보다 불이 옮겨붙는 윗층의 창문이 먼저 깨집니다.

불은 곧 위층으로 옮겨 붙습니다.

잠시 후 아래층 창이깨지면서 창이 무너져 내립니다.

화염은 이제 아래 위층 모두를 뒤덮습니다.

이번엔 발코니를 개조하지 않은 집에 불을 붙여봤습니다.

불이 붙은지 1분 30초만에 거실유리창이 깨지고 검은 연기가 뿜어져나옵니다.

하지만 발코니에 가로막혀 직접 위층으로 옮겨붙지는 못했습니다.

양쪽의 화재를 옆에서 촬영한 화면인데요, 발코니를 없앤 쪽은 바로 윗층으로 불길이 향하는데 반해 발코니가 있는 쪽은 불길이 차단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발코니가 화재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입증된 것입니다.

<인터뷰> 이동명(경민대 소방학과 교수): "발코니가 유지하고 있는 공간만큼을 화재를 지연시켜주기 때문에 우리가 일본이나 이런 데서 규정하고 있는 발코니 약 50센티미터 정도의 발코니 공간을 확보를 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발코니는 화재 차단막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화재시 유독성 연기를 피할 수 있는 대피공간이 되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발코니가 없는 이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는 4층에서 난 불이 삽시간에 7층으로까지 옮겨 붙었습니다.

게다가 주민들은 대피할 공간이 없어 창문에 매달렸고 결국 2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습니다.

<인터뷰> 박옥재(성북 소방서 소방장): "2-30명의 요구조자가 창문에 매달려있는 것을 보게 됐습니다. 당시 발코니가 있었으면 그 사람들의 대피공간이라던지 우리들이 구조할 수 있는 공간 이런 모든 것이 많은 도움이 됐을텐데..."

발코니는 이렇듯 화재 방지와 유사시 대피공간으로의 역할을 하는 중요한 곳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지난달 13일, 발코니 개조를 합법화 한다고 전격 발표했죠, 안전에 문제가 없는데다 단속에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였는데 소방방재청이나 전문 연구기관의 의견도 들어보지 않은 것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졌죠,

<인터뷰> 소방방재청 직원: "사전에 발표하는 건교부와 우리사이에 협의는 없었다는 것만 말씀드리겠다."

<인터뷰> 건설기술연구원 직원: "지금 얘기가 기술적인 접근은 전혀 없고 행정적인 접근 위주로 했다."

파문이 커지가 건교부는 안전대책을 또 내놨습니다.

발코니 확장은 허용하되, 화재시 2시간 이상 견딜 수 있는 대피공간을 마련하고, 발코니 난간에 90센티미터 이상의 화염차단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전에 문제가 없는데다 단속에 실효성이 없다는 발코니 확장 합법화 발표 때와 사뭇 달라진 건교부의 발표에 관련업계와 일선 공무원들은 다시 한번 헷갈립니다.

<인터뷰> 발코니 개조업체 관계자: "벌금 무서워서 할 사람이 아무도 없을 뿐더러 서민들이 스프링클러라든가 방화문 양쪽 집으로 설치하고 그런다는데 그렇게 할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인터뷰> 발코니 확장 단속 담당 구청직원: "그렇죠, 똑같이 또 되는 것이죠, 불법적으로 해놓고 그냥 문 안열어 줘 버리면 그만이죠. 예전처럼 다시 되돌아가는 거에요."

발코니 개조는 안전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습니다.

이에따라 섣불리 내 놓은 정부의 발코니 개조 허용 방침에도 많은 수정이 뒤따를 것으로 보여 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앵커 멘트>

정말 이러면 정부의 당초 당침에 따라 발코니를 이미 확장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죠?

<리포트>

네 김치를 둘러싼 행정도 그랬지만 이 오락가락 발코니 행정 문제가 많습니다.

올해 말 완공되는 아파트 중에 이미 발코니 확장을 끝낸 아파트 들이 있는데 안타깝지만 새 기준에 맞춰서 다시 한 번 보완을 해야 합니다.

발코니 확장이 안전하다 아니다 한입으로 두말하는 정부, 이에 혼란스러워하는 국민들의 원성이 들리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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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5-11-07 08:07:22
    • 수정2005-11-07 09: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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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아파트 사시는 분들 가장 큰 관심거리, 바로 아파트 발코니 확장 문제일 텐데요. 그런데 정작 불이 나는 등 비상시에 발코니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좀 무관심 하신 것 같습니다. 네, 대부분 설마 무슨 일이야 있겠어...이렇게 생각 많이들 하시죠? 그러나 특히 불이 났을 때 발코니가 있는 아파트와 없는 아파트는 그야말로 천지차이였습니다. 지금부터 실험결과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강민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강민수 기자? 발코니가 화재 때 안전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런 실험이 있었다구요? <리포트> 네 발코니 확장이 화재에 위험하다라는 소방당국의 우려가 있었는데요, 이번 실험을 통해 그 우려가 사실임이 입증됐습니다. 발코니 확장이 어째서 위험한 것인지 실험을 통해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빈 아파트에서 발코니 개조와 화재 위험에 대한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우선 발코니와 거실 사이의 유리창을 없애고 거실을 확장했습니다. 전형적인 발코니 확장 아파트를 만든 뒤 불을 붙여 봤는데요, 검은 연기가 이내 발코니 창 틈 사이로 흘러나옵니다. 시간이 지나자 밖으로 아오는 연기의 양이 늘어나더니 잠시후... 빨간 화염이 창문 틈 사이로 삐져나오기 시작합니다. 강한 열기에 발코니 창은 녹아내리고 불길은 더욱 거세집니다. 그러면서 불길은 곧바로 윗층으로 향하는 모습인데요, 처음 불이난 아래층보다 불이 옮겨붙는 윗층의 창문이 먼저 깨집니다. 불은 곧 위층으로 옮겨 붙습니다. 잠시 후 아래층 창이깨지면서 창이 무너져 내립니다. 화염은 이제 아래 위층 모두를 뒤덮습니다. 이번엔 발코니를 개조하지 않은 집에 불을 붙여봤습니다. 불이 붙은지 1분 30초만에 거실유리창이 깨지고 검은 연기가 뿜어져나옵니다. 하지만 발코니에 가로막혀 직접 위층으로 옮겨붙지는 못했습니다. 양쪽의 화재를 옆에서 촬영한 화면인데요, 발코니를 없앤 쪽은 바로 윗층으로 불길이 향하는데 반해 발코니가 있는 쪽은 불길이 차단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발코니가 화재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입증된 것입니다. <인터뷰> 이동명(경민대 소방학과 교수): "발코니가 유지하고 있는 공간만큼을 화재를 지연시켜주기 때문에 우리가 일본이나 이런 데서 규정하고 있는 발코니 약 50센티미터 정도의 발코니 공간을 확보를 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발코니는 화재 차단막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화재시 유독성 연기를 피할 수 있는 대피공간이 되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발코니가 없는 이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는 4층에서 난 불이 삽시간에 7층으로까지 옮겨 붙었습니다. 게다가 주민들은 대피할 공간이 없어 창문에 매달렸고 결국 2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습니다. <인터뷰> 박옥재(성북 소방서 소방장): "2-30명의 요구조자가 창문에 매달려있는 것을 보게 됐습니다. 당시 발코니가 있었으면 그 사람들의 대피공간이라던지 우리들이 구조할 수 있는 공간 이런 모든 것이 많은 도움이 됐을텐데..." 발코니는 이렇듯 화재 방지와 유사시 대피공간으로의 역할을 하는 중요한 곳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지난달 13일, 발코니 개조를 합법화 한다고 전격 발표했죠, 안전에 문제가 없는데다 단속에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였는데 소방방재청이나 전문 연구기관의 의견도 들어보지 않은 것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졌죠, <인터뷰> 소방방재청 직원: "사전에 발표하는 건교부와 우리사이에 협의는 없었다는 것만 말씀드리겠다." <인터뷰> 건설기술연구원 직원: "지금 얘기가 기술적인 접근은 전혀 없고 행정적인 접근 위주로 했다." 파문이 커지가 건교부는 안전대책을 또 내놨습니다. 발코니 확장은 허용하되, 화재시 2시간 이상 견딜 수 있는 대피공간을 마련하고, 발코니 난간에 90센티미터 이상의 화염차단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전에 문제가 없는데다 단속에 실효성이 없다는 발코니 확장 합법화 발표 때와 사뭇 달라진 건교부의 발표에 관련업계와 일선 공무원들은 다시 한번 헷갈립니다. <인터뷰> 발코니 개조업체 관계자: "벌금 무서워서 할 사람이 아무도 없을 뿐더러 서민들이 스프링클러라든가 방화문 양쪽 집으로 설치하고 그런다는데 그렇게 할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인터뷰> 발코니 확장 단속 담당 구청직원: "그렇죠, 똑같이 또 되는 것이죠, 불법적으로 해놓고 그냥 문 안열어 줘 버리면 그만이죠. 예전처럼 다시 되돌아가는 거에요." 발코니 개조는 안전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습니다. 이에따라 섣불리 내 놓은 정부의 발코니 개조 허용 방침에도 많은 수정이 뒤따를 것으로 보여 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앵커 멘트> 정말 이러면 정부의 당초 당침에 따라 발코니를 이미 확장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죠? <리포트> 네 김치를 둘러싼 행정도 그랬지만 이 오락가락 발코니 행정 문제가 많습니다. 올해 말 완공되는 아파트 중에 이미 발코니 확장을 끝낸 아파트 들이 있는데 안타깝지만 새 기준에 맞춰서 다시 한 번 보완을 해야 합니다. 발코니 확장이 안전하다 아니다 한입으로 두말하는 정부, 이에 혼란스러워하는 국민들의 원성이 들리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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